13일 국토부 주관 경남도·부산시 조정회의 성과 없어…시민만 피해

지난달 5월 24일 ‘거제~부산을 왕래하는 시외버스가 부산 신평역에 정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 후 경남도와 부산시는 힘겨루기 양상이다. 거제시는 경남도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 판결 직전인 지난 4월 경남도는 새로운 시외버스 노선인 '거제~거가대교~부산 신평역~사상터미널'에 대해 부산시에 협의 요청을 했다. 부산시가 '부동의' 답변을 보내자 경남도는 곧바로 국토부에 조정신청을 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일 조정 결정을 내렸고 경남 시외버스가 오는 20일부터 하루 12회 정차할 수 있도록 조정을 받아냈다.

▲ 거제~부산을 왕래하는 시외버스 이용객의 30%가 신평역에서 승하차하는데, 오는 20일부터 신평역 정차가 12회로 줄어들어 이용객은 시간, 요금 등에서 큰 불편이 예상된다.
부산시는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에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모순을 초래한 것을 시정하라’는 조정신청을 냈다. 국토해양부는 부산시의 조정 신청이 받아들여져 13일 부산시와 경남도는 조정회의를 가졌다.

이날 자리는 국토부가 결정한 노선에 대해 부산시가 강하게 항의하면서 마련됐지만, 당사자인 부산시와 경남도는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다 헤어졌다.

거제~부산을 왕래하는 시외버스는 하루 52회 신평역에 정차하며, 전체 승객의 30~40%가 신평역에서 타고 내리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남도가 얻어낸 조정대로 하루 12차례만 신평역에 정차할 경우 신평역에서 승하차하지 못하는 승객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상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야 한다.

고현~신평역을 왕래할 경우 요금이 5,700원인 반면, 고현~부산 서부터미널까지는 6,700원이다. 시간도 손해보고 요금도 비싸게 부담해야하는 이중의 어려움에 처한다.

부산시는 7일 거제시에 ‘부산~거제간 시내버스 노선 신설을 협의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부산시가 제안한 시내버스 노선 안은 두 개 안이다. 하나는 부산역~거가대교~거제 고현(장승포) 노선과 부산 서부터미널~거가대교~거제 고현(장승포) 노선이다. 운행 대수는 부산시와 거제시가 5대씩 10대 운행하며, 운행횟수는 40회로 하자고 제안했다. 운행거리는 약 60㎞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담당공무원은 “요금은 1700원에 거가대교 통행료를 가산한 금액으로 하면 될 것이다”고 했다.

부산시는 공문 끝에 “양산시, 김해시, 창원시 등의 사례를 참고하라”며 “인접한 시계 외 버스 노선 협의는 해당 지자체간 협의 사항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담당공무원은 “같은 경남도 지자체 소속인 김해시, 양산시, 창원시는 부산시와 직접 협상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개설했다”며 “거제시는 경남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운행거리가 문제가 된다면 현행 법령에 맞게 30㎞ 범위 내에서 시내버스 운행 협의를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 부산시는 거제시에 부산~거제간 시내버스를 운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경남도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다. 거제시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은 부산시의 시내버스 운행 제안에 대해 “시내버스 운행은 법상으로 그렇고, 기존 시외버스 운행 질서를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방침도 받아야 하고, 경남도와 거제시 의견을 모아서 검토를 해보아야 할 사항이다”고 했다.

반대식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시내버스, 시외버스, 터미널 문제 등 교통 문제 전반에 대해 교통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시의회 안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J 모 시민은 “시민의 발이 될 부산~거제 시내버스 도입에 거제시가 미적거리는 이유는 공약이 아니라서 그런 것이냐”며 “시내버스 도입은 시대적 대세여서 언젠가 반드시 도입될텐데, 거제시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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