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한 한국전문기자클럽 사무실도 없는 정체불명 단체(?)

▲김한겸 시장, “이번 수상은 거제시정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가 그대로 반영된 것" 수상소감(?) 

김한겸 거제시장이 11월 27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시상식에서 창의행정부문 대상을 받았지만, 이 상을 놓고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 상을 주최한 한국전문기자클럽은 사무실도 없는 정체불명의 단체인 것으로 미디어스 언론에 2일 보도됐다. 공동 주최에 이름이 올라있는 한국일보는 이에 대해 광고비만 받고 한국일보 언론사 이름을 한국전문기자클럽에 빌려주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 대상 수상자에 어청수 경찰청장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네티즌들 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오마이뉴스는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김한겸 시장이 응모해 상을 받았다는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홍보책자. 지방자치단체는 1천5백만원을 홍보비로 내라고 적혀있다.
한편 이번 상을 놓고 상을 주는 대신 상 값을 내놓으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돼 돈주고 받는 상이 과연 올바른 상인지 여론 도마에 올랐다.

거제시는 이 상에 대한 댓가로 일부 언론에 공개된 것 같이 1,500만원 내외의 "상 값을 내놓으라는 전화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며, "아직 상 값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 값을 줄 것인지 아니면 상을 반납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 거제시가 상 값을 주지 않았더라도, 주최측은 중앙언론사 1면 전면 칼라 광고비(한국일보 11월 27일), 시상식 관련 이벤트 비용 등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1,500만원 받기로 한 것이 그냥 유야무야 넘어갈 지 의구심이 든다.

김한겸 시장이 이번 상을 받기 위해 제출한 '거제시장 김한겸 공적기술서'는 표지를 포함한 11페이지 분량에 불과했다. 표지다음 2페이지는 김한겸 시장 주요 약력이 기재돼 있고, 3페이지부터 11페이지까지는 '2008년 주요 추진실적'이 제목과 사업비만 나열돼 있었다.  

공적기술서 내용 중 중형조선소 유치 및 조선기자재 특구 등 추진 항목에는 흐지부지된 하청 석포 '하청조선특구(특화사업자:STM(주)', 사등 청곡 원영조선(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 밖에도 가로망 확충과 지역간 균형발전 도모 항목에는 사업이 중단돼 있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거제연장, 사업이 불투명한 신현 상동~거제 명진간 연결도로인 명진터널 등도 포함돼 있다.  

거제시는 "한국일보와 한국전문기자클럽이 주최하고 지식경제부, 세계언론인재단이 후원한 이번 시상식은 전국지방자치단체와 우수기업체를 대상으로 각 분야별 심사를 벌여 1차 심사에서 70개 단체로 축소 선정한 뒤 2차 심사에서 20개 지자체가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일 밝혔지만, 진실성에 의구심을 자아낸다.

▲ 이번 상과 관련 시내에 걸려 있는 현수막. 얼핏보면 대한민국이 수상하는 대상을 거제시가 받은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있으며, 현수막 제작비용은 삼성중공업이 후원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시는 "이번 상에는 슈퍼모델 선발대회와 경상남도생활체육대축전을 유치,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문화 관광 체육 등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시 위상을 높혔다는 점도 반영됐다"고 했다.

시는 또 "거제사랑 상품권 판매를 통해 재래시장과 소상인들의 상권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면서 거제의 미래 비젼을 위해 거가대교 건설,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 거제연장, 국도(14호선) 대체 우회도로 건설 등의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해 왔다"고 했다.

시는 덧붙여 "특히 일운면 지세포리에 조성중인 조선테마파크 공사가 순조로운 공정을 보이면서 내년 3월 완공을 두고 있고 하청면 유계일대에 10만7,647㎡에 타워형 콘도와 워터파크 등을 갖춘 메이페어리조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조선산업과 관광산업을 거제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체험·체류형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고 했다.

김한겸 거제시장은 시상식에서 “이번 수상은 거제시정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오늘 수상의 주인공은 거제시의 성공적인 발전을 이끌어온 22만 거제시민 모두이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약하는 거제시를 만들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상이라면 안 좋아하는 사람 없겠지만, 유독 상을 좋아하는 거제시의 웃지 못할 헤프닝이 연말연시 시민들의 송년모임에 좋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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