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도의원 도정질문에서 "어떤 연유", "듣도 보도 못한 노선"

거제지역 도의원들이 거제지역 중요 현안을 놓고 도정질문을 하면서 도의원이 자기의 지역구만 생각하고, 경남도와 협의를 하면서 거제시와 국회의원 등 지역정치인이 노력해 어렵게 이루어놓은 성과를 부정해버리면?

이 같은 일은 이번달 12일, 13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00회 임시회 때 김해연 도의원과 이길종 도의원의 도정질문 과정에서 나타났다.

12일 이길종 도의원이 거제 명진터널(계룡산 터널)을 조속히 건설하기 위한 경남도의 대책을 따져 물었다. 허성곤 경남도 건설사업본부장은 서면답변에서 “시도21호선인 명진터널 구간을 국토해양부의 2013년 도로노선 체계 조정 때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시켜 국비로 하면 건설이 더 빠를 것이다”고 답변했다.

허성곤 본부장은 덧붙여 “명진터널 구간은 올해 7월 19일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향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여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을 시행할 예정인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 송정IC~문동간 건설 사업 구간의 연장선상에 있는 노선으로 (명진터널을)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시키도록 국토해양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다음날인 13일 김해연 도의원은 ‘국도 5호선(구 1018지방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도정질문을 했다. 김 의원은 국도 5호선이 2008년 창원시 마산에서 연초까지 노선이 36.4㎞ 연장됐는데 해저구간과 거제구간은 공사를 하지 않고 창원시 구간만 공사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국도 노선 연장은 국도를 건설할려면 2개 시‧군에 도로가 걸쳐야 하기 때문에 노선 연장에는 거제시를 포함시켰다가 결국 로봇랜드 진입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기만책이 아니냐. 또 거제 구간 중 장목에서 연초까지 누락된 구간은 전임 도지사가 4차선으로 확장하겠다고 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해연 도의원은 도정질문 끝에 “최근 경남도에서 국토해양부에 건의하면서 기존 논란이 되고 있는 이 구간을 제외하고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의 연장을 새로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과연 어떤 연유로 추진하게 되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때문에 기존에 추진하던 연초~장목 간 노선 확‧포장 계획이 제외된다면 이는 중대한 정책적 잘못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밝힌 ‘새롭게 추진하는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 연장은’ 송정IC~문동간 연장을 의미한다.

김 의원은 도정질문 요약서에 “거가대교 종점부인 지방도 58호선의 연장을 누가 기획하고 추진하였는지? 하루 아침에 없던 도로 노선이 결정되고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라고 물었다.

임채호 경남도지사 권한 대행은 서면 답변에서 “2010년 국토해양부에서 통영~거제간 고속도로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타당성 결여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게 되어, 당시 거제시로부터 기존 국도 14호선의 상습적인 교통 지정체 해소를 위해 그 대안으로 국토해양부와 경남도에 송정IC~문동 구간을 국지도 58호선 노선 변경 지정 건의가 있었다”고 했다.

임 지사 권한 대행은 “2012년 4월 기획재정부체서 송정IC~문동 구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토해양부에서는 하반기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답변했다.

임 대행은 “송정IC~문동 간 국가지원지방도 연장은 거가대교 개통으로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대처하고 거제시내 국도 14호선의 상습적인 교통체증 해소를 위하여 거제시에서 건의된 사업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국지도 58호선 연장 노선
통영~거제 고속도로 거제 연장이 불투명해지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권민호 거제시장, 윤영 전 국회의원,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김한표 국회의원 등의 노력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어렵게 통과했다는 것은 거제시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김해연 도의원은 국가지원지방도 연장이 “어떤 연유로 추진하게 됐는지”라고 질문했다. 김 의원은 또 허성곤 본부장과의 대면 질문에서 “더욱 당황한 게 뭐냐면 최근에 듣도 보도 못하고 노선자체도 없었던 것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것이 경남도에서 맞는 정책이냐”고 말했다.

허성곤 본부장은 어이가 없는 듯 “(그 부분은) 답변해야 됩니까”라고 하자, 김 의원은 “됐습니다”고 말을 끊었다.

▲ 김해연 도의원과 허성곤 건설사업본부장이 13일 대면 도정질문을 하고 있다.
13일 열린 김해연 도의원의 도정질문을 생중계로 지켜본 거제시청 모 공무원은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 연장 건의는 거제시민이면 누구나 그간의 사정을 알고 있는데, ‘어떤 연유’, ‘하루 아침에 없던 노선이’, ‘듣도 보도 못한’이라는 표현으로 도정질문을 하는 도의원의 모습을 보니 도의 공무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 A(48) 씨는 “이 같은 엇박자는 소속 정당과 정치 노선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역 현안을 놓고 지역구 국회의원, 도의원, 거제시청이 사전 협조와 공조체제를 갖추지 않고 따로 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며 “모든 피해는 결국 시민이 입을 수밖에 없다”고 안타깝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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