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의원, "상임위 활동 무력화시키는 '옥상옥' 특위다" 지적 새겨야

거제시의회는 지난 13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14일 반대식 위원장, 유영수 부위원장, 한기수, 신금자, 박장섭, 윤부원, 전기풍 위원 선임을 완료하고, 18일 첫 회의를 열었다.

특별위원회는 활동시한을 내년 6월 16일까지 9개월 동안으로 잡았다. 특별위원회 첫 회의 후 앞으로 활동 방향은 집행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추진상황 청취, 양대 조선소와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 추진, 관내 중소 업체의 애로사항 등 의견 수렴, 거제사랑상품권 활성화 방안 마련, 집행부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 적극 지원 등으로 정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 시의회 지역경제활성화 특위 첫 회의
13일 열린 거제시의회 본회의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의안으로 상정됐을 때 일부 시의원들은 “특별위원회가 의원 간담회 등을 거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됐다. 주요 활동이 산업건설위원회 소관 업무와 겹치는데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모르는 가운데 추진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 차례의 정회 후 의원들끼리 의견을 조율한 후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본회의서 의결됐다.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정 사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모임을 갖고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과 활동을 하는 것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언제 그러한 특별위원회가 있었나’라고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특별위원회가 마치 거제경제를 살릴 것처럼 전지전능(全知全能)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거제의 지역경제는 양대 조선소 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특별위원회 활동이 양대조선소에 초점을 맞춰 긴밀히 협력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역경제는 범위가 포괄적이다. 조선산업경제, 관광산업경제, 수산업경제, 농업경제, 서민경제, 재래시장경제, 자영업자경제, 중소기업경제 등등 다양하다.

특별위원회는 관광산업 또한 지역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에는 위원회 주요 활동에 ‘관광 진흥’ 방안 강구가 포함됐으나, 1차 회의 후 나온 자료에서는 앞으로의 주요활동에 관광 부분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올해 거제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으며, 피서객도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관광 산업에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데 있다. 대명리조트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연간 50만명 정도는 늘어나지 않겠나하는 식이다. 거제시 관광객 집계는 관광시설을 방문한 관광객의 단순 합계에 머무르고 있다. 1명의 관광객이 평균적으로 몇 군데를 방문하는지에 대한 통계도 없다. 또 한 명의 관광객이 얼마를 쓰고 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제 관광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료가 없다. 올해는 관광객이 몇 명 왔으니, 내년에는 목표를 몇 명으로 잡고 부족한 점은 어떻게 개선해 나간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 특별위원회 활동이 끝날 때 ‘거제 관광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라도 한 권 낼 수 있으면 큰 성과일 것이다.

거제시의회는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거제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운영 문제점이 드러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을 하고 있다. 13일 열린 거제시의회서 사회복지시설 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을 다음달 9일까지이던 것을 내년 1월 8일로 3개월 연장했다.

제6대 시의회 들어 특별위원회는 낮설지 않다. 활동이 종료된 거제면 스포츠파크 조성공사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에 이어 2010년 10월부터 2011년 6월까지 9개월 동안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현안문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다. 거가대교 개통 특별위원회는 활동보고서에 특위 주요 활동으로 거가대교 통행료 및 명칭 결정 협의,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교통 문제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관광산업 진흥방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유치,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거가대교 개통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그 당시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반대식 시의원이 겸임했다. 사회복지시설 특별위원회와 이번에 새롭게 구성한 지역경제 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각각 한기수, 반대식 시의원이 맡았다.

한기수, 반대식 시의원은 전반기 의회 총무사회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을 했다. 하반기 의회 들어 한기수 의원은 산업건설위원회, 반대식 의원은 총무사회위원회 위원으로 자리를 바꾸었다. 두 시의원은 위원장, 부위원장도 아닌 평 위원이다.

거제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두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우연의 일치인지, 전반기 총사위, 산건위 위원장을 한 의원이다. 또 한기수 시의원은 총사위서 산건위로, 반대식 시의원은 산건위로 총사위로 바뀌어 현재 맡고 있는 특별위원회 업무와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 상임위원회 활동과 상임위원장의 권위를 무력화시키는 ‘옥상옥(屋上屋)’ 특별위원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의회의 꽃은 상임위원회다’는 말처럼 상임위원회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5대 시의회 등에서는 의원의 상임위 활동에서 굵직굵직한 이슈와 문제점들이 밝혀졌다. 하지만 6대 의회 들어서는 상임위 활동이 예전만큼 넓이와 깊이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거제시 행정에 대한 ‘수박 겉핥기’식 상임위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평이다. ‘특별위원회’ 구성과 활동을 곱지 않은 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상임위 활동은 제대로 하고 있나’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별위원회가 짧은 기간 동안 큰 성과를 내겠다는 과욕 또한 경계해야 할 것이다.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9개월 동안 다양한 경제 분야 중 한 분야만이라도 맡아 공부하는 기회로 삼으면 더 좋을 것이다. 9개월 동안의 경제 분야별 현황, 문제점, 대안을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앞으로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예로 국내외 관광산업 전문가를 초청해 거제의 관광산업을 바라보는 미래지향적 관점 정도만이라도 확고하게 정립하면 큰 성과일 것이다.

또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자기중심적 사고와 편협된 시각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사회현상은 복잡하고 난마처럼 얽혀 있다. 당장에는 ‘이러한 방법’이 가장 좋은 해결책인 듯 보이지만, 뒤돌아서서 보면 ‘아니구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거제발전’과 ‘거제시민’을 화두(話頭)로 삼아 가을걷이의 볏단 같은 ‘특별한’ 성과를 특별위원회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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