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등 주민 "주거지 인근 성포관리소 안된다"…가스공사, "이전 검토"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여파가 거제까지 뻗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시행하는 통영~거제 주배관 건설공사 중 ‘가스차단 및 방산시설’이 들어서는 성포관리소(V/S) 입지를 놓고 사등면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가스공사는 사등면 성포리 404-1번지 7,155㎡의 부지에 성포V/S관리소를 짓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다가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입지로 선정한 성포V/S 관리소 위치는 국도 14호선을 사이에 놓고 사등면 사무소와 삼우비취맨션 등 주거지와 직선거리로 100m 정도 떨어진 인접한 곳이다. 방산시설은 배관을 통해서 가스가 흐르다가 관로 보수나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가스를 대기중으로 방출하기 위한 시설이다.

▲ 성포관리소 조감도
▲ 성포관리소가 들어서는 곳은 국도 14호선을 사이에 두고 사등면 성포 주택지와 근접한 곳이다.
10일 오전 사등면 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서 주민들은 성포V/S관리소 이전을 요구했다. 조임도 주민은 “앞선 세 번의 설명회 때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현재 위치는 맞지 않다. 산쪽으로 더 옮겨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주민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고 오직 공사하기 수월하다는 이유로 현재 위치에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경제성을 주민의 생명하고 바꿀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 10일오전에 열린 주민설명회

임수환 전 시의원은 “현재의 성포V/S관리소가 들어서는 곳은 앞으로 사등면이 발전할 때 가장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며 “사등면 발전을 가로막는 현재 관리소는 광역 상수관이 있는 더 산쪽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고 했다. 박정철 삼우비취맨션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입지에 대한 설명을 먼저하고 동의를 얻은 후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설계는 먼저 해놓고 뒤늦게 ‘여기 아니면 안된다’는 식으로 거꾸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 박정철 위원장
박성태 한국가스공사 현장 지휘 소장은 "주민들이 염려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된다“고 밝히면서도 ”구미 불산 가스 사고 때 유출된 불산가스와 천연가스는 다르다. 천연가스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주민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 한국가스공사 박성태 소장(왼쪽)과 최명호 거제시 조선&경제과 과장이 주민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거제시 조선&경제과 공무원들은 ‘가스 배관 공사는 국책사업이다. 터파기를 하고 있는데 옮기기는 힘들다’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한국가스공사 입장을 두둔하다가, 주민들이 “공무원들이 주민의 입장을 대변해야지 가스공사 입장을 대변하느냐”는 항의 목소리가 거셌다.

박장섭 시의원은 “국책사업이지만 시에서 중재를 해 주민 뜻이 반영되는 협의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것이 문제다”며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관리소를 산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한국가스공사측 박성태 소장은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옮길 곳 현장 조사를 한번 해보겠다”고 물러섰다.

설명회가 끝난 후 마을 주민, 한국가스공사 관계자, 거제시청 공무원들이 주민들이 제시하는 ‘적지’를 둘러봤다.

▲ 주민들이 제시하는 이전 적지를 둘러보고 있다.
▲ 성포관리소 건립지와 주민들이 제시한 입지
한국가스공사가 시행하는 통영~거제 주배관 건설공사는 ‘제9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라 10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통영 안정LNG 생산기지서 연초면 연사리 거제정압관리소까지 직경 762㎜관 41.2㎞를 매설하는 공사다. 당초 올해말까지 가스관 매설을 끝낸다는 계획이었으나, 통영시의 도로굴착심의 지연 등으로 공사 기간이 2014년 12월말까지 2년 연장됐다.
▲ 임수환 전 시의원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전국 천연가스 공급 배관망도 중 거제지역 관련 내용. 도시가스관이 연초에서 장목을 거쳐 부산 장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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