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등급 머문 거제교육지원청은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임해야"

거제시는 26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도 청렴도 측정결과’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제시는 올해 ‘청렴 UP 2012, Clean 거제’라는 기치를 내걸고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 대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국 시(市)급 73개 기초지자체와 비교 평가한 결과, 58위로 5등급 중 4등급에 머물렀다. 민원인들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는 4등급에서 3등급으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랐지만, 내부청렴도는 3등급에서 4등급으로 1등급 하락해 충격이 더 크다.

이번 청렴도 조사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민원을 경험했던 민원인이나, 거제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거제시의 외부청렴도는 부패지수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다. 민원인이 부패를 직접 경험했느냐는 물음에 ‘향응과 편의를 직접 제공했다’는 항목에 낮은 점수가 나왔다. 또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주위 사람들이 금품‧향응‧편의를 제공한 사실을 들었거나 보았는지는 묻는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가 나왔다.

물론 부패지수 항목은 점수를 내는 기준이 매우 엄격해 설문에 응한 민원인 중 일부 소수가 부패를 직간접으로 경험했다면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

▲ 거제시 외부청렴도 조사결과
거제시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부청렴도 조사에서 인사업무와 업무 지시 공정성에서 매우 낮은 점수가 나왔다. 특히 인사와 관련해 금품을 직접 제공했느냐는 물음에 10점 만점에 ‘0점’이 나왔고, 금품의 규모에서도 10점 만점에 ‘4.23점’으로 낮은 점수가 나왔다. 인사업무와 관련해 금품‧향응‧편의 제공을 간접적으로 들었거나 보았느냐는 물음에도 10점 만점에 2.6점으로 매우 낮게 나왔다.

▲ 거제시 내부청렴도 조사결과
점수가 낮게 나왔다는 것은 인사업무와 관련해 금품 제공 등을 직접 경험했고, 들었거나 보았다는 ‘빈도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제시 감사법무담당관실 감사담당공무원은 이에 대해 “10점 만점에 ‘0’점이 나왔다는 것은, 만약 설문대상 100명 중에 100명이 다 ‘금품을 직접 제공했다’고 답한 것이 아니라, 점수를 내는 공식이 2~3명만 그러한 답을 하면 ‘0점’이 나오게끔 기준점이 매우 낮다”고 했다.

청렴도 조사에서 밝혀진 명확한 사실은 인사업무와 관련해 ‘금품이 오고 갔다’는 사실이다. 왜냐면 직접 그러한 일을 경험했다고 답변한 사람이 1명이라도 나왔기 때문에 ‘0점’으로 처리됐다. 거제시청 내부서 ‘금품이 오고 갔다’는 청렴도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인사 관련 업무 공무원 중에 ‘해당자(?)’가 있었다는 반증이다.

한편 권 시장 취임 후 그동안 특정 지역 편중 인사, 인사 결정 사항을 뒤집는 인사위원회 재개최, 능력과 연공서열 등에 대한 기준 모호 등이 구설수에 올랐다. 인사불만으로 명예퇴직한 공무원도 생겼다. 관련 업무로 책임을 물어야할 공무원이 오히려 승진한 경우도 있어 말이 많았다.

인사 업무에서는 소통과 대화, 모든 공무원의 인사의견 반영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사위원장인 부시장과 인사권자인 거제시장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인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공무원들에게 ‘이번 인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면 ‘불공정’ 인사로 귀결된다.

거제시는 이번 청렴도 조사 결과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인사 제도를 바꾸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시 행정과 인사 담당 공무원은 “직위공모, 다면평가, 희망부서 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얻은 결과를 존중하면서, 공무원 개인의 능력을 고려하는 쪽으로 인사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인사권자인 거제시장의 의지 하나만으로 공무원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나 혼자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인사를 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공무원, 시민이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여야 한다. 요즘 MB정부를 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국민의 관심에 이미 멀어졌기 때문이다. MB정부 실패 단초는 ‘고소영, 강부자’ 인사에서 시작됐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는 진리다. 모든 일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다. 내년 청렴도 평가에서는 획기적 변화를 기대한다. 거제교육지원청의 청렴도 결과는 거제시 보다 더 형편없다. 말하나마나 거제교육지원청은 거제시보다 더 정신을 차리고 분골쇄신(粉骨碎身)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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