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종 도의원…"무리한 사업추진에 앞서 사업의 타당성과 정다성이 검증되어야 "

▲ 이길종 도의원
고현항 재개발사업은 부산 북항을 비롯한 전국 주요 항만의 낙후된 항만재개발사업과 질적으로 다른 사업이다. 항만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바다를 매립해 도시를 만드는 것이기에 사실상 신도시조성을 목적으로 한 “매립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최근 논란이 된 ‘마산 신도시’ 사업과 유사하다. 태풍피해로 침수가 발생한 바닷가 매립지 앞으로 또 다시 매립형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점도 똑같다. 

문제는 신도시 조성의 필요성이 있냐는 점이다. 고현항의 매립이 완료되는 2019년 에는 더 이상의 인구성장도, 더 이상의 주택부족현상도 거제에는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사이 5천 세대 이상 짓고 있는 아파트단지가 조만간 입주할 예정이고, 앞으로 수년 사이 수천 세대가 새로이 도시계획으로 확정된 상태이다. 2012년 현재 도심지역의 아파트보급률이 103%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공급될 물량만으로도 120%에 육박하게 된다. 반면 전국의 인구통계를 감안하면 2018년 이후 한국의 인구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신도시 조성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도시 조성으로 인접한 지역의 도심지구의 쇠퇴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통영시가 죽림신도시를 조성하고 겪었던 통영항의 쇠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도시재생사업으로 노후화된 도심 쇠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개발을 추진하는 경우와 정반대로 기존 도심의 경기침체와 몰락을 통해 신도시의 성장이 가능하게 된다. 이는 일본의 도시재생사업을 잘못 오용하는 추진한 워터프론트 사업의 실패작들이 잘 증명하고 있다.(예. 인천송도지구, 새만금지구 등)

이와 더불어 산림자원이 우수한 거제의 자연환경은 불가피한 석산개발로 홍역을 치러야 할 위기에 있다. 매립용 골재와 모래를 공급하기 위해 산과 바다를 동시에 파헤쳐야 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자연훼손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의 마찰도 심각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사업자가 골재공급을 위해 토취장 확보계획에 따르면, (주)거제SM, 욕지도해사, (주)성호개발, 욕망석산 등이 매립 및 사석을 공급하는 업체인데, 이들 업체 대부분은 이미 오래전부터 어업, 생활환경피해 등으로 주민과 갈등이 있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고현항 매립계획은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고현항 매립사업을 급하게 추진하기에 앞서 ▶매립을 통해 신도시를 조성해야 할 만큼 거제의 도시공간이 부족한 것인지, ▶수십만 평의 택지개발이 필요한 시점인지, ▶기존 도심의 몰락을 희생으로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민자사업으로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불필요한 석산개발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매립사업이 필요한 것인지 검토하는 시간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이 더 급선무이며, 이는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최악의 사태를 예장하는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업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검증하고 사업추진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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