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직비리, 그 불편한 진실
[기고] 공직비리, 그 불편한 진실
  • 거제인터넷신문
  • 승인 2013.01.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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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 청장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 청장
올 계사년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첫 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 공직기강 확립과 공직자 비리척결은 단골 메뉴다. 새 정부는 개혁의지로 보아 당연히 사회적 비리척결에 날을 세울 것이고 그 첫 대상은 공직사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직비리는 아직도 여전하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거제시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청렴도 향상에 총력을 기울었다. 그동안 거제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에서 수년간 하위수준을 면치 못하여 온 터였다. 시(市)는 2012년을 청렴실천원년으로 정하면서 전공무원을 대상으로 청렴결의실천대회를 갖고 청렴연극도 관람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당장 공무원 비리는 발도 못 붙일 것 같아 보였지만 2012년의 평가결과는 나아진 게 없었다. 권익위의 청렴도 조사결과, 거제시는 전국 73개시 가운데 58위로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고 오히려 전년도에 대비한 개선도 지수는 더 나빠졌다.

심지어 작년 9월에는 행정지연에 불만을 품은 건설업체 대표가 시청 사무실을 찾아와 현금다발을 뿌리는 전대미문의 사건까지 일어났다. 가히 해외토픽 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일이었다. 본분을 지키며 성실히 근무하는 대부분 공무원들에게는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공직비리는 대부분 대민행정과 관련 대가요구(代價要求)행위에서 발생한다. 비리의 원인이나 범위는 이외로 생각보다 다양하고 복잡하다. 비리근절을 위해서는 비리유형을 각론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공무원은 일반적으로 근무태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 된다.
① 친절하고 청렴하면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자
② 청렴하지만 일에는 소극적이고 불친절한 자
③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일하면서 대가(떡값)를 챙기는 자
④ 일에는 불친절하고 소극적이지만 대가는 챙기는 자

시민(민원인)들로부터 "부패했다"라는 말을 들을 때는 보통 ②④에 해당하는 경우다. 통상 민원인은 청렴하면서 일에 소극적인 자보다는 비록 떡값을 바라더라도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해 주는 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떡값 관행이 쉽사리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다음은 비리형태에 따라 분류해 보자.
① 사안마다 소정의 떡값을 챙기는 좀도둑형
② 작은 것은 청렴한척 사절하지만 큰 것은 골라 챙기는 꼼수형
③ 대가는 사절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활용하는 도둑CEO형

①의 경우가 주로 하위직 비리임에 비해 ②③은 주로 고위직 해당 비리다. 특히 ③의 경우는 자신의 권한 및 개발정보 등을 이용, 주로 차명으로 직・간접으로 은밀히 사업(?)하는 행위로서 이들은 평소 부하에게 청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비리 성격에 따라 다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① 비리사실이 비교적 쉽게 노출되는 비리
② 비리사실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 비리

①은 비리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제3자가 있는 경우이고 ②는 비리로 인하여 직접 피해를 보는 제3자가 없는 경우이다. 예(例)로서 입찰관련비리는 직접피해자인 탈락자들의 제보로 적발율이 높은 반면, 세무관련비리는 특정인의 세금을 탕감해 주더라도 직접 피해보는 제3자가 없어 비리가 은폐되기 쉬운 것 같은 경우이다.

이렇듯 공직비리는 그 형태와 성격이 다양하여 직무감사와 처벌만으로는 역(逆)부족이다. 과거 정부는 저마다 사정 및 감사기능을 강화 하면서 비리근절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 왔지만 오히려 각종 비리는 지하로 숨어들면서 더욱 지능화 해 가는 느낌이다.

주지하다시피 공무원은 공공성을 위임받아 시민의 모든 인・허가권을 행사함으로서 그 권한은 막대하다. 당연히 주변의 유혹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요란스런 구호를 앞세워 보여주기 위한 듯한 행정으로는 반짝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공직비리 해결은 사회적 인성교육과 병행하여 가진 자(상류층 또는 조직의 상층부)들이 실제생활에서 솔선수범해야 가능하다. 가정에서 자식이 부모의 말보다는 평소 행동을 닮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리근절대책은 적절한 채찍도 필요하지만 청렴하고 자질을 갖춘 인재를 잘 가려 쓰는 일이 먼저다. 시민들은 새해에도 올해의 거제시 평가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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