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부산시 거제 관광객 유입 차단…관광패턴 빠르게 변화

거제시가 관광 후진도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거제를 방문한 관광객은 500만 명을 조금 웃돌았다. 거가대교 개통해인 2011년 632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숫자다.

500만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광객 집계에 새롭게 포함시켜 공곶이, 신선대, 바람의 언덕, 계룡산 등 4곳을 방문한 관광객 80만을 합친 숫자다. 4곳을 제외하고 예년처럼 집계하면 420만명이다. 이는 거가대교 개통 전인 2009년 492만명, 2010년 478만명 보다 적은 숫자다.

거제시가 집계한 관광객은 거제 관광지를 단순 방문한 관광객을 합쳐놓은 수치다. 한 사람의 관광객이 일반적으로 최소한 2~3곳의 관광지를 방문한다고 가정하면, 실제 관광객은 500만명, 420만명이 아니라 200만명에서 300만명 내외의 관광객에 불과하다. 이같은 관광객은 ‘해양관광도시 거제’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치다.

이웃도시 통영시는 지난해 700만명이 방문했다. 물론 한 사람의 관광객이 최소한 2~3곳을 관광지를 방문한다고 치면 실제 관광객은 700만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거제시보다 월등하다.

거제시와 통영시의 대표적 관광지 방문 숫자를 놓고 봐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거제시의 경우 유람선 관광객이 주로 찾는 관광상품은 외도보타니아다. 지난해 유람선을 이용한 관광객은 82만명이고 거의 외도보타니아를 방문했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66만명이 방문했다.

통영시는 이에 비해 대표관광 상품인 통영케이블카에 132만명이 방문했다. 통영시는 이밖에도 한산도(40만명), 장사도(42만명), 매물도(48만명), 욕지도(58만명), 사량도(36만명), 비진도(5만명) 등 섬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이 229만명이 이른다. 통영시의 대표 관광상품은 외견상 케이블카이나 실제적으로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주력 관광상품이다.

거제시와 통영시 대표 관광 상품 비교에서 나타나는 큰 차이점이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거제시의 대표 관광 상품인 외도보타니아와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반나절 방문으로 끝낼 수 있는 곳이다. 이에 비해 통영시의 경우는 일부 섬을 제외하고는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1박2일 또는 2박3일 동안 숙박을 전제로 한 관광객이다.

통영시 관광과 담당공무원 또한 이같은 관광 패턴 변화를 피부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통영시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육지부 관광 코스는 대부분 한두번 가본 곳이다. 소득이 오르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지니까 섬을 선호한다. 욕지도, 사량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가족, 연인 단위로 숙박을 전제로 한 관광객으로 2011년 보다 20% 정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웃 통영시는 대전~통영 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통해 남해안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거제시 보다 앞서 통영시로 끌어들이고 있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부산광역시와 직접 연결된 거제시 관광 상황은 더 불리해지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올해 초 부산관광공사를 공식 출범시켰다. 부산관광공사는, 이름뿐이고 관광이 주력인지 개발이 주력인지도 불분명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부산 관광 전략을 연구하고, 부산광역시가 관광정책을 입안하면, 부산관광공사는 관광마케팅과 관광 개발 사업을 직접 시행한다. 부산관광공사의 올해 주요 사업계획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국내외 관광홍보마케팅 ▷의료관광객 유치, 크루즈 등 해양관광 개발 및 육성 ▷관광개발사업 추진, 아르피나 유스호스텔, 부산시티투어 버스 운영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유치·육성 ▷관광 전문인력 양성 교육 ▷'부·울·경 방문의 해' 사업 추진 등을 올해 사업 계획으로 확정했다.

이웃 통영시는 700만명의 관광객을 넘어 800만명, 9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통영시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관광객이 통영시에서 체류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 숙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통영 케이블카 밑에 100억원의 외자유치를 통해 눈썰매와 같은 ‘루지’ 시설을 내년에 개장하고, 또 케이블카 주차장 인근에 파크랜드를 조성해 관광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132만명이 찾은 케이블카 관광객을 장사도로 연결하기 위해 패키지 관광상품 개발 실무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지난해 12월 거제시의회 시정연설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지역 특성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거제시를) 아름답고 품격있는 해양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명품 관광도시’, ‘아름답고 품격있는 해양관광도시’는 싫증날 정도로 들었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거제시 관광이 다른 도시에 뒤처지고 있는 사실이 이제 더 확연해지고 있다. 거제시 관광 앞날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과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탄조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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