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말솜씨에 특유의 몸짓, 강의 속으로 빠져 들게 해
훌륭한 강사는 어떤 사람이라야 할까. 자연스러운 몸짓과 특별한 곳을 가리키는 두 손. 이는 청중을 사로잡는 연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주요한 포인트. 거기에다 언변이 좋다면야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연설로 평가 받을 터.
그 의문을 풀어주는 강의가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있었다. 바로, 거제시 권민호 시장이 직원들을 모아 특별강연을 연 것. 7월 직원정례조회에서 권 시장은 특유의 언변과 제스처로 직원들을 사로잡았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이날 강의는 취임 초부터 강조한 ‘청렴’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청렴문화 확산과 청정 거제시를 위한 시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거제시의 미래가 담겼다고 할 수 있는 주요시책에 관한 세부설명도 계속됐다.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국지도 58호 개설, 거제 동서간 연결도로 개설, 지심도 소유권 이전, 해양테마파크 조성, 장승포유원지 조성,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 행정타운 조성 그리고 친절 거제 만들기 운동 전개 등 어느 하나 중요한 시책이 없을 정도였다.
강의와는 별도로 직원들도 잘 모르고, 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비화도 털어놨다. 거가대교 개통식 때 장소문제와 관련한 것으로, 지난 1999년 신거제대교 개통식을 통영에서 한 결과 당시 거제시민들이 자존심을 많이 상실했다는 것.
권 시장은 두 번 다시 시민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강한 의지로 거가대교 거제개통식의 뒷얘기를 전했다.
강의실이 더운 탓에 거제시 직원의 이미지라 할 수 있는 파란 유니폼을 벗고 흰 셔츠차림으로 강의에 나선 권민호 거제시장. 직원들이 약간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을 인지했을까, 서둘러 강의를 끝내려는 그의 모습에서 직원들의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계속된 7월 시정업무와 관련하여서는 간략한 당부사항으로 끝을 맺었다. 회의를 마치고 나서는 한 직원의 독백을 들을 수 있었다.
“시장님은 퇴임하더라도 강사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보니, 먹고 살 일은 걱정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