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취임 계기, 지역 정치인 지역현안 머리 맞대야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75) 전 법무부 장관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김 비서실장의 임명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호불호(好不好)로 극명하게 의견이 나뉘었다.

정치권 인식과는 별개로 거제 장목면 출신인 김 비서실장은 거제가 낳은 여러 인물 중에 김영삼 전 대통령 다음으로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각인돼 있을 것이다. 김 비서실장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에 이어 거제를 지역구로 15·16·17대 국회의원을 했다.

지역의 모 언론은 김기춘 비서실장 발탁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았다. 김한표 국회의원, 권민호 거제시장, 윤영 전 국회의원,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진성진 변호사는 한결같이 “김 비서실장 취임은 거제 발전에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지역 정치인들은 김 비서실장 취임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는 ‘두루뭉실한’ 의견만 나타냈지 구체적으로 어떠어떠한 지역현안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시급한 지역 현안을 한 두 가지 짚어보자.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 조선 산업에 이은 해양플랜트 생산기지 집적화 강화, 도시가스 주배관 매설공사 조기 완공 등도 지역의 중심현안이다.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은 시급한 지역현안은 아니지만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시설이다.

거제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은 통영~거제 문동 고속도로, 국도14호선 중 장평동 고개~신거제대교까지 6차선 확장, 장목~연초 국도 5호선 4차선 확장, 국도 14호선 거제 구간 중 일운면 지세포~남부면 다대마을 4차선 확장, 거제면~상동 동서연결도로 건설 등이다.

통영~거제 문동 고속도로 건설은 회의적이다. 당초에 계획했던 통영~송정IC 고속도로 건설 구간 중 송정IC에서 문동구간 5.9㎞가 국가지원지방도58호선으로 연장‧확정돼 실시설계 중에 있다. 이로 인해 통영~거제 문동 구간은 사업성이 더 떨어져 건설이 요원하다. 거제시 도로과 담당공무원은 “통영에서 문동까지 고속도로는 완전히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거제의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신거제대교서 장평고개까지 국도 14호선의 6차선 확장이 유일한 대안이다. 기존 국도 14호선 6차로 확장은 노선길이가 약 13.0㎞이며, 사업비는 1,1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도 14호선 구간 중 연초면에서 통영시 구간은 하루 교통량이 2011년 42,098대로 조사됐다. 사곡 구간은 하루 교통량이 2011년 48,506대에 이른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연도별 도로 종류별 평균 일 교통량’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일반국도 1일 평균 교통량은 2011년 11,499대, 2012년 11,176대였다. 국도14호선 연초면에서 통영시 구간은 전국의 일반국도 1일 평균 교통량의 약 4배에 달한다.

거제시 도로과 담당공무원은 “6차선 확장 요구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고 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진주국도관리사무소 등에서는 국도 14호선 연초면에서 통영시 구간의 교통량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

▲ 국도14호선 중 6차로 확장이 시급한 곳
마산에서 바다를 거쳐 장목, 연초까지 연장되는 국도 5호선은 사정이 복잡하다. 마산구간은 2구간으로 나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거제 구간은 해상구간 사업방식 등이 결정되지 않아 표류하고 있다.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국도 5호선의 딜레마’라는 제목으로 올해 3월 거제인터넷신문에 기고를 했다. 유 전 청장은 국도 5호선 연장을 거제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청장은 “거제의 입장에선 ‘마산-거제간 연육교’ 사업도 중요하지만 국도승격으로 보류된 연초-장목간의 4차선 정비가 당장 시급하다”며 “우선적으로 이의 시급성에 대하여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등 조속한 사업 착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마산 월영동에서 연초 국도14호선변까지 36.4㎞ 국도5호선을 연장하는 노선지정령이 공표된 시점은 2008년 11월 17일이다. 연초 국도14호선에 하청면 서리 마을까지 4차선으로 확장하는 ‘대로3-3호선’(폭 25~30m) 노선이 확정된 것은 노선지정령 공표보다 4년이나 앞섰다. 2004년 5월 1일이다.(경상남도 고시 2004-98호) 하청면 소재지를 관통하는 중로1류(폭 20~25m)‧중로2류(폭 15~20m) 등의 확정은 2010년 6월 1일 결정됐다.

유 전 청장의 지적처럼 국도5호선을 ‘거제의 관점’에서 재정립하면 연초에서부터 4차선 확장을 먼저 시작해 하청‧장목으로 뻗어나가는 방법이 있다. 하청~장목구간은 4차선 확장이 여의치 않으면 굴곡도로 개선과 인도 설치 등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국도14호선의 시작지점은 경북 포항시다. 종착지점은 남부면 다대리다. 장승포동 옥림고개서 남부면 다대마을까지 국도14호선 구간 중 옥림고개, 지세포, 구조라, 학동삼거리 등 일부 구간에서는 병목현상과 교통 정체가 심각하다. 부분적으로 4차선으로 확장하거나 병목지점에는 교차로 개선 등 교통량 처리 대책이 시급하다. 이 구간은 거제시의 관광경쟁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관광객은 교통 소통이 원활치 않으면 외면한다.

상동동에서 거제면 명진리를 잇는 동서간 연결도로(명진터널) 3.94㎞건설도 해묵은 숙원사업이다. 거제시는 올해 2월 28억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설계를 발주했다. 내년 3월경 실시설계가 끝날 것이다. 설령 실시설계가 마무리돼도 844억원에 달하는 건설 예산 확보 방법이 난제다. 명진터널은 시도 21호선이다. 시비로 건설 예상을 충당할 경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거제시와 경남도는 올해 있을 정부의 국도 및 국지도 노선체계 조정 때 동서간 연결도로를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노선 연장이 확정돼 실시설계 중인 송정IC~상동동까지 국가지원지방도58호선 노선을 명진터널까지 연장하기만 하면 된다.

▲ 동서간 연결도로 노선도
▲ 김철문 기자
거제 현안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될 수 없지만 이렇듯 ‘거제발전’을 위한 현안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 ‘정치적 구원(舊怨)’을 딛고 거제 출신 정치인들이 ‘거제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는 보도자료와 사진이 빠른 시일 안에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삶에 적을 만드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 친구를 가까이 하되 적은 더 가까이 해야 한다. 그래야 강해지고 행복해진다.’(루마니아 전 체조선수 ‘나디아 코마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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