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의회, 여객터미널 이전 5년 허비한 시민 질책에 귀 기울여야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및 중기계획 수립은 2008년 3월 마무리됐다. 이 계획의 중기 목표연도는 2015년이며, 장기 목표연도는 2025년이다. 교통 정비 기본계획에 맞게 도시교통을 하루 빨리 현실화시켜야 한다.

기본계획 책자에 현재의 거제 시외버스터미널의 문제점을 7가지 지적해놓았다. 거제의 도심지에 위치하여 접근성은 양호하나 교통 혼잡 유발, 터미널 유출‧입구가 교차로와 인접하여 교통 혼잡 유발, 시내버스 차고지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교통 혼잡 유발, 터미널 이용객을 위한 편의 및 안내시설 미흡, 연계 교통 수단의 환승체계 미흡이다.

또 대중교통 이용 정보체계 불량, 터미널의 부지 협소로 장래 터미널 이용수요의 적절한 수용 어려움 등이다.

책에는 “현재 거제시는 1개의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으나 대부분 시설물들의 노후화와 협소한 면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 주변 환경 불량 및 안전, 교통혼잡을 야기시켜 도시기능을 저하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거제시 시외버스 터미널 건설시기는 여객 수요 예측 결과 2010년 이후에 많은 수요의 변화가 예상되므로 2010년까지 타당성 및 실시설계가 완료되어 2011년 이후에는 건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나아가 ‘여객 자동차 터미널 구조 및 설치 기준에 관한 규칙’이 있다. 이 규칙에는 1일 이용객에 따라 최소 수준의 여객터미널 자동차 시설 기준이 있다. 쉬운 이야기로 1일 이용객이 몇 명일 경우 매표실 수, 대합실 면적, 개찰구 수, 승‧하차장 정류장소 면적, 승강장 넓이, 주차장 면적, 화장실 면적과 남자용 여자용 변기 수, 세면기 갯수, 사무실 면적, 안내실 면적, 배차실 면적, 승무원 휴게소 면적, 간이세차장 면적 등에 시설 기준치가 정해져 있다.

▲ 여객자동차 터미널 시설기준(최저치).
규칙에 나타난 시설 기준은 1일 이용 인원에 따라 법정 최저치 기준이다. 터미널은 1일 이용객 수준에 맞게 건설하되 최소한 법정 기준치 이상의 규모로 지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거제시외버스터미널은 1일 이용객이 6,000명에 이른다고 거제시는 밝히고 있다. 1일 이용인원은 이용객이 가장 많은 달의 1일 평균 정류장 출발인원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1일 이용객이 4,501명~6,500명일 경우 여객터미널 자동차 시설기준치는 매표실 창구수 여섯 개, 면적은 20㎡(6.05평), 대합실은 432㎡(130.68평), 개찰구는 4개, 승차장 정류장소 면적은 349㎡(105.57평), 하차장 정류장소 면적은 136㎡(41.14평), 승차 대기장 승강장 면적은 55㎡(16.64평), 주차장 면적은 829㎡(250.77평)이다.

또 화장실 면적은 39㎡(11.80평), 변기 수는 남자용은 대변용 4개, 소변용 8개, 여자용 8개다. 세면기 3개, 사무실 54㎡, 안내실 8㎡, 배차실 8㎡, 승무원 휴게소 6㎡, 간이세차장 1개소 등이다.

현재의 거제 시외버스터미널을 한 두 번 이용해본 시민이면 법정 최소기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거제 시외버스터미널은 시내버스터미널과 겹쳐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시외버스터미널과 시내버스터미널 이용객은 가장 적게 잡아도 1일 이용객은 15,000명 전후는 된다”고 했다.

적게 잡아 12,001명에서 15,000명이 하루에 이용할 경우 대합실 면적은 1,076㎡(325.49평), 승차장 848㎡(256.52평), 하차장 344㎡((104평), 주차장 2,036㎡(615.89평), 화장실 면적은 69㎡(21평)에 변기 수는 남자 대변용 7개, 소변용 14개, 여자용 14개 정도는 ‘최소한’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터미널 입지를 결정할 때 교통측면만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주요 도로 접근성, 이용자 접근성 등의 교통 측면 외에도 도시공간측면, 부지확보 용이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또 최적의 환승체계, 최소의 환승시간과 거리, 편의성, 안락성, 안전성, 최소의 투자비용, 최소의 운영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입지를 결정한다.

2008년에 완성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는 송정IC 인근, 상동리 인근, 사등지구 인근 세 곳을 놓고 종합적으로 평가해 송정IC 인근이 2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등지구 인근이 19점, 상동리 인근 15점을 받았다.

이렇듯 여객터미널을 하루 빨리 옮겨야 하는 논리적 근거, 시급성, 당위성 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여객터미널이 이전되기 위해서는 여객터미널 이전 계획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야 그 다음 단계인 도시관리계획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어 “집행부가 여객터미널 입지 후보로 제출한 연초면 연사리 일원은 맞지 않다. 2009년에 한 거제시 종합터미널 입지 타당성 조사에서 결론을 얻은 연초면 연사 들녘으로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13일 거제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의회 산건위가 의견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2020 도시기본계획 재정비안에 대한 안건을 처리한다.

9일 산업건설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시의회 안에서는 좋지 않은 이야기가 흘려나오고 있다. 구 신현읍 지역 일부 시의원들은 어떻게 하면 13일 본회의서 여객터미널 안건 통과를 막을 수 있을 지 10일 ‘대책회의’(?)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본사는 여객터미널 이전이 시급하다는 기사를 여러 차례 취급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기사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시민들의 대다수 의견은 도시의 규모와 격에 맞는 터미널 건설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시민들의 ‘진정성’ 담긴 의견이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은 댓글을 통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도 ‘특정 지역 면민들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는 식으로 시민들을 폄훼하고 있다. 터미널 이전 반대의 논리가 합당하고 설득력이 있다면 댓글에도 ‘터미널 이전 절대 불가’라는 댓글이 많이 달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터미널 이전 반대를 주장하는 댓글은 거의 없다.

2008년 3월에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을 세워놓고 5년 넘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시민들의 불편에 눈감은 1차적 책임은 거제시다. 그리고 ‘시민의 대표기관’이라고 자임(?)하면서도 ‘나는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있으니, 차없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여객터미널에 관심가질 필요 있나’식으로 방조(幇助)하는 거제시의회도 2차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거제시는 늦게나마 여객터미널 이전 절박성을 느끼고 관련 행정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거제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여객터미널 이전에 또 다시 발목을 잡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큰 과오’가 될 것이다. 시의원직을 스스로 내놓아야 할 단계까지 가지 않을 지 우려된다.

거제시 각종 현안에 대해 ‘콩 놔라. 팥 놔라’ 사사건건 개입하는 시민단체도 어쩐 일인지 여객터미널에는 눈 감고 있다. 다른 일에는 목소리 크기에 따라 반대급부(?)라도 생기는데, 이번 일에는 그러한 것이 없어서 그런지 궁금하다.

‘민초의 간절한 바람과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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