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관계자 "곧 결론 날 것이다"…시내버스 운행 막는 정치인 외압설(?)

▲ 부산~양산을 왕래하는 시내직행버스
2010년 12월 거가대교 개통 후 거제~부산 간 시내버스 운행 문제가 끊임없이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지난해 8월 3일 부산~거제 간 시내버스 운행 조정안을 국토교통부에 냈다. 국토교통부 노선조정위원회는 3명의 위원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7월부터 9월 16일까지 활동해 나름의 결론을 얻었다.

노선조정소위원회는 활동 결과 “부산~거제 간 기존의 시외버스 운행만으로는 시민의 교통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시내버스 운행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노선조정소위원회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거제시 입장을 반영해 4개항의 조정안을 마련했다. 조정안의 골자는 ‘부산~거제 간 부산 5대, 거제 5대로 시내버스를 운행한다. 편도 요금은 5400원, 준공영제 제외, 환승할인제 제외’ 등이다.

노선조정 소위원회가 마련한 안은 곧 개최될 국토교통부 노선조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의결된다. 국토교통부 대중교통과 담당공무원은 26일 본사와 통화에서 “조정위원회 개최 일자는 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1년 넘는) 시간이 흘렸기 때문에 (전체 위원회 개최가) 마냥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다”며 “어떻게 의결이 될 지는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공무원은 “노선조정위원회 전체 회의서 (시내버스 운행 쪽으로) 결론이 나면 관련법에 ‘1개월 이내에는 이행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기 시내버스는 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선 조정소위원회서 마련한 부산~거제 시내버스 운행 안은 여러 가지 모순점이 많다.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 편익 증진과 경제적 부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궁여지책의 짜깁기 안이다. 요금, 버스 운행 횟수 제한, 환승할인제 금지 등은 현실과 동떨어진 안이다.

권고안에 요금이 5,400원으로 결정된 것은 시외버스 업계의 입장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 현재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거제 고현 간 시외버스 요금은 7,200원이고, 부산 신평역~거제 고현 요금은 6,200원이다. 시내버스 요금이 5,400원으로 결정될 경우 부산~거제간 버스 이용 승객이 많이 이용하는 부산 신평역~거제 고현 구간 시외버스와 시내버스 요금은 1,200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요금 차이가 별로 나지 않으면 ‘신속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시외버스가 승객을 뺏기지 않겠느냐는 계산이 다분히 깔려 있다.

준공영제 제외, 환승할인제 금지는 거제시 의견이 받아들여진 측면이 강하다. 부산광역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거제시는 준공영제를 하지 않고 있다. 기존의 거제시 시내버스가 입장을 고려해 준공영제를 제외했다.

환승할인제 금지 또한 거제시 입장을 반영했다. 부산광역시는 ‘시민의 편의성’을 고려해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은 교통카드 하나로 환승이 가능하며, 환승할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환승할인제를 할 경우 거제시에서는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이유로 거제시 요구대로 환승할인제도 제외됐다.

결국 노선조정소위원회 권고안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자체와 업계의 요구를 서로 반영하다보니 시대적 추세와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이상한(?) 모양의 안이 돼버렸다.

국토교통부 대중교통과 담당 공무원은 “시내버스가 도입되면 시민의 경제적 부담 등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지만, 거제시든 경남도든 교통정책을 시행하면 단기적으로 그 지역의 운수업체 등 교통 관련기관이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부산~거제 간 시내버스 운행과 관련해 시내버스 운행을 저지하려는 정치적 외압설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교통국 모 공무원은 26일 “공식적인 얘기는 아니지만 정치권도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못하도록) 정부 관련기관에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외압을 넣는가’라는 물음에 이 공무원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지역 국회의원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담당공무원은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정치적 외압이 없느냐’는 물음에 “그런 것은 없다”고 26일 말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담당공무원은 “지역구 국회의원도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히면서 “정부는 그런 것에 개의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시민과 교통 여건을 보고 판단할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김한표 국회의원실 강희종 사무국장은 26일 통화에서 “지난해 시외버스 신평역 정차 문제가 생겼을 때 민원이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민원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했다.

거제시청 홈페이지 '거제시에 바란다'란과 본사의 각종 기사 '댓글'에는 거제~부산 시내버스 운행을 바라는 시민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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