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사회, 한화의 이행보증금 3천억 몰취키로

산업은행은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한화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을 종결하고, 3천억 원의 이행보증금을 몰취하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대우조선매각이 다시 안개속으로 접어들었다.

대우조선 매각추진위원회는 "한화가 새로운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분할인수 방안을 제안해 더 이상 협상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 대우조선해양 야드 전경
대우조선 매각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한화 측과의 매각 협상은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양해각서(MOU)에 따라 이행보증금 3천억원을 몰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한화 측이 이행보증금 몰취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면 이에 대응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대우조선 재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한화와의 대우조선 매각 협상 종결과 향후 매각 계획을 22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최창식)은 산업은행의 이사회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기는 했지만, 산업은행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노동조합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시기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매각 무산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우조선 노동조합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고가매각에만 매달리는 졸속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했고, 한화는 자금력 없는 상태에서 섣부른 접근으로 인해 매각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 관계자는 또 "자금력도 없는 한화에 매각함으로써 한화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자산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져 대우조선해양의 동반 부실 우려했다"며, "앞으로의 매각은 대우조선의 발전을 가져다 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대우조선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대우조선해양 선박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거제시민과 대우조선해양 종사자들에게도 불안심리를 계속 안겨주고 있다.

산업은행은 작년 11월14일 한화컨소시엄과 대우조선 매각 관련 MOU를 체결했으나 한화가 금융위기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면서 잔금 분납 등의 이행각서 내용의 변경을 요구해 협상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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