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공모에 2명 응모, 재공모(?)…임원 추천위 역할 '매우 커'

2012년 1월 1일 출범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시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설평국 초대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면서 2년 만에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지만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6일 공사 사장 응모자를 마감한 결과 2명 만이 응모했다. 2명 응모자는 임원 추천위원회가 거제시장에게 2명을 추천해야 하는 규정대로이면 최소 인원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임원추천위원회서 서류심사를 벌여 지방공기업법에 정한 ‘임원의 결격사유’에 1명이라도 해당된다면 ‘추천위원회가 임원후보를 추천하려는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두 사람 이상을 추천하여야 한다’고 한 지방공기업법에 배치된다.

이렇게 될 경우 ‘임명권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추천된 임원후보가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공사의 경영에 현저하게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추천위원회에 임원후보의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는 지방공기업법 규정 적용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추천위원회는 ‘지체 없이’ 임원후보를 재추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재공모에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사장 부재로 인해 공사 정상화는 더 늦춰질 것이다.

공사 사장을 공모하기 위해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15일 이상 거제시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국 모집공고를 냈다. 그런데도 2명만 응모한 이번 일을 냉철히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2011년 공사 출범 때 사장 응모자는 지역인사 2명을 포함해 8명이 응시한 것과 비교된다. 이번 응모에는 지역인사가 한 명도 응모하지 않은 것도 특이하다.

응모자가 적다는 것은 사회적 분위기가 공사 임직원에 대한 특별한 메리트가 없거나, 연봉이 적거나,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근무할 지역적 토양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성(自省)의 목소리’는 공사의 내부적 요인과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장 선임 절차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지 등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이다. 또 지역적 특수성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2012년 1월 1일 공사가 출범할 때 내건 공사의 주요 사업 목표를 나열해보면 현재의 공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해양관광시설 조성, 관리 및 관광 상품 개발 ▲ 토지 개발 등을 위한 토지의 취득, 개발 및 공급, 임대관리 ▲ 산업 단지 조성, 관리 및 항만 개발사업 ▲도심 재건축, 재개발 등 각종 도시 개발사업 ▲ 도로 등 교통 관련 시설의 건설 및 유지관리 ▲ 공공시설 및 시설물의 관리 운영 대행 ▲ 국가, 시, 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으로부터 대행 또는 위탁 사업 ▲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행하는 사업의 추진 및 관리 ▲ 그 밖에 지방공기업법 제2조와 관련되는 공공성과 수익성이 있는 경영수익 사업 등이다.

공사는 현재 133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공사는 ‘시설관리공단’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9월 30일 기준 공사의 경영 실적 수입은 86억7700만원이다. 이 중 종량제 봉투, 공공청사, 재활용선별, 소각장 운영 수입이 49억1394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57%를 차지한다.

‘해양관광개발공사’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해양관광, 관광개발, 개발사업 등이 주요 사업이 되어야 함에도 현재의 공사는 ‘대행사업 추진 및 관리’가 주된 업무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 또한 공사 사장 선임 절차 시스템이다. 모집공고문에 응모자가 제출하는 서류는 지원서, A4용지 5매 이상 자기소개서, A4용지 5매 내외 직무수행 계획서가 중심 서류이다.

응모자가 제출한 서류를 중심으로 거제시장 추천 2명, 거제시의회 추천 3명, 공사 이사회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한다.

서류심사는 ‘서류심사 평가표’에 따라 다섯 개 항목 각 20점씩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7명의 추천위원들이 각 항목마다 A(20점), B(18점), C(16점), D(14점), E(12점) 점수를 기준에 따라 매겨 합산한다.

서류심사 평가표의 다섯 개 항목은 경영․경제와 관광․개발 분야의 전문적 지식 및 경험, 대규모 조직의 경영경험 및 능력,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 리더십·윤리관·인품 등 인성평가 등이다.

서류심사 평가는 응모자가 제출한 지원서, 자기소개서, 직무수행 계획서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단지 제출된 서류만을 토대로 개인의 자질과 능력, 개인적 소양, 인성 등을 점수화시켜 서열을 매기는 것은 ‘완벽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게 한다.

서류심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면접심사 평가표’에 따라 면접심사를 한다. 면접심사는 전문성(20점), 리더십(20점), 경영혁신(20점), 노사 및 직원 친화력(20점), 윤리관(10점), 건강(10점) 등 여섯 개 구분 항목에 2~4개의 평가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구체적 평가항목은 20개다. 면접 시간을 10여분으로 산정할 경우 한 개 항목의 평균 질문 답변 시간은 30초 가량 된다. 면접심사 각 항목은 수(5) 우(4) 미(3) 양(2) 가(1)로 점수화시켜 합산한다.

추천위원 전원 산술평균한 점수로 고득점자 순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과 추천위원별 최고점수 및 최저점수 각 1개씩을 제외한 점수를 산술평균한 점수로 고득점자 순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 중 한 개를 선택한다.

면접심사 평가표도 각 응모자를 대상으로 객관적이며 공정한 점수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추천위원들이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에서 각 응모자를 대상으로 점수를 매겨 평가한다는 것은 결국 추천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추천위원들의 역할과 사명감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세계적 조선소로 발돋움한 첫 번째 요인은 인재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거제 지역 사회 저변에는 ‘인재’에 대해서 인색한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한 인사는 “거제 지역에서 시민단체 지역언론 등에 잘못 찍히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공사 사장 공모에 ‘내 편 네 편, 니는 되고 너는 안돼’하는 분위기가 수면 아래 흐르지 않는지도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선임될 공사 사장의 역할은 매우 크다. 거제 역사를 바꾸는 고현항 재개발을 비롯해 현안 해결에 적합한 ‘창조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서류심사표와 면접심사표에 적시된 각종 평가항목에 적합한 인재도 더 없이 중요하지만, 역사의식과 애향심도 두루 갖춘 ‘거제 맞춤형 인재’를 공사 사장으로 선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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