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지 임대차계약도 없이, 건물 지어 등기토록 내버려 둬

▲ 공시지가 60억원에 상당하는 시유지를 빌려주면서 임대차 계약서도 없이 마음대로 사용토록 수수방관…업자는 건물 지어 회사명의로 등기까지 마쳐…시비 1억 들여 최고급 휀스까지 설치해줘

'3월 1일부터 고현항에 크루즈선이 뜬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거제시 소유인 고현동 986번지 11,603.9㎡(3,509평)를 크루즈선 전용부두로 뉴거제크루즈해양관광(주)(대표이사 정연송)에 임대해주는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거제시 소유 11,603㎡ 중 뉴거제크루즈해양관광(주)(대표 정연송)가 사용할 부지면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몇 평을 사용하며 임대료는 얼마로 한다는 임대차계약도 거제시와 체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시유지 위에 1억5천여만원의 돈을 들여 경량철골구조(판넬) 가건물 195㎡를 지은 후 뉴거제크루즈관광(주) 명의로 등기를 완료한 것이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됐다. 거제시는 건물을 지어 거제시에 기부채날할 것이라는 말만 믿고 건물을 지어 등기까지 하도록 수수방관했다.

거제시 환경사업소 담당공무원은 "부지면적을 몇 평 사용하겠다는 협조 공문이 아직 오지 않았다. 약 800평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는 반면, 이 회사 관계자는 "11,603㎡ 전체를 다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6일 밝혔다. 

▲ 거제시 소유 부지 위에 뉴거제크루즈관광(주)가 가건물을 지어 뉴거제크루즈관광(주)로 등기를 마친 건물.
시유지를 빌려주면서 임대면적 확정과 임대차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임대료도 확정도 짓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을 짓도록 내버려둔다는 것은 '공무원의 명백한 직무유기다'는 것이 시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거제시 환경사업소 담당자는 이에 대해 "판넬 건물은 건물주가 등기를 완료한 후 거제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기부채납과정을 밟고 있는 전 단계로 등기가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 거제시 소유 거제시 고현동 986번지에 경량철골구조 가건물을 지어 뉴거제크루즈관광주식회사 명의로 등기를 한 등기부등본
시민 서 모씨는 "시유지를 빌려주면서 임대차 계약을 먼저 체결하고, 가건물 기부채납 조건 등을 임대차계약서에 사전에 미리 명확히 밝혀놓은 다음에 건물을 짓도록 해야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지, 기부채납 말만 믿고 행정을 한다는 것은 상식이하의 처사"라고 했다.

거제시 환경사업소 담당공무원은 또 "이 회사가 앞으로 사용할 부지의 임차료는 가건물의 건설비용을 부지 사용료로 감액시키고, 그 이후에 부지 임차료를 받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어 이 회사는 그야말로 온갖 특혜를 누리는 꿩먹고 알먹는 격이다.

▲ 신호교 옆 고현동 986번지 11603㎡. 거제시는 이 부지를 뉴거제크루즈관광주식회사에 임대면적과 임대료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토록 내버려 두고 있다.

거제시 소유인 이 부지의 공시지가는 1㎡당 523,000원이며, 공시지가 기준으로 11,603㎥의 부지가는 60억6천8백만원에 달한다. 

"800평 전후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것 같다"는 환경사업소 담당자의 말대로이면, 부지 사용임대료는 연 6천9백만원(2,644㎡x공시지가(1㎡당 523,000원)x5%)이 산출된다.

하지만 "11,603㎡를 주차장 용도 등으로 다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회사관계자의 말대로 임대료를 산정하면, 1년 임대료만 3억3백만원이 산출돼 많은 차이를 보인다.

거제시가 이 회사에 온갖 특혜를 주고 있는 마당에 과연 임대료를 얼마를 받을 지 지켜볼 대목이다.  

거제시는 또 거제시 소유인 이 부지를 보호하기 위해 9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최고급 휀스를 설치해놓았다.

▲ 고현동 986번지 전체를 감싸고 있는 휀스. 거제시는 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휀스를 설치했다고 환경사업소 담당공무원이 밝혔다.
거제시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이 회사가 사용하고 남는 부지는 거제시 공용주차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영주차장으로 사용할 용도이면 그렇게 비싼 휀스를 설치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묻자, 관광객이 오고 가면 미관 문제도 있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해 결국 공용주차장은 이 회사의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임을 간접 실토했다.

뉴거제크루즈관광(주)가 도대체 어떤 회사이기에 임대차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건물을 마음대로 짓고 등기까지 마치고, 거제시가 1억대의 예산을 들여 휀스까지 설치해주는 지 시민들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중곡동 주민들은 2년 전에 이 부지에 소방파출소 신축을 위해 300평 정도 부지 임대를 거제시에 요구했으나, 거제시는 "그 비싼 땅에다 소방파출소 신축은 말도 안된다"고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 취재과정에서 확인됐다. 이때 김 시장은 "앞으로 개인에게 임대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확언했다고  모 인사가 전했다. 

"뉴거제크루즈관광 회사에 임대를 주기로 한 것은 거제시 공유재산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결정됐다"고 환경사업소 담당공무원이 밝히고 있지만 결정과정이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 크루즈 '미남'호가 접안하게 될 부유식 선착장을 건설하고 있다. 크루즈선 접안시설 치고는 초라하다.
3월 1일부터 취항하는 미남크루즈선은 860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1층은 공연장과 클럽, 2층은 식당, 3층은 회의실, 4층은 선상 갑판이다.

하루에 세 번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1항차는 고현항-삼성중공업-칠천도-망외도-저도를 돌고 2항차는 고현항-삼성중공업-성포-가조연육교-가조도-취도를, 3항차는 삼성중공업 야경을 보게 된다.

1항차는 3시간, 2항차는 2시간, 3항차는 1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며, 1회 승선 요금은 성인 1만9,000원, 어린이 9,000원이다.

▲ 3월 1일부터 취항할 것이라고 밝힌 크루즈 미남호
거제시 담당공무원은 "크루즈선은 거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거제시가 지원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특혜를 간접 시인하면서, '뚜렷한 볼거리 없는 그만그만한 운행코스로 짜여져있는' 크루즈선이 전국의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겠느냐는 물음에는 확답을 하지 못했다.

한편 김한겸 거제시장의 친동생 김 모씨는 이 회사에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회사관계자가 6일 통화에서 밝혔다.

▲ 고현동 986번지 11,603㎡는 거제시 소유인 등기부등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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