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시민 눈높이서 의정활동 열심하겠다"는 각오 잃지 않아야

제7대 거제시의회 의원들의 첫 의정활동 모습이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제170회 임시회서 드러나게 된다. 16명 의원 중 재선‧3선 의원은 8명이다. 초선도 8명이다.

7,8일 의장단 구성 원포인트 임시회 후 알찬 의정활동의 밑거름(?)이 될 의원연수를 14일부터 17일까지 다녀왔다.

기자는 제5대 의회 때인 2007년 6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린 제110회 제1차 정례회 때부터 거제시의회를 취재했다. 이번달 열린 제169회 임시회까지 59회 정례회‧임시회를 취재한 격이다. 어느 듯 7년이 됐다. 기자가 취재하는 동안 의원의 얼굴도 많이 바뀌었다.

5대, 6대, 7대 내리 세 번에 걸쳐 연달아 의원을 한 의원은 한기수 의원 1명이다. 나머지 의원들은 초선이거나, 한번 쉬었거나 등이다.

처음 거제시의회를 취재할 때는 설레임도 많았다. 시의원들에게 말붙이기도 쉽지 않았다. 한때는 옥기재 전 거제시의회 의장으로부터 ‘누구 맘대로 의회에 출입하느냐’고 밉살스런 기자가 되기도 했다.

거제시의회가 열릴 때마다 최대한 시간을 내 취재를 하는 이유는 기자의 필요가 더 크다. 기자는 거제시 각종 현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의회 활동 취재를 통해 거제 현안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름의 판단에서였다. 2차적으로 기사꺼리를 찾기 위한 방편이다.

지난 7년 간 거제시의회 취재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의회 본회의장 옆에서 집기를 부수고,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사나운 꼴’도 직접 봤다. 사람이 있는 곳이면 흔히 발생하는 시기, 질투, 견제, 갈등 등의 일이 의회 내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났다. 또 시의원들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인기영합’ 정치적 언사가 잣아 진의를 파악해내기가 쉽지 않다.

또 주요 의안을 놓고 하룻밤 사이에 생각이 바뀌어 집행부의 뜻에 따라주는 ‘야변조개(夜變朝改)’ 의원 모습도 다반사로 목격했다. 거제시의회 역사는 주로 밤에 이뤄진다.

예산안 심의, 중요 현안 심의 때 안건을 상정한 집행부의 ‘로비’가 집요하다. 예산안 계수 조정 회의를 할 때는 해당 부서 예산이 삭감이 되면 해당부서에서 의원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 예산 통과를 종용하기도 한다. ‘지역구 민원해결용’ 시의원 포괄사업비를 미끼로 집행부 사업 예산 승인 맞바꾸기 등이 가장 흔한 예이다.

해당 상임위서 의원이 무슨무슨 발언을 하면 ‘지금 누구 의원이 무슨 발언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의회 밖 이해관계자에게 바로 전달된다. 이해관계자가 발언한 의원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협박(?)’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의 거제 모습은 1대부터 6대까지 거쳐오는 가운데, 거제시의원들의 작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 예산 승인 등의 권한을 거제시의회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재선 시장이다. 4년 동안 거제시정을 파악했다. 집행부 의도대로 행정을 펼치기 위해 ‘거제시의회 통과 관문’ 거치는 방법을 훤히 읽고 있다.

거기에다 배테랑 공무원들이 버티고 있다. 시의원들이 해당 상임위나 본회의서 가장 많이 접촉하는 공무원들은 5급 사무관 과장급들이다. 과장들은 최소한 수십년 공무원 생활을 한 베테랑이다. 이들 공무원들에게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잘못했다’, ‘시정하겠다’ 등의 답변을 끌어내기는 매우 어렵다. 이들 공무원들은 초선 시의원은 그야말로 어린애 갖고 놀 듯 한다.

이에 반해 초선 시의원 8명은 거제시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물론 의회 의원들 또한 사회 각 분야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다. 해당 분야서는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행정은 만만치 않다.거제시정 파악하고 뭐 좀 알만하면 4년 임기 다 지나가버린다.

기자의 판단으로는 공부하는 시의원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의원답다. 다. 7대 초선 시의원들은 각자 개인 의원 집무실이 있는 곳이 의례 당연하다 생각할 것이다. 개인 집무실 공간을 갖게 된 것은 6대 의회 때 였다. 의원이 15명으로 늘고 의회를 증축하면서 개인 집무실이 생겼다.

5대 의회 때는 13명 의원이 지금의 개인 집무실 3~4개 합쳐놓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책상을 붙여놓고 지냈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 공부는 환경 보다는 개인의 의지가 더 큰 작용을 함을 알고 있다.

한 예로 두 시의원이 똑같이 10분 동안 발언한다고 치자. 먼저 한 의원이 거제시 각종 현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치자. 이 의원은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것은 무엇이냐. 저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는 식으로 10분을 허비할 수 있다. 의회의 본연 임무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 감시’는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또 다른 의원은 의회가 열리기 전에 미리 현안을 파악하고 모르는 것은 집행부 공무원들이나 전문가에게 물어서 거제시 현안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치자. 이 의원은 의회가 열리면 안건에 대해 ‘이것은 이런 문제가 있다. 저것은 저런 문제가 있다’는 등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거제의 각종 현안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지역 경제 생명줄인 조선산업 동향과 전망, 거제시 대처 방안 강구, 300만원 대 아파트 건설 사업비는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사곡 해양플랜트 산업단지 조성은 가능한지 등의 문제점을 파헤쳐 바로 잡는 것이 시의원 역할이다.

또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는 언제 착공하는지, 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는 들어오는 것인지, 동아대 병원이 거제 온다고 했는데 들어오는지, 장목면 한화콘도는 어떻게 돼 가는지, 장목관광지는 18홀 골프장이 적당한지, 사회복지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각종 도로, 상하수도 문제 등등.

최근 의안 상정 후 자진철회 논란이 되고 있는 덕포골프장 문제도 6대 시의원들이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한 줄만 알고 있어도 집행부서 감히 안건을 상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6대 의회서 통과시켰으면 큰 논란이 될 뻔했다.

6대 시의원들이 임기 말 고현항 항만 재개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변경에 조건부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매립 선형 변경 등을 고현항 항만재개발 지역협의회와 협의 결정해라’ 등의 세 가지 조건을 달았다. 지역협의회는 법적 권한이 없다. 거제시의회가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는 지역협의회에 ‘결정권’을 넘겨 준 꼴이다.

고현항 재개발 같은 큰 사업은 반드시 법적인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쉬운 이야기로 사업자는 만약에 사업이 잘 안되었을 경우 ‘손해배상’까지도 고려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통례다. 고현항 재개발은 GS건설 참여 포기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7일 거제시의회 임시회 의장단 선거 전에 16명의 의원들은 모두 인사말을 간단히 했다. 모든 의원들은 “초선으로 많이 배우겠다.”, “시민의 눈높이서 일하겠다.”, “표심을 늘 가슴 속에 간직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이 되겠다”, “늘 시민과 함께 하겠다.” 등의 공통된 발언을 했다.

4년 임기 ‘의원님’ 불러주는 좋은 시절은 눈깜짝할 사이 지나간다. ‘과거를 잊어버리면 그 과거를 다시 한번 겪게 된다’는 말이 선출직 공직자들에게는 매우 가까이 다가가는 말이라 생각한다.

민심은 바다와 같다. 정치인은 일엽편주(一葉片舟), 한 조각 돛단배에 불과하다. 민심은 어떤 때는 돛단배를 바다에 띄워 순항토록 한다. 하지만 민심의 바다는 한 순간에 돛단배를 뒤집기도 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의 눈높이서 열심히 의원 활동을 해’ 4년 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 거제시의회 건물 현판. 7대 의회 들어 현판에 녹이 쓸어 닦아내고 있다. 어떤 연유인지 닦고 난 후 지금은 또 녹이 쓸어있다. 부실 자재인지, 아니면 거제시의원들은 의회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어떤 쪽으로 '물들게' 돼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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