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11명 중 6명 사망, 5명 구조…"예인줄에 걸려 뒤집힌 것으로"

■ 어선 전복, 선원 11명 중 6명 사망…예인선에 걸려 전복 추정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이 전복돼 타고 있던 선장과 선원 등 11명 가운데 6명이 숨졌다.

12일 오후 4시 32분 거제시 남부면 갈곶도(해금강) 남쪽 0.7마일(1.1㎞) 해상에서 경남 창원 선적 59t급 꽃게 통발 어선 '벌하호'가 전복됐다.

어선에는 선장과 선원 등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선장 허모(51)씨와 선원 박모(42)·정모(30)씨 등 세 사람은 해상에서 구조됐다. 의식불명 상태였던 허씨는 해경 경비함정에서 끝내 숨졌다.

해경 특수구조단은 선체 내부에서 2시간 가까이 수색을 벌여 나머지 선원 8명을 발견했다. 선체에 있던 8명 중 이모(43)씨 등 5명은 숨지고 윤모(35)씨 등 3명은 무사히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선체에서 발견된 선원들은 선미에 있는 선원 침실에서 구조를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해경은 선원 침실에 선내 공기층인 '에어포켓'이 형성돼 선원 일부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통영해경 경비함정, 헬기, 122구조대, 민간구조대, 해군 등이 동원돼 구조와 수색작업을 벌였다.

통영해경은 이 어선이 현장을 지나던 부산 선적 278t급 예인선과 5천102t급 바지선을 연결한 예인줄에 걸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어선은 부산에서 거제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었다.

바지선은 예인선과 함께 거제 옥포항을 출항,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통영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운항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선박은 거제시 사등면 금포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한편 창원시는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했다.

■ 에어포켓이 3명 살렸다
 
거제 앞바다에서 꽃게잡이 어선이 뒤집어져 선장을 비롯한 선원 6명이 숨졌다. 그러나 선내에 형성된 공기층(에어포켓)에 있던 선원 3명은 1시간 30분을 버티다 목숨을 구했다.

당시 배에는 선장과 선원 등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선장 허모(51)씨와 선원 박모(42)·정모(30)씨 등 세 사람은 사고 발생 4분 뒤에 현장에 도착한 해경 경비함정 등에 의해 해상에서 구조됐다. 하지만 허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돼 해경 경비정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나머지 선원 8명은 배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잠수 수색을 전문으로 하는 해경 특수구조단이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했고, 대원 두 명이 선내로 진입했다. 배가 뒤집힌 상태여서 당시로서는 생존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했다. 실제로 이모(43)씨 등 5명이 에어포켓이 없는 부분에서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다 극적인 일이 일어났다. 잠수한 지 40여분 뒤 선미 부분에 에어포켓이 형성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가가보니 선원 침실 부분에서 윤모(35)씨 등 3명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수구조단 문병국 경장은 "생존자들은 마지막 남은 공기를 힘겹게 마시고 있었지만 사실상 거의 공기가 소진된 상태였고 기름냄새 등 오염된 공기로 인해 의식이 희박했다"며 "그래도 살아 있는 상태여서 급히 구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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