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료 정상화 요구"…칠천연육교 추락사고 "운송거부 중단 압박 사고"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6일부터 '운송료 정상화'를 요구하며 거제 대우조선해양 안 30m 높이 철탑 작업대(서비스타워)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경남지부 김철규(50) 지부장과 거제·통영지회 박준민(48) 지회장은 이날 새벽 점거 농성에 들어가며 "대우조선해양이 화물 운송료를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정상화하라"고 외쳤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 화물연대 거제·통영지회는 지난달 29일 대우조선 배차를 거부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화물연대는 대우조선해양 동문과 서문 등 출입구에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화물차량의 조선소 진입을 막으면서 경찰과 7일째 대치 중이다.

고공 농성은 이날 새벽 3시 45분 노조 간부 2명이 작업대 위에 올라가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이날 새벽 노조원 20명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진입로 중 한 곳인 열전교를 통해 조선소 안으로 진입했다. 이후 경비원들과 시비가 일었고 이 과정에서 경비원이 다치기도 했다.

진입한 노조원 중 김철규 경남지부장과 박준민 지회장이 고공 철탑 작업대 엘리베이터를 타고 30m 높이 꼭대기로 올라갔다. 꼭대기에 선 이들은 '운송료 인상'과 '생존권 보장하라' '대우조선은 협상에 나서라'는 플래카드 3장을 걸었다.

고공 작업대는 가로 5m, 세로 3m, 높이 30m의 철 구조물로 거대 선박의 벽면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든 장치다. 이동은 설치된 내부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화물연대는 "협의에 의해 운송료가 결정됐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유류 가격 하락을 이유로 지난해 5월에 5%, 6월에 2.5% 삭감 후 올 9월 다시 2.5% 등 모두 10%를 일방적으로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2012년 대우조선과 운송사 등 3자가 운송비와 관련해 3개월에 한 번씩 협의하기로 했지만 대우조선은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결과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현재 운송료 2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과 전남, 포항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전국 15개 지부장, 본부장 등 100여 명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각 출입구에서 파업 불참 화물차량의 대우조선 진입을 막으며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대우조선 동문과 서문, 고공 농성 중인 열전교 입구에 분산해 화물차 진입 시 일일이 도로로 달려나가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이들과 경찰은 24시간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조합원은 "밥 먹는 시간 외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화물차 진입을 모두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30년 이 일을 했다. 월 900만 원 매출을 올리면 유류비와 도로비, 보험, 수리비 등 경비로 600만 원 이상 지출된다. 나머지 300만 원으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운송비를 삭감한 금액 약 70만 원 정도를 빼야 순 수입이 된다. 차 하나로 사는 우리는 차량 감가삼각비를 무시하지 못한다. 목숨을 걸고 하는 일에 이 정도 삭감은 운전자에겐 너무 가혹하다. 대우조선은 협상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오는 8일 전국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대우조선으로 몰려와 파업을 지원한다. 이날 전국 화물차 파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유류 가격 변동에 따라 운송료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지역의 다른 조선소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화물연대 거제·통영지회 소속 조합원 진모(58) 씨가 몰던 40t 트레일러 차량이 난간을 뚫고 20여m 아래 바다로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 화물연대는 진모씨가 사고 전에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토대로 운송거부 중단 압박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 모씨는 한 조합원에게 '나 혼자 살자고 잠시나마 생각을 잘못해서 이렇게 되었다. 죽으나 사나 같이 행동했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동참해야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 칠천연육교 사고 현장
화물연대는 8일 오후 3시 대우조선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화물연대 조합원 등 10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국가 주요 방위산업체인 대우조선해양에 외부인이 무단 침입, 작업대까지 올라간 것에 대해 경비 소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경비원들이 김 지부장 등의 출입을 저지했으나 10여 명의 노조원들을 막지 못했다. 김 지부장 등 2명은 몸싸움이 벌어지는 사이 내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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