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늑장행정1]수월신시가지 기반시설 '미적미적'…생활하수는 다나까농장으로

▲ 거제시는 도로개설 목적으로 수월신시가지 입주민으로부터 80억원을 받아놓고 도로개설은 '차일피일'  

수월 신시가지에 두산위브 404세대, GS자이아파트 1,196세대의 입주가 완료됐고, 포스코더샵 473세대는 3월부터 입주가 되고 있다.

신시가지 3블럭에는 현대건설이 아파트를 짓기 위해 사업승인을 받았고, 청구빌라와 공동개발할 경우 당초 600여 세대보다 더 늘어난 아파트가 들어선다. 춘광아파트 등 기존 시가지를 합하면 2만여명이 넘는 시민이 거주하는 대단지 지역으로 변모한다.

하지만 거제시 늑장행정으로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거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거제시는 4개 구역으로 나눠진 지역의 아파트 건설업자에게 사업승인을 내주는 조건으로 폭 8~20m의 도로 2,032m를 개설하여 거제시에 기부채납토록 했다.

3블럭 현대건설 아파트 건설부지는 아직 아파트가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468m의 기부채납도로 개설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과 두산위브의 수월초등학교 구간을 제외하고, 건설업체들은 사업승인 조건에 걸려있는 기부채납도로를 빠른 시일 내에 개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주위로는 도로 개설이 비교적 정비돼 있다.

거제시는 건설업체가 개설해 기부채납도로와 별개로 4개 지구 사업시행자와 시공사에 기반시설부담금 명목으로 80억원을 부과시켰다. GS자이아파트 36억9천8백만원, 두산 위브 11억3천4백만원, 포스코더샵 17억1천4백만원원, 현대건설 14억5천4백만원이다. 거제시는 4개 업체의 기반시설부담금은 지난해 초 다받아들였다.

▲ 수월신시가지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개설해 기부채납하는 도로 외에도 80억원을 도로개설비용으로 현금 부담했다.
거제시가 지난주 일부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거제)시에서는 수월지역의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삼성쉐르빌아파트에서 신현교(수협) 앞으로 연결되는 우회도로(중로 3-5호선) 개설을 비롯한, 보건소에서 군부대 앞을 거쳐 포스코아파트방면으로 장기적으로는 문동방면으로 우회할 수 있는 중로 1-14호선(4차선), 보건소에서 자이아파트로 연결되는 중로 2-18호선(3차선) 개설사업 등 총 1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하여 시행 중에 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 왼쪽 하늘색 구간, 수협 앞 신현교에서 삼성쉐르빌 입구까지와 중간 두 갈래로 갈라진 하늘색 구간은 입주민들이 부담한 80억원으로 거제시가 개설·확장해야 하는 구간이다. 1블럭 보라색은 GS자이, 2블럭 짙은 붉은색은 두산위브, 3블럭 연초록색은 현대건설, 4블럭 분홍색은 포스코더샵이 자체적으로 개설해 기부채납하는 도로이다.
보도자료 내용 끝에 있는 "총 1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하여 시행 중에 있다"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거제시 예산 100억원을 들인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도로 개설비용은 이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분양가에 전가시켜 받아놓은 현금 80억원으로 거제시가 개설해야 하는 구간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부담한 80억원은 어디에다 다 쓰고 이제와서 거제시 예산 100억원을 더 들인다는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건설업체가 직접 개설하여 기부채납토록 한 도로도 입주민들의 분양가에 포함됐고, 거제시에 낸 80억원의 현금도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된 돈이다.

수월신시가지 도로개설비용은 거제시 예산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모두 아파트 입주민들이 부담하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도로를 빨리 개설·확장하라고 지난해 80억원의 돈을 거제시에 주었지만 '늑장행정'으로 차일피일 도로개설을 미루고 있어 사업비만 눈덩이처럼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보건소에서 GS자이아파트 쪽으로 내려다본 사진. 거제시가 3차선으로 확장을 해야하는 구간
거제시는 행정력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으면서도 도로 확장을 '보상 지연' 등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시간이 한없이 길어지다보니 보상비와 사업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업체로부터 받아놓은 기반시설부담금은 턱없이 모자라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거제시가 80억원으로 개설·확장해야하는 여러 구간 중 하나인 수협 앞 신현교에서 삼성쉐르빌 아파트 입구까지 새로운 도로개설도 시간을 끌다가 전체사업비가 120억원으로 높아졌다.

거제시는 수협 앞 신현교에서 삼성쉐르빌까지 사업비가 올라가자 지난해까지 하던 편입부지 보상을 미뤄놓고 급기야 고현항 인공섬 잔여 이익금으로 당초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늘려 개설하겠다고 이제는 고현항 인공섬 사업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 수월 양정 지역 생활 오폐수 다나까 농장으로 흘려들어

한편 도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상하수도 시설이다. 수월신도시 지역은 상수도 시설은 시 상수도관이 연결돼 수돗물 걱정은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2만 여명의 시민이 사용하고 쏟아내고 있는 생활하수 처리는 요원하다. 신현 연초 지역의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중앙하수처리장은 하루 처리용량이 1만5천톤으로 구 신현읍 전체 지역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의 절반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하수처리장으로 생활하수가 차집이 되고 있는 지역은 구 고현 지역, 장평동, 중곡동 지역에 한정돼 있다. 상동 문동에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 단지는 자체적인 정화시설을 갖추고 생활오폐수를 정화해 고현천으로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지난해 상동에 있는 모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 정화시설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 분뇨가 섞인 생활오폐수가 고현천으로 흘려들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수월 신시가지 지역도 중앙하수처리장으로 차집관로가 연결돼 있지 않아 아파트 단지는 자체 정화시설을 거쳐 우수관에 연결돼 수월천, 다나까 농장으로 생활하수를 흘려보내고 있다. 자체 정화시설 공사비는 아파트 입주민의 분양가에 고스란히 전가돼 있다.

▲ GS자이아파트 생활하수가 자체 정화시설을 거쳐 국도 14호선 아래로 다나까농장으로 흘려들어가고 있다.
수월양정지역에서 내보내는 생활하수가 다나까 농장으로 흘려들어오고 있지만, 다나까 농장도 대단위 성토계획이 잡혀 있어 성토가 이뤄지고 나면 생활하수를 저장하는 호수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커다란 인재가 우려된다.

여름 우수기에 상류에서 생활하수와 우수가 많은 양이 다나까 농장으로 유입되고 연초천의 만조시간과 겹칠 경우 생활하수와 우수는 인근 주택가 침수와 범람이 뒤따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덕산베스트타운을 덮친 후 수월양정 신도시 저지대 지역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다. 2003년 매미 태풍 때 덕산베스타운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긴 사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 내습 시 구 신현읍 지역에 침수된 지역
문제는 중앙하수처리장 용량을 지금보다 최소한 배 이상으로 증설해야 하는데도 예산 확보가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지난해 하수관거 편취사건 등으로 거제시의 하수행정 신뢰도는 땅바닥에 떨어져 감히 중앙정부에 가 예산 확보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
▲ 수월지역에서 다나까 농장으로 흘려들어온 생활하수 상태
고현천과 고현항에 마구 쏟아져 나오는 생활오폐수의 차집관로 정비공사를 위해 지난해 정부에 5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거제시 하수행정 불신으로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앙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은 요원하다. 이럴 경우 수월신시가지를 비롯하여 상동 문동 신시가지에 쏟아져 나오는 생활 하수가 고현만으로 흘려들어 생활 오폐수로 인해 구 신현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거제시 늑장행정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뒤따라야만 적극적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 생활하수가 다나까농장을 가로질러 덕산베스트타운 앞 소류지로 들어가기 전 하수관로 입구. 각종 쓰레기가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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