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불황 위기 극복,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 고현항 재개발 등 지역현안 녹록지 않아

2015년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밝았다. 거제의 새해 아침은 올해 벌어질 각종 난제를 떠올리면 녹록하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첫 번째 지역 경제 버팀목인 조선 산업이 최대 불황과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나마 지난해 수주를 초과 달성했다. 몇 년치 작업 물량을 확보해 다소 위안을 준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큰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었다. 어려움이 올해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초 경영진단,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무산, 목표치에 미달한 수주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나아가 노동자 협의회와 2014년 임금 협상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지난해 연말 정부가 발표한 사곡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개발 확정은 희망적이다. 사곡해양플랜트 국가 산업단지 지정 개발은 거제 100년을 위한 ‘담대한 도전’임에는 틀림없다.

▲ 사곡만에 거제 100년 대계를 세우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국가산업단지 개발까지는 어려운 난관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저유가(底油價)와 셰일가스(shale gas)가스 개발로 해양플랜트 국제 수요가 기대만큼 충분치 않다.

또 사곡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국가가 직접 시행하는 국가산단이 아니라 민관(民官)이 추진하는 ‘국가일반산업단지’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국가산업단지 명칭은 부여해주겠다. 대신에 거제시의 역량을 시험해 보겠다는 것이다.

사업시행 주체가 아직 없는 상태다.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소요될 산업단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절차가 쉽지 않다. 책임 시공을 맡을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각종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제일 큰 어려움은 공유수면 매립 허가를 받아내는 문제일 것이다. 지난해 17일 정부 발표에서도 해양수산부는 공유수면 매립 인허가가 들어오면 한번 ‘검토’는 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는데 그쳤다.

거제시도 사곡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공유수면 매립 인허가가 쉽지 않을 것임을 간파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거제시 부시장으로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출신이 부임했다. 해양 분야 전문가이며, 중앙 인맥이 튼튼한 김종천 해양항만과장을 승진시켜 해양조선관광국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몇 년을 끌어 온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도 올해 실시설계 승인을 거쳐 첫 삽을 뜰 것이다. 반대 대책위의 집단행동이 어디까지 이를지 예단키 어렵다. 시민사회가 양극단으로 갈라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난제다.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그동안 국방부와 끈질긴 협상을 통해 거의 마무리 단계인 지심도 이전은 큰 성과다. 외도보타니아에 버금가는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치밀한 관광객 유치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지세포 해양관광 휴양 특구 개발 마무리, 학동케이블카 설치, 장승포 유원지 조성,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 한화리조트 건설, 장목관광지 조성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거제 동서간 연결도로(명진터널)의 경우 국지도 노선 승격을 통한 사업비 확보, 올해 7월 설계가 끝나는 국지도 58호선 송정~문동IC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국비 확보 등도 과제다.

이밖에 서민 가계 부담을 줄이는 도시가스 지관(支管) 건설공사, 행정타운 조성, 여객자동차 터미널 조성, 사업용 차량 공영차고지 조성 등도 시급하다. 도농(都農)간 불균형 해소, 각종 복지 대책 등도 빠질 수 없다.

올해는 거제시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또 한 단계 더 도약(跳躍)할 것인가의 커다란 갈림길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올해 거제시민의 힘을 한곳으로 모으는 첫 가늠자 역할은 3월 11일 실시되는 농‧수‧축협 13개 조합장 선거다. 조합장 선거가 금권선거 등으로 얼룩질 경우 선거 후유증은 오래 갈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거제 발전의 올 한 해 ‘농사(農事)’는 흉작이 될 것이다. 거제 발전에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40여 명의 후보자들은 깨끗한 공명선거를 해야 할 것이다.

거제시는 지난해 ‘시민의식 개혁운동본부’를 출범시킬려다 시민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난관에 부딪혀 추진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누가 누구를 의식 개혁한다 말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에서 벽에 부닥쳤다.

차제에 ‘시민의식 개혁 운동본부’보다는 ‘거제 도시 경쟁력 높이기(UP) 시민운동본부’를 제안한다. 거제시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요인을 찾으면 수백가지가 될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시민 의식에서부터 공무원 자질, 시의원 등 정치인 자질, 지도층 솔선수범, 기초질서, 서비스업종 친절, 착한 가격, 물가(物價), 깔끔한 도로, 반듯한 환경 등 도시경쟁력과 관련되지 않은 요인은 없을 것이다.

도시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일류 거제! 함께 하면 이루어 집니다’의 거제시 슬로건처럼, 모든 시민이 함께 하면서 일류 거제를 만드는 방안을 찾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25만 거제시민의 대의기관인 거제시의회도 새해부터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초선 시의원의 경우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그동안은 거제시 행정을 숙지(熟知)하는 기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열심히 하지 않는 시의원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시민의 눈높이 정도만 의정활동을 하기 바란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내‧외 협력 업체 모든 관계자들은 조선산업 불황 파고를 넘기 위해 ‘사투(死鬪)’를 벌일 것이다. 여력이 없지만, 거제 현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기자 혹은 언론인도 예외일 수 없다. 기자 혹은 언론인은 오직 ‘기사’를 통해 뉴스를 만들고, 의제를 설정하고, 건전한 여론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기자의 땀이 베여 있는 ‘좋은 기사’가 거제발전에 빛과 소금이 됨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몇몇 언론인이 엇길이 바른 길인 양 시민에게 혼돈을 주고 있다. 기자 또는 언론인은 곁눈 팔지 않고 ‘역사적 소임(所任)’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올해는 양(羊)의 해다. 목표와 과정, 결과가 올바를 때 ‘진선진미(盡善盡美)’라고 한다. 선(善)과 미(美)에는 양(羊)이 있다. 25만 시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온 힘을 다해 선하고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 ‘희망의 2016년’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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