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가덕도 입지 단점 극복할 대안 될 수 있어…내만(內灣) 일본 간사이공항 '타산지석'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25일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어, 김해공항 등 영남지역 5개 공항의 장래 항공 수요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김해, 대구, 울산, 포항, 사천공항 영남권 5개 공항을 조사한 결과, 특히 지역 내 공항이용객이 가장 많은 김해공항의 경우 항공 수요가 연평균 4.7% 증가하여, 2030년 경에는 2,16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김해공항 2013년 이용객 967만명의 2.24배에 이르는 이용객이다.

국토부는 “장래 항공수요에 따라 김해공항은 2023년경부터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해 반해 대구공항은 2013년 108만명에서 2030년 278만명으로 증가폭은 김해공항보다 큰 2.57배이지만, 전체 이용객은 김해공항의 12.9% 수준에 그쳤다. 울산‧포항‧사천공항 세 공항 이용객은 2013년 83만명에서 2030년 103만명으로 증가폭이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이용객도 김해공항의 4.7% 수준이다.

국토부는 결론에서 “수요조사 결과 장래 항공수요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신공항의 입지, 규모, 경제성 등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위해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5개 지자체간 합의를 거쳐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을 착수할 계획이다”고 했다.

국토부는 사전타당성검토 용역 예산 20억원은 2014년 예산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신공항 입지를 놓고 ‘가덕도’, ‘밀양’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국토부는 5개 지자체간 합의가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급기야 영남권 5개 단체장들은 지난 1월 19일 대구 수성호텔에서 만나 ‘영남권 신공항의 성격‧규모‧기능 등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관한 사항은 정부가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결정하도록 일임한다’는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5개 단체장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 정부는 용역발주를 조속히 추진해 용역 기간이 1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 신공항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협조하며 ▲ 유치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3개항에 합의하고 정부에 조속한 신공항 건설 추진을 촉구했다.

이제 ‘칼자루’를 쥔 국토교통부는 남부권 신공항 입지를 ‘밀양, 가덕도’에 한정하지 않고, 영남권의 항공 수요를 처리할 공항기반시설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들여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부산일보는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여형구 2차관이 신공항 용역조사와 관련해 ‘가덕도와 밀양에 대한 입지 타당성 용역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자체가 염두에 두고 있는 지역(가덕도 또는 밀양)을 특정화하면 용역을 할 필요가 없다. 말이 안 된다”며 “공항을 계획하거나 운영할 때는 다 SOP(표준운영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부산일보는 또 여 차관이 “5개 시‧도 지자체장이 정부에 일임하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며 “공항의 규모나 역할 등도 모두 정부에 맡겼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여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영남권 5개 시‧도가 바라는 가덕도나 밀양에 신공항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제3의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일본은 오사카국제공항의 과밀화와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사카 도심에서 40㎞ 떨어진 바다를 매립하여 인공섬을 만든 다음 ‘간사이국제공항’을 건설했다. 1987년에 착공해 7년 만인 1994년 9월 4일에 개항했다. 간사이국제공항 면적은 510만3,000㎡(약 154만평)이다. 소음문제도 해결하고,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간사이국제공항은 2012년 기준으로 항공기 운항횟수는 연간 10만7791회, 여객수는 1705만4237명에 이르렀다. 2013년 967만명이 이용한 김해공항의 여객수 약 2배 수준이다.

▲ 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
남부권 신공항 입지가 정치적 이해 득실에 휘둘린 측면도 없지 않지만, 밀양 가덕도가 남부권 신공항의 절대적 입지 ‘우월성’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입지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밀양은 5개 시‧도에서 접근성은 양호하지만, 내륙에 위치해 공항을 건설할 경우 인근 산 정상을 절개해야 한다. 가덕도는 외해(外海)에 위치해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약점이다.

‘신공항 입지 제3의 대안’으로 진해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대두된다. 간사이 국제공항이 내만에 위치한 것처럼, 진해만은 내만(內灣)으로 태풍 해일 등에 안전하다. 태풍이 내습할 때 부산항 등 인근에 정박한 대형 선박들이 진해만으로 모두 피항(避港)하는 사례가 ‘진해만은 태풍‧해일에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 진해만 신공항 적정한 위치
또 진해만은 영남권 주요 교통축의 결절점(Node‧結節點)에 위치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대구~대동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가 지근에 있다. 또 국도 5호선이 창원 구산면에서 거제로 연결될 경우 대구~마산고속도로도 접근이 용이해진다. 건설이 논의되고 있는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이다. 물류 유통과 여객 수송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남권은 말할 것도 없고, 남해고속도로 등을 통한 호남권도 접근이 용이하다.

진해만을 중심으로 육지와 거제 등지에는 대한민국 기간(基幹) 산업이 집적돼 있는 곳이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녹산국가산업단지, 삼성중국가산업단지, 대우조선해양국가산업단지, 안정국가산업단지, 부산항 신항 등이 둘러싸고 있다.

영남권 인구는 부산 352만 명, 대구 250만 명, 울산 116만 명, 경북 270만 명, 경남 334만 명 등 1322만 명이다. 부산 352만 명, 경남 334만 명 등 686만명을 비롯해 울산, 대구, 경북 일부지역에서도 1시간 이내에 진해만 신공항에 접근이 가능하다. 나아가 전남 191만 명, 전북 187만 명도 접근이 용이하다.

7개 시‧도를 합치면 17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120만 명의 28.3%가 진해만 신공항 이용객이 될 수 있다.(시도별 인구는 다소 부정확할 수 있음)

진해만의 큰 넓이를 감안하면 간사이국제공항 510만3,000㎡(154만평) 보다 넓은 660만㎡(200만평) 크기의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의 두 배 정도 크기이면 신공항 면적으로 충분하다.

진해만 신공항 입지를 칠천도 옆 대광이도, 소광이도 인근 지역을 200만평 매립하거나 200만평 크기의 플로팅 공항을 만들 경우, 거제에 미치는 영향을 상상해보자. 거제와는 교량이나 침매터널 등으로 연결하면 되면 된다.

공항 건설이 본격화된다면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거제시의 품격이 한 차원 높아질 것이다. 또 공항 건설로 인한 각종 세수 증대는 말할 것도 없고, 거제시 인지도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거제를 방문하는 관광객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거제를 중심으로 영남권 호남권으로 연결하는 교통망은 가히 ‘혁명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1차적으로 공항에서 칠천도까지 교량이나 터널로 도로를 연결하고, 철도망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다. 기존 거가대교 통행량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통행료 대폭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창원 구산면에서 장목면 황포까지 국도5호선도 연결될 것이다. 통영~거제 간 고속도로 또는 통영~장평고개 간 국도14호선이 확장될 것이다. 최근 건설이 논의되고 있는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의 사업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돼 건설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19일 거제시를 방문했을 때 가진 기자간담회서 “‘신공항 문제를 밀양에 해야 된다. 가덕도에 해야 된다’ 주장해 본 적이 없다. 국가가 결정할 문제다. 국가 백년대계를 보고 신공항은 어디에 만들어야 할지 결정할 문제다. 거기에 지역이기주의가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홍준표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경남은 밀양을 지지한다’는 그 동안의 선입견을 뒤엎는 것이다. 진해만 신공항은 ‘국가 백년대계’에서 볼 때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공항입지다. 진해만은 또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조선을 지키기 위해 ‘종횡무진’ 활동한 곳이다. 세계로 뻗어가는 남부권 신공항 명칭은 ‘이순신 공항’으로 명명할 역사적 상징성도 넘친다.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거제시도 ‘거제 신공항’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쯤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추진해볼 사안이다. 거제시장 재선을 끝으로 새로운 정치적 행보를 계획하고 있는 권민호 거제시장도 ‘진해만 신공항’ 같은 큰 공약을 현실화시켜내면, 꿈꾸고 있는 일들이 수월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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