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소홀 틈타 70여 회 범행…비밀 탱크에 6억 원어치 숨겨

대형 조선소에서 건조한 배에 공급하는 경유를 상습적으로 빼돌려 시중에 유통시켜 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부산지검 형사1부(이현철 부장검사)는 대형 조선소에 공급되는 경유를 운송하면서 그 일부를 빼돌린 혐의(특수절도)로 급유선 선주 박 모(45) 씨를 구속기소하고 선원 등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이들이 빼돌린 경유를 사들여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장물취득 등)로 김 모(52) 씨를 구속기소하고 김 씨의 동생(46)은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거제시의 대형 조선소 두 곳에서 건조되는 선박에 경유를 운송하는 일을 맡으면서 70여 차례에 걸쳐 시가 6억 5천만 원 상당의 경유 433t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유사에서 받은 경유를 급유선에 싣고 운송하다 조선소 측 감독관 등의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급유선 내 안전 공간을 비밀 탱크로 활용해 기름을 빼돌렸고 감시가 허술한 날에는 급유선 내 급유탱크에 기름을 그냥 남기는 수법으로 기름을 빼돌리기도 했다.

이 부장검사는 "선박 급유량이 워낙 많다 보니 이들 일당은 급유 작업 때마다 매번 기름을 빼돌렸다. 비밀리에 현금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에 적발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경유가 빼돌려졌을 것으로 본다. 또 박 씨 등은 지난해 3월 정유사에 급유선 불법 개조 사실이 적발돼 영업정지를 받았지만, 영업을 재개하자 다시 범행을 계속했다. 선박에서 급유가 이뤄지다 보니 매번 급유량을 검사하기 어려운 허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김 씨 형제는 부산의 모 부두에서 대기하다 박 씨 일당이 빼돌린 기름을 싣고 오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넘겨받았고, 이를 시가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정박 선박들에 팔아치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씨 형제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 6. 30.자 9면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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