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소방서 구조대 소방교 어홍경

▲ 어홍경 소방교
새로운 마음가짐과 목표를 실고 출발한 2016년 병신년호가 출항한지도 어느 듯 한 달이 흘렀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면 민족최대 명절인 설을 맞이한다.
다른 이들에게는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이 많은 설 명절이겠지만 소방관인 나에게는 다른 이들의 아픔이 더 기억에 많다.

나는 대한민국 소방관이다.
이제 겨우 4년차를 지나온 새내기 소방관이지만 지난해 1월 1일부터 부여된 또 다른 나의 이름 '구조대원'은 시민들이 격지 말아야 할 수 많은 아픔을 함께 하게 했다.

화재출동! 구조출동 ! 구급출동 !
대한민국 전역과 경상남도 18개 소방서 스피커에서는 하루에도 수없이 출동 방송이 흘러 나온다. 사소한 신고에서부터 크게는 생명이 직결된 내용까지. 어느 것 하나하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 출동이지만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에 출동하는 사고는 가족들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더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통사고가 그렇다. 가족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향했던 고향은 즐거움과 함께 피로와 음주라는 선물도 함께 주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전불감증’이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 해 설에도 나는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했었다. 가족 친지들과 즐겁게 마신 음주가 사고로 이어진 가슴아픈 기억이다. 만약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아니 술을 마셨더라도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것이다.

‘안전불감증’이란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 ‘안전불감증’을 ‘안전에 대해서 느끼지(생각하지) 못하는 증세’ 라고도 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텔레비전, 인터넷 매체에서도 공익광고 및 선전, 프로그램들을 통해 ’안전불감증‘에 대해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보았다.

현장에서 직접 사고를 목격하는 나에게는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단어이고, 온 국민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단어이다.

안전불감증! 나부터 시작하는 ‘안전불감증’ 대비!
작게는 나의 생명부터 크게는 나의 소중한 가족, 더 크게는 타인의 생명까지 지킬 수 있다.
‘안전불감증’ 조금만 주의하면 멀어질 수 있는 단어이다.
2016년 병신년을 맞이하여 올 한해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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