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특수' 거가대교 개통 전철 밟지 말아야…'역사·생태관광지'로 개발해야

▲ 지심도 동백꽃(사진출처: 대명리조트 지심도 홍보 내용 중)
도로명 주소가 생기기 전 거제시 일운면에 있는 지심도의 옛 주소가 ‘지세포리 지심도’와 ‘옥림리 지심도’ 중 어느 것이 맞을까?

네이버(naver) 검색창에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지심도로 검색되는 반면, 다음(daum) 검색창에는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 지심도로 검색되기 때문이다.

일운면 주민센터에 전화를 해서 ‘지심도 주소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전화를 받은 공무원은 옆에 있는 동료 공무원들에게 물어물어 한참 만에 "‘옥림리 지심도’가 맞고, 도로명 주소는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길 31-2번지"라고 답했다.

또 2016년 거제시정 주요 현안 사업 가운데 ‘핵심사업’으로 분류된 13개 중에 ‘지심도 해상시험소 이전 및 관광 명소 조성’ 사업도 포함돼 있다.

왜일까? 지심도가 포함된 이유는 올해 10월이면 소유권이 거제시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소유권 이전 후 지심도 관광객 유치 전략과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경우 ‘거제 1천만명 관광객’ 시대 초석(礎石)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심도 소유권을 이전받기 위해 거제시가 그 동안 기울인 노력은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지심도 이전에 최종적으로 서명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2013년 6월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 거제시가 지심도 소유권 이전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 그 후 2013년 7월에 일운면 지세포 서이말 등대 인근 해상시험소 이전부지 매입, 2014년 10월 해상시험소 신축 허가 승인을 거쳐 지난해 8월 해상시험소 공사를 착공했다.

올해 7월이면 해상시험소 준공 및 장비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착공한 해상시험소 위치는 일운면 지세포리 산 48-13번지 일원 4,291㎡다. 서이말 등대 인근이다. 총공사비는 96억원으로 연면적 2,950㎡ 크기의 4층 건물이 주요시설이다.

거제시민은 2010년 거가대교 개통 때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어떠한 성과도 거둘 수 없다’는 ‘반짝 특수’ 교훈을 이미 경험했다. 지심도 소유권 이전도 마찬가지다. 지심도 소유권 이전과 연계된 관광객 유치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지 않는 한 이 또한 소유권 이전 전후 ‘반짝 특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심도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기가 ‘동백꽃 개화’ 전후로 한정돼 있다.

한해 100만명 내외 관광객이 1년 내내 찾는 ‘거제 관광 효자 상품’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지심도를 찾은 관광객은 외도‧해금강을 찾은 98만8,304명 관광객의 14% 수준인 13만4,140명에 그쳤다. 2014년 경우도 큰 차이가 없다. 외도‧해금강 92만2,994명에 비해, 지심도는 13만3,813명이었다.

외도보타니아가 1995년부터 관광객이 방문했다. 뛰어난 관광 상품을 가진 외도보타니아지만, 2000년에 들어서야 한해 100만명 관광객을 돌파했다.

‘100만명’이라는 숫자는 글로 표현하면 간단하지만, 실제 개별 관광지서 100만명 관광객을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창조적인 관광상품, 관광객 접근 시설, 각종 편의시설, 관광객 서비스 등 총체적이면 종합적으로 어우려져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거제시는 지심도 소유권 이전에 대비해 개발 방안을 찾기 위해 용역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에는 탐방로 및 등산로, 식물원‧꽃 공원 및 조각공원, 해양전망대, 군사문화유적 복원 및 해전역사전시관 등의 개발 구상안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거제시는 거가대교 개통 후 방치되고 있는 옛 장승포 여객터미널을 ‘지심도 유람선‧도선’ 터미널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으로 지심도 명칭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일도 중요하다. 일운면사(一運面史) 책에는 “지심도 지명유래는 문헌상으로 지사도(只士島‧경상도속찬지리지‧1469년)로 알려졌다가, 1670년 ‘여지도서’에는 지삼도(只森島)로 적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거제읍지‘, ’거제부지‘에는 지삼도(知森島)‧지삼도(知三島) 혹은 지심도(只心島)를 혼용하고 있다. 따라서 지삼도나 지심도는 한자마다 읽는 과정에서 바뀌었다고 보기엔 힘들고 섬의 자연적 변화에 따라 불렀다고 하겠다. 이전부터 지심도에는 각종 나무들이 울창하게 심어져 있었다고 했어 지삼도(지삼도)라고 불렀고, 이후 섬이 마음 심(심)처럼 생겼다고 지심도라고 불렀다고 한다”고 밝혀져 있다.

지삼도(只森島) 등이 지심도(只心島)로 변화되는 과정이 다소 비논리적이다. 지심도의 당초 이름인 ‘지사도(只士島)’에 연유해 ‘선비의 섬 지심도’로 부르는 것은 어떨지. 동백꽃의 특징은 한 겨울 혹한(酷寒)에도 한시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인고(忍苦)의 꽃을 피운다. 하지만 꽃이 지는 모습은 고고(孤高)하다. 만개한 꽃 상태서 송이채 땅에 떨어져 초개(草芥) 같이 목숨을 버린다. 선비의 모습 그대로다.

또 ‘마음 심(心)’자가 세 개 들어가는 한자는 ‘꽃술 예(蕊)’자가 있다. 동백꽃 군락지인 지심도여서 ‘마음 심(心)과 꽃술 예(蕊)’를 엮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 지심도에는 1912년 일본 해군이 ‘진해만요새사령부’를 설치하면서 거제도 전역이 ‘군용지’로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지심도는 일본군의 중요한 군사요새가 됐다.

일운면사(一運面史)에는 “일본 해군기지로 바뀌면서 지심도에는 군막사‧발전소‧병원‧배급소‧식당‧포대‧방공호 등 다양한 시설들을 만들었는데, 포대진지 4곳, 탄약고 2곳이 남아있다. 그 외 발전소, 발전소 소장의 집, 서치라이트 보관소, 방공호, 깃발을 세워두던 콘크리트 지지대, 방향지시걱도 남아 있다”고 했다.

일운면사(一運面史)에는 일본 유적에 대한 활용방안으로 “지심도 또는 거제시 전역에 있는 일제유적을 소개하는 박물관이나 자료관을 설치하여 역사적 자료(문서 및 사진)와 각종 유물을 전시함으로써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고 거제시민들에게 대중적 역사교육장소이자 역사테마 장소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고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했다.

거제문화원이 발간한 ‘거제지명총람’에는 역사적 고증이 필요한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내용인즉 “지세포 앞 큰 바다에 있는 면적 35만4,720㎡ 지심도는 동백섬이라 불리워지며, 초등학교 분교장이 있었다.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노래의 원섬이다"는 것이다.

동백아가씨와 섬마을 선생님은 이미자가 노래해 크게 인기를 얻은 대중가요다. 두 노래의 원섬이 거제지명총람 책에 나오는 것처럼 지심도로 밝혀질 경우 ‘스토리텔링’ 소재로는 더 이상 큰 소재가 없을 것이다.

지심도에는 1950년 한국전쟁 전후 국민보도연맹에 연루돼 희생당한 ‘민초의 한(恨)’이 아직도 구천(九天)에 맴돌고 있는 곳이다. 일운면사에 “1950년 7월 26일 국민보도연맹원 72명에 대한 '즉결처분‘ 명령이 떨어지자, (장승포) 거제경찰서 유치장에 감금돼 있던 보도연맹원을 경비선에 싣고 나가 1950년 7월 27일 새벽 1시경 일운면 지심도 앞바다서 해상에서 이들을 즉결 처분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일운면사에는 “당시 나란히 있던 3개의 유치장과 창고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있었으며 나중에 731명이 희생되었다는 말이 있었다. 시신들이 장승포 앞 바닷가와 구조라 앞 학동마을로 밀려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국민보도원을 몇 명 단위로 쇠줄에 묶어 ‘수장(水葬)’시켰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이 가장 많이 희생된 곳인 지심도에 공론을 거쳐 ‘추모비’를 세우는 방안도 고려해볼 가치가 충분하다.

조정제 시 해양관광국장은 “지심도를 역사와 자연생태가 공존하는 ‘자연친화적인 생태관광지’로 조성해, 거제시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만들 것이다”고 했다.

권민호 시장 또한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서 “섬의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보고(寶庫)이기 때문에 거제시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민호 시장, 조정제 해양관광국장 등 지심도가 거제시로 소유권이 이전되면 ‘거제 관광 대표 상품’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는 느낌이다. 그만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