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슨 20일 발표…일본, 구조조정·신기술 체력 보강…중국도 정부 지원 업고 고속 추격

▲ 삼성중공업 야드 전경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지배온 세계 시장의 지배 구도가 무너졌다.

국내 조선 3사는 선박에 최첨단 원격 제어 기술을 적용해 어려운 글로벌 조선업황 속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인력과 조직을 줄이는 사이 일본 조선소는 세계 3위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여기에 중국 조선소들이 전 세계 10위권에 대거 포진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 2월 기준 TOP10 수주잔량
20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조선그룹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그룹은 지난 2월 말 수주 잔량 기준 각각 882만5000CGT(표준화물 환산톤수, 204척)과 844만CGT(139척)으로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3위는 삼성중공업그룹이 아닌 일본의 이마바리 조선그룹이었다. 이마바리 조선은 수주 잔량 696만4000CGT(244척)로 4위 삼성중공업(508만1000CGT, 101척)을 압도적으로 앞질렀다. 이마바리조선은 지난해 2월 삼성중공업그룹을 제치고 3위에 오르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조선 빅3’의 세계 3강구도를 깼다. 이후 삼성중공업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점차 격차는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의 재팬 마린 유나이티드도 세계 10위(258만5000CGT, 73척)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조선 시장을 흔들었던 국내 조선 3사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불과 5~6년전만 해도 국내 대형 3사는 전 세계 수주 시장의 70%를 장악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이 40%, 한국과 일본이 각각 30%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도 안 됐던 일본이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체력을 보강한 뒤 한국을 넘어설 기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로 대규모 적자를 보는 동안 일본 조선사들은 엔화 약세와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신기술을 개발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요즘 공격적으로 수주물량을 쓸어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실적을 회복한 일본 해운선사들이 자국 발주량을 늘린 것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클락슨은 이번 평가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한국 조선 상황을 우려하며 "한국의 조선 3사가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으며 성동조선 또한 막대한 손실을 내는 등 어려움에 처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일본의 성장 뒤에 중국 조선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말 수준잔량 기준 5위는 양쯔쟝 홀딩스(331만1000CGT, 130척)였고 7위는 상하이 와이가오치아오(283만9000CGT, 74척), 9위는 후둥 중화(260만8000CGT, 55척)였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안정적인 수주를 받고 있어 일본 이마바리 조선처럼 조선 빅3 진입이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국 업체 중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6위(297만9000CGT, 136척), STX조선이 8위(261만2000CGT, 68척)로 10위권에 포진했으나 조선 수주에서 계속 밀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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