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2만4,111㎡ 받는 조건 아파트 단지 진입도로 보상비(100억원 넘어) 부담하겠다" 서명

거제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제1회 추경예산을 편성해 거제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추경 예산안은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제183회 거제시의회 임시회서 의안으로 다뤄질 것이다.

거제시가 편성한 추경 예산안 365억원 중에 장기공공임대주택(저소득층을 위한 300만원 아파트) 건설 91억 원 중 지방채 발행 20억원, 상문도시계획도로(대로 3-9호선) 개설 지방채 발행 23억 원이 포함돼 있다. 시민들은 이 추경예산안이 무엇이기에 지방채 발행까지 하면서 서두르는지 의아스러울 것이다.

■ 장기공공임대주택 건설 91억 원은 일명 ‘저소득층을 위한 300만원 대 아파트’ 사업 2016년도분 예산이다. 정확히는 90억7,000만원이고, 이중 국비 70억7,000만원과 지방채 발행 20억원이다.

장기공공 임대주택 건설 사업은 문동동 산 20-14번지 일원 1만5,784㎡(4,775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0층 아파트 4개동(棟), 575세대를 짓는 것이다.

이 중 영구임대주택은 전용면적 41.4㎡(12.53평) 200세대, 국민임대주택은 전용면적 59.7㎡(18.07평) 375세대를 건립한다. 건물 연면적은 4만39㎡다. 평수로는 1만2,112평이다.

▲ 공공 임대주택 조감도(붉은 선안). 공공임대주택 왼쪽 3개 동을 제외하고는 현대아이파크 2차 1,279세대.
총 사업비는 483억3,900만원이다. 이중 국비는 282억8,000만원이다. 거제시비는 지방채 20억원과 거제시예산 94억1,100만원을 합쳐 114억1,100만원이 들어간다.

추후 입주자가 부담해야할 임대보증금은 86억4,800만원이다. 영구임대주택 입주자는 세대당 임대보증금을 200만원 부담하고, 국민임대주택 입주자는 세대당 임대보증금을 2,200만원씩 부담한다. 월 임대료는 영구임대는 4만원, 국민임대는 15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확보한 예산은 국비 56억5,600만원, 거제시비 12억9,000만원을 합쳐 69억4,600만원이다. 여기에 이번에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예산안 90억7,000만원을 합쳐 160억1,6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추후 323억2,300만원이 더 들어가야 한다. 국비 155억5,400만원, 거제시비 81억2,100만원, 임대보증금 86억4,800만원이다.

총사업비 중 순수공사비는 422억8,900만원이다. 설계비‧감리비 등 용역비 35억원, 불입금‧분담금‧폐기물 비용 1억5,000만원, 기공식‧준공식비용‧복구비‧수수료‧인증비용‧예비비 등 24억원이다.

거제시는 순수공사비 422억8,900만원에다 건물 연면적 4만39㎡(1만2,100평)를 나누면 3.3㎡(1평)당 공사비가 349만5,000원 들어가기 때문에 ‘300만원대 아파트’로 표현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 483억3,900만원으로 건물 연면적을 나누면 3.3㎡(1평)당 공사비가 399만1,067원이다.

거제시는 추경예산이 확보되면, 올해 6월까지 시공사 선정에 이어 곧바로 공사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낸 상태다. 내년 3월 입주자를 모집하며, 오는 2018년 8월 준공할 계획이다.

■ 이번 추경예산안에 상문도시계획도로(대로 3-9호선) 개설비용 23억 원 지방채 발행 동의안이 포함돼 있다. 폭 25m인 상문도시계획도로 대로 3-9호선은 시작 지점이 수양동 맑은샘병원 입구 4거리서, 양정 들판을 가로질러 상문동 삼룡초등학교 뒤편 안압지 식당까지다.

현재 이 도로는 수양동 4거리 지점서 GS자이아파트 동문지점까지 확장돼 있고, 예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개설이 미뤄지고 있다.

그런데 거제시는 수양동 GS자이 아파트 측은 그대로 두고 ‘상문동 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건립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로 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서 양정마을 끝까지 3-9호선 2,110m를 폭 25m로 빨리 확장하겠다고 나섰다.

이 구간은 두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2공구는 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서 양정저수지까지 1,1170m다. 1공구는 양정저수지서 양정마을 끝까지 940m다

▲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적으로 그린 도면. 상세 노선은 다름.(붉은 선이 상문도시계획도로 2공구, 파란색이 상문도시계획도로 1공구).
2공구 전체 사업비는 178억원이다. 이중 보상비는 121억원이다. 공사비는 용역비 1억원을 포함해 57억원이다. 문제는 전체 사업비 178억원 중 공사비 28억원과 용역비 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49억원을 전액 거제시비로 부담해야 한다. 29억원은 현대 아이파크 2차 사업자가 부담한다.

거제시 예산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공구에도 있다. 1공구 전체 사업비는 87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상비 56억원과 공사비 31억원이다. 보상비 56억원 중에서 거제시는 29.5%인 17억4,050만원을 거제시비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1공구‧2공구를 합치면 거제시 예산이 166억4,05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돈은 1‧2공구 합쳐 100억원 정도다.

거제시는 “토지매입비, 공사비 등 사업비가 과다하게 필요함에 따라 조속한 사업추진을 위하여 지방채 발행안에 대해 의회 의결을 얻고자 함이다”고 했다.

거제시는 지금까지 거제시내 곳곳에 들어선 대다수 아파트 단지에 진입도로 개설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토록 했다. 또 사업자가 진입도로 개설 후 거제시에 기부채납 조건을 달았다.

수월신시가지 조성 때 두산 위브, GS자이, 포스코 더샾, 현대힐스테이트 사업자에게 단지 진입도로 중 일부를 직접 개설해 거제시에 기부채납토록 했다. 또 4개 사업자로부터 기반시설부담금이라는 명목으로 70억원을 받았다.

상문동 대단지 아파트 단지에도 허가를 주면서 진입도로를 개설해 기부채납토록 했다. 어느 아파트치고 예외는 거의 없었다. 최근 벽산솔렌스힐 1‧2‧3차는 말할 것 없었다.

상문동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고현천변 대로 2-2호선 470m와 중로 1-18호선 210m 개설이 시급하다. 총 129억6400만원 예산이 들어간다. 두 도로 개설에 들어가는 비용 중 거제시는 22억7900만원을 부담한 반면, 거제더샆블루시티조합에 55억9200만원, 대우센트럴 푸르지오 32억7100만원, 벽산솔렌스힐 4차에 18억2200만원 각각 부담시켰다. 민간사업자가 부담한 도로 개설비용은 결국 입주민들의 아파트 분양가에 전가된다.

최근 용산마을에 분양한 현대힐스테이트도 진입도로 개설 기부채납 등 기반시설 부담금이 너무 많아 불만이 제기됐다. 개설비용은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돼 입주민들이 비용을 부담했다.

그런데 공공임대주택 단지가 있기는하지만, 거제시는 유독 양정동 현대아이파크 1차(995세대), 문동동 현대아이파크 2차 아파트(1,279세대) 진입도로인 3-9호선 개설에 거제시가 지방채까지 발행하면서 발벗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시 당초 거제시는 양정동 현대 아이파크 1차 아파트와 문동동 현대 아이파크 2차 아파트 허가를 주면서 사업자가 진입도로를 개설해 기부채납토록 사업 승인 조건을 부과했다. 현대 아이파크 1차는 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서 양정동 사업지까지 폭 8m 도로를 개설토록 했다. 현대 아이파크 2차는 전체 세대수를 감안할 때 폭 20m 도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서 현대 아이파크 2차 단지 입구까지 이미 현대 아이파크 1차가 개설토록 한 8m 외 폭 12m를 더 개설토록 했다. 지방채 발행까지 할 필요없이 그대로 내버려두면 된다.

▲ 양정동 현대아이파크 1차 공사 현장
▲ 문동동 현대아이파크 2차 공사현장
여기에는 거제시가 평산산업으로터 2만4,111㎡를 기부채납받는 조건으로 협약서를 쓸 때 권민호 거제시장이 서명해준 조건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협약서 구체적 내용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2013년 3월 11일 권민호 거제시장과 평산산업 관계자는 양정‧문동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부지 기부채납 등의 협약서를 썼다.

협약서에 거제시는 첫 번째 양정동 일원 189,000㎡의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변경 및 지구단위계획 구역의 지정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에 따른 행정적 절차 이행을 맡는다고 서명했다.

이어서 거제시는 사업지까지 원활한 진‧출입을 위해 지방도 1018호선(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 입구서)에서 (현대아이파크 2차) 사업지까지 법적 기준의 도로 확폭의 도로 개설에 따른 편입 부지 보상 및 취득, 관계 법령에 따른 토지의 수용 및 보상에 관련한 업무를 맡는다고 약속했다.

단서 조항에 기존 타 사업장의 기반시설 부담분(도로 확·포장 공사 B=15의 보상 및 시공<현 도로 8m 포함)은 제외한다고 밝혀놓아, 이 문구 해석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말하는 '타 사업장의 기반시설 부담분'이 현대 아이파크 1차, 현대 아이파크 2차가 부담해야 하는 기반시설 부담금인지 명확치 않다.  단서 조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거제시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몫이 크게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

평산산업은 거제시가 이같은 편의를 봐주는 댓가로 사업부지 안 공동주택 건립 가능부지 24,111㎡(7,294평)를 부지조성(토목공사) 완료하여 거제시에 기부채납한다. 또 거제시에서 취득한 진입도로의 공사를 주택건설 사업의 사용 검사 신청 몇 개월 전까지 마무리 한다는 것이다.

▲ 갑의 업무가 거제시 업무다. 1. 갑의 업무 중 나항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 2013년 3월 11일에 작성한 협약서와 협약서 서명 장면, 협약서 서명 후 기념촬영
결국 협약서 조건, 도로 확장 편입부지 보상 및 취득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의 세금이 166억4,050만원이 들어간다. 물론 여기에는 두 아파트 단지가 개설한 후 기부채납하는 도로에다 대로 3-9호선 넓이에 맞는 25m로 확장하는 보상비‧건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거제시가 부담해야 할 166억4,050만원은 엄밀히 비교하면, 거제시가 기부 채납받은 2만4,111㎡의 땅값으로 봐야 할 것이다. 거제시가 쏟아부어야 할 166억4,050만원 예산으로 기부채납받는 2만4,111㎡의 땅값을 계산하면, 3.3㎡(1평)당 228만1,527원이다.

공공임대주택 건설 전체 사업비 483억3,900만원이다. 사업비를 공공 임대주택 건물 연면적 4만39㎡로 나누면 3.3㎡(1평)당 공사비가 399만1,067원이다.

여기에 대지비나 다름없는 166억4,050만원, 3.3㎡(1평)당 228만1,527원이 전체 사업비, 평당 공사비에 더해진다면 거제시가 그동안 강조했던 ‘300만원대 아파트’는 현실과 동떨어진다.

9일부터 열리는 거제시의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먼저 거제시장과 민간 사업자가 맺은 협약서의 법적 효력 유무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두 문항의 협약서 내용을 토대로 수백억원의 시민 혈세를 지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대두된다. 만약에 협약서가 법적 효력을 가지지 못할 경우 지방채 발행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시의회가 지방채 발행에 먼저 선뜻 동의해주고, 나중에 협약서가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결론이 날 경우 시의회는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또 만약에 협약서가 법적 효력을 가질 경우, 이같은 일은 앞으로 좋지 못한 선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 거제시장마다 시민의 세금을 물쓰듯 하는 ‘협약서’를 남발하게 될 것이다. 거제시의회 역할이 한결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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