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신서용 기자…다양한 콘텐츠 개발해야

▲신서용 기자
본격 피서철이면 전국에서 해마다 100여만 명의 피서인파가 거제를 찾고 있다. 거제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500만 명 내외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강릉 경포대의 한여름 피서철 인파에 불과한 숫자이다.

거제시가 관광 거제를 표명하면서 도시의 여기저기에 관광 휴양도시, 관광 해양도시라는 선전물은 요란하지만 실제로 관광소득으로 얻는 지역경제의 규모는 지역 내 소재한 대우와 삼성 양대 조선소가 기록한 지난해 수주 300억 달러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하다.

더욱이 거제의 관광자원 대부분이 바다와 관련한 것들이라 한여름 성수기만 지나면 관광객의 발길은 뜸해지게 마련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여름 장사로 한해를 버텨야 하는 관광산업 종사자들이 바가지요금 유혹을 안 받을 수 없어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게 거제관광의 현주소다.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거의 정해져 있다. 해수욕장에서 수영하거나 외도 보타니아를 찾고 가족들과 함께 거제포로수용소 유적지나 어촌민속박물관, 조선사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게 고작이다. 이 정도의 콘텐츠로는 거제시가 내세우는 관광 거제의 미래를 장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관광인구 연간 1000만 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현재의 관광지나 정책으로는 미흡하다.

▶초라한 경제효과…다양한 콘텐츠 개발해야

결국 단순히 눈으로만 보이는 곳이 아니라 머리를 통해서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가슴을 통해 느낄 관광 콘텐츠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거제의 풍광과 친절한 인심 속의 며칠이고 관광과 휴양을 겸해 머물 수 있는 그런 관광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찌든 일상을 한순간 내려놓고 자신을 재충전하는 그런 곳으로 만들어야 거제 관광의 미래가 보장된다. 각종의 수준 높은 문화적 이벤트가 연중 열리고 관광객은 틈틈이 원하는 영화나 연극을 보고 음악회에도 가고 바다에서 요트도 타고 행글라이더나 경비행기로 하늘을 날기도 하면서 잠수정으로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관광기반 시설이 조성돼야 한다.

한편으로는 야심찬 관광개발계획을 세워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관광산업을 저해하는 각종 불필요한 규제들을 풀어야 하며 관광특구지정 등의 문제도 심도있게 연구돼야 한다.

시가지 또한 관광과 휴양에 적합하도록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시민들이 관광산업을 통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줘 스스로 협력하게 하여야 한다. 특히 시장은 각종 관광산업 유치를 위해 발로 뛰고 의회는 적극적 협력자로 공무원은 관광산업을 연구하고 이를 지원케 해야 한다.

▶의욕만 앞서 천혜의 절경 훼손해선 안돼

하지만 관광산업을 빙자한 무분별한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 개발이 관광지의 가치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 시설투자에만 서둘러서는 안 될 것이다.

'관광산업이 관광을 파괴한다'는 금언을 새겨야 한다. 관광개발은 치밀한 계획과 투자가 요구되는 고도의 하이테크이다. 거제를 국제적 관광지로 만든다는 의욕만 앞서 천혜의 절경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거제의 관광개발은 거제의 자연가치를 높이고 꾸준히 보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거제는 거제만의 개발 비전을 갖고 그런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지금 거제는 소득 3만 달러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소득지수는 거의 전적으로 조선산업의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관련 연구기관이나 단체에서는 과잉 중복투자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조선산업 이후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년 12월이면 부산 가덕도와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완공된다. 대우와 삼성 양대 조선소의 호황에 안주하기보다는 천혜의 관광지 거제도를 머물다 가는 사계절 관광지로 변모시킬 정교한 방안을 찾아야 거제의 미래가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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