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오만 호텔 사업 등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사기대출도 조사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남 전 사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우조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으며 이 시기 회사 부실경영·분식회계 총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7일 오전 9시30분 남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남 전 사장은 이날 예정된 시간에 맞춰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7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과 대우조선 감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재임시절 부실경영으로 회사에 약 8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끼쳤다. 남 전 사장은 2011년 7월 대우조선이 삼우중공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배권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잔여지분까지 기존 주식 매입가격의 3배 상당인 190억원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2007년 대학동창 정모씨(65)가 운영하는 해상화물운송업체 휴맥스해운항공의 자회사 인터렉스메가라인 등에 자항식 대형수송선(이하 자항선)을 이용한 해상운송을 위탁하면서 10년간 독점적 이익이 보장되는 특혜성 수의계약을 해 줬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정씨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대가로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0~2011년 물류비용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부산국제물류(BIDC)를 인수, 이 업체에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불필요한 일괄적 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보다 10%가량 인상된 운송비를 지불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IDC가 챙긴 운송비는 2010년~2013년 120억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 전 사장은 BID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으로 가장해 10억원 가량을 투자했으며 이 차명주식을 이용해 수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은 유명 건축가이자 디에스온(DSON)의 대주주인 이창하씨(60)와 관련된 의혹 역시 살펴보고 있다. 남 전 사장은 2010년 오만에서 선상호텔 사업을 벌이면서 크루즈선을 매입했다가 400억원의 적자를 낸 뒤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또 2007년 당산동 복합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씨 회사를 시행사로 선정해 토지매입자금·공사비를 지원한 뒤 200억원 이하 규모로 건물은 분할매수해 이사회 결의를 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로 근무하고 있던 이씨가 이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남 전 사장에게 넘겼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남 전 사장은 이같은 개인 비리 외에 2006년~2012년 사이 벌어진 대우조선의 분식회계·사기대출의 총책임자로도 지목되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의 후임자인 고재호 전 사장(61) 재임 시기인 2012년~2015년 사이 벌어진 분식회계 규모를 5조4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회사의 재무 업무 등을 담당한 직원들이 성과급이나 경영진 평가를 좌우하는 목표 실적을 맞추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 남 전 사장 시기 이뤄진 분식회계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또 분식회계로 만들어진 자료를 통해 산업은행 등 여러 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을 '사기대출'로 규정하고 사기대출 규모 역시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정씨부터 배임증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위조 교사 등 혐의로 먼저 구속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을 상대로 재임기간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경위, 분식회계 규모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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