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인
‘민중행정’, ‘참 공무원 운동’에는 공무원노조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담겨져 있다.


국민을 위해 복무하는 새로운 공직사회의 상인 ‘민중행정’과 시민행정의 실현을 위해 실천하는 새로운 혁신운동인 ‘참 공무원 운동’을 제안하며 우리는 왜 공무원노조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말하고자 하는가.

그 이유는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지 않고는, 현재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없이는 한걸음의 전진도 없다는 진실 된 자기고백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어제


“공무원도 노동자다!”고 외치며 우리는 직장협의회를 만들고 연합체를 만들고 단일노동조합을 건설하였다. 공무원노조는 그 역사가 채 10년이 되지 않음에도 급속도로 성장하였다. 우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조직을 건설하였고 총파업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만들기도 했다.

지금도 건설의 역사와 함께했던 동지들을 만나보면 “6.9 창원대회의 가슴 벅참”, “3.23 창립대의원대회의 스크럼속의 감격의 눈물과 동지애”, “수배와 구속, 징계와 파면 속에 고통을 딛고 일어섰던 기억”, “총파업 선언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동지, 각종 합법, 비합법 투쟁의 준비과정과 그에 숨겨진 비사, 간부의 헌신에 믿음으로 화답한 조합원들의 얼굴들, 건설과 투쟁의 과정에 만나고 성장하고 함께 눈물 흘리고 어깨 걸었던

동지들의 이름들... 지금은 전설처럼 이야기하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추억이자 자랑인 우리 동지들의 역사이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그러한 회상이 성장의 동력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오늘 조합원 동지들에게 되묻는다.


“오늘 조합원 동지의 모습을 5년 후 10년 후 전설처럼 추억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왜 공무원노동조합을 만들었는가? 우리는 공무원노조를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그것은 조합원들의 힘이었다. 선진 활동가 선배들의 앞선 실천과 헌신에 14만 대오로 화답하였던 조합원들의 힘이었다. 정말 분하고 억울하고 답답했던 마음에 청량제와 같은 것이 공무원노조의 깃발이었던 것이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관료주의에 찌들고, 줄서기, 불합리한 관행, 무사안일이 넘쳐나던 자신의 일터, 공직사회의 썩은 병폐를 바꾸고 싶었던 것이다.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행복한 직장은 아니었던 우리의 일터를 보람 있는 일터, 참 노동의 현장으로 만들고 싶었던 조합원들의 요구의 결집이 바로 공무원노조의 건설이었다.

일터를 바꾸고, 행정을 바꾸고, 공직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조합원의 열망과 운동의 요구가 정확히 일치하여 탄생된 작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진심이요 경험 속에 탄생한 피어린 강령이다.


공무원노조의 오늘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2006년과 2007년을 달구었던 법외, 법내 논쟁의 본질은 자존과 굴종의 대립이 아니었다. 무엇이 진정한 원칙인지 모른 채 원칙은 화석화 되었고 그 사이 조합원은 등을 돌렸다.

중요한 것은 왜 등을 돌렸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탄압에 대한 버거움도 아니요 합법주의의 유혹도 아니었다. 공무원노조에서 자신의 인생을 걸 희망을 찾지 못해서였다. 조합원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해서였으며, 내가 주인이 되어서 할 일을 찾지 못해서 오는 피로감이자 괴리감이었다.


공무원노조 분열의 근본원인은 조합원을 투쟁의 주인으로 세우지 못하고 대상화하고, 대중조직을 사조직처럼 운영한 일부 간부들의 잘못된 대중관, 조직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이는 역으로 말해 조합원을 주인으로 섬기고 더디 가더라도 그들과 함께 투쟁을 만들고, 민중들 속에 지지받고 함께 투쟁하는 대중노선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혹하게 평가하자면 조합원을 주인으로 민중의 희망으로 거듭나겠다고 2007년 6월 새롭게 출발한 민주공무원노조 역시 정체되어 있다. 조직을 복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지금 빛을 내고 있고, 교섭투쟁을 통해 다시 조합원의 힘을 결집시키고 있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

사업에 임하는 관점과 태도, 일하는 방식, 사업방식과 사업전개력, 간부들과 조합원의 관계 이 모든 것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합원은 조합에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해결점을 찾고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20만 조직건설은 오지 않는다.


공무원노조의 미래


공무원노조 건설의 첫 마음으로부터 다시 출발하자는 것이다.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의 강령 속에 우리는 수많은 성과를 내었지만 아직 구호에 그치고 있으며, 그것을 보다 구체화하고 정책대안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조합원 스스로의 실천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공직사회 개혁을 보다 구체적인 일감으로 만들고 정형화하는 실천으로 ‘민중행정’을 제안하는 것이다. 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행정, 정권의 하수인, 대리집행자가 아닌 공무원노동자가 행정의 주인으로 바로서는 행정, 노동자 서민의 의사가 존중되고 반영되고 함께하는 민중이 주인 되는 행정, 전시행정·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국민의 곁에 찾아가는 행정, 무사안일·부정부패와는 한 치의 타협도 용서하지 않는 행정, 사회양극화로 고통받는 노동자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정으로 행정의 구조, 체계, 운영, 대 시민 접근방식을 혁신하는 행정이 바로 ‘민중행정’이다.


또한 시민을 위한 행정은 시민을 위해 희생하는 행정이 아니다. 행정을 시민의 편에 세우고 시민을 위한 행정을 만드는 것은 우리 일터에 몰아치는 광폭한 신자유주의의 바람을 막아내는 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공직사회 신자유주의라 불리우는 ‘신 공공관리’에 대한 대항마요 대안이 ‘민중행정’인 것이다.


구체적인 과제 설정의 첫 걸음은 조합원과 시민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에 두고자 한다. 좋은 정책은 열린 두 귀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말이 있다. 조합원과 시민들의 소중한 의견을 모으고, 사소한 것이라도 현장에서 바꿀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실천의 과제를 만들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대안은 대안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 공무원 스스로의 실천으로 만들 수 있는 과제가 나와야 한다.


그래서 조합원들부터 시작되어 확산되는 혁신운동으로 ‘참 공무원 운동’을 제기하는 것이다. 참 공무원운동은 민중을 위해 복무하는 ‘민중행정’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무원노동자의 새로운 실천운동이자, 공무원노조 건설과 강화의 역사를 냉철히 평가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조합원으로부터, 시민의 곁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와 결심의 실천운동이다.

 그 과정에 공무원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함께하는 실천운동인 것이다. 무엇보다 거제시공무원들의 치열한 사색과 과감한 시도가 요구되어 진다.


조합원들 1분의 사색과 실천의 한걸음이 민주공무원노조의 새로운 전진의 역사가 쓰여 질 것이고, 이 운동이 바로 민주공무원노조 거제시지부 조합원들의 혁신이라 확신한다.
(노성인 거제시청 주택과근무/ 행정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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