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노동자단체, 17일 경남도청서 기자회견…'철야 농성'…회사 대표 '검찰 고발'

- 박모 대표 "퇴직금 (미지급) 부분은 전 재산 내놓겠다"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업체였던 (주)천일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7억원)과 퇴직금(20억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파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주)천일기업 노동자 비상대책위원회와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17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이날 오후부터 삼성중공업 정문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 주)천일기업 노동자 비상대책위원회와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17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천일기업 노동자들은 18일 오후 통영검찰청 앞에서 박모 천일기업 대표와 대표 아들을 업무상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임금을 체불한 박 모 대표를 구속 수사하라’는 탄원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이들은 17일 기자회견에 “삼성중공업과 천일기업은 7월분 임금과 퇴직금 등 약 27억원의 체불 임금을 지불하라. 삼성중공업은 천일기업 노동자들이 다른 사내하청기업으로 고용 승계 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이어서 “삼성중공업은 ‘천일기업 노동자 비상대책위’ 위원에 대한 불법적인 취업방해를 하지 말라. 노동부와 검찰은 임금체불, 비리 경영 책임자인 천일기업 박 모 대표와 아들을 구속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천일기업 노동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회사가 어렵다며 지난 5월에는 임금삭감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열심히 일했는데, 박 모 대표는 진난 7월 18일 느닷없이 ‘7월 31일자로 회사를 폐업하고 청산한다’고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260명 노동자가 지난 7월에 일한 임금만 약 7억원이다. 그리고 160명 노동자의 퇴직금은 20억원 가까이 된다. 또 노동자 임금에서 (이미) 공제하고도 납부하지 않은 두달치 사회보험료가 2억원이 넘는다”고 받지 못한 체불임금과 퇴지금이 27억원이다고 했다.

이들은 “(박 모 대표가) 2년 전에는 20억원의 회사 돈을 빌려 사등면 아파트 건설에 투자해 손실을 봤다”며 “대표이사가 회사서 빌려간 돈이 25억원이고, 갚아야 할 이자도 2억5천만원에 달한다”며 “회사 돈과 자산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회사에 총무로 근무한 박 모 대표의 아들 관련 문제점도 덧붙였다. 이들은 “회사가 어렵다며 노동자 임금은 삭감하면서, 올해 1월부터 아들 월급은 300만원서 800만원으로 인상해 지급했다. 또 아들은 회사 소유차(BMW 320d)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아들은 지난해 2월 2억3,100만원에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런데 회사 폐업 통보 5일 전인 지난 7월 13일 아파트에 설정된 근저당권(채권 최고액 1억5,600만원)을 말소했다. 근저당 말소 비용 1억3,000만원의 출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천일기업 노동자들은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천일기업 노동자들은 “박 모 대표는 삼성중공업의 불법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추진 중에 있다며 노동자들에게 서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의 불법적인 기성금 후려치기를 통한 부실 떠넘기가 천일기업 폐업의 한 원인이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측은 이에 대해 “협력회사와 상호 협의하여 기성계약을 체결하므로 일방적인 단가 조정은 있을 수 없다. 또한 협력 회사에 지급해야 할 기성금은 지체없이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 천일기업의 사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7월 기성금을 압류한 상태여서 삼성중공업은 기성금을 지급하고 싶어도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며 “지금이라도 천일기업 근로자들이 7월 기성금에 대해 압류 신청을 하면 임금 채권이 여타 채권보다 우선함으로 기성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삼성중 측은 “(이미 지급한 모든) 기성금에는 퇴직금이 포함돼 있었으므로 천일기업 박 모 대표는 그동안 적치(積置)한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모 천일기업 대표는 '7월 임금은 기성금을 받으면 다 지급할 수 있지만 압류 등에 문제가 있다'며 '퇴직금 부분은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박 모 대표는 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아들이기 때문에 월급을 올린 것이 아니라 그 앞에 근무했던 사람이 그 금액 이상을 받았다. 대외적 업무까지 보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올라오면 지급을 해줘야 한다. 갑자기 지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투자손실 의혹에 대해서는 '사원 기숙사가 부족해 저렴한 단가로 사원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했지만 능력이 되지 않아서 빠졌다'고 밝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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