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親朴) 對 조선일보' 헤게모니 쟁탈전 점임가경(漸入佳境)…김진태 "송희영, 2억대 향응 받아"

■ '초호화 외유' 의혹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직 사임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58·여)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초호화 외유'를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아온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29일 주필직에서 물러났다.

송희영 주필은 이날 입장 표명을 통해 "최근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수사 과정에서 저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된 것을 보고 저는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주필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주필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송 주필은 이어 "이번에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의혹에 휘말리게끔 된 저의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남상태(66·구속기소)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박씨와 유력 언론사의 논설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닌 사실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또 29일에는 송 주필의 실명을 공개한 뒤 "당시 여행일정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 영국 런던 등 세계적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다"면서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항공권 일등석도 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송 주필은 이에 대해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 당시 대우조선 공식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라며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이었다"고 해명했다고 조선일보 관계자가 지난 26일 밝힌 바 있다.

▲ 김진태 의원
■ 김진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2억대 향응 받아"…"초호화 요트에 골프관광도", 친박-조선일보 '전면전' 돌입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대우조선해양의 호화전세기에 탑승한 유력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력언론사 언론인'의 호화전세기 탑승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유력언론인의 실명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더 나아가 조선일보측의 비공식 해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의원은 “그(송 주필)는 그리스 국가 위기 당시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으로 그리스에 갔었고, 전세 비행기에 타기는 했지만 이용거리 계산하면 200만원대라고 밝혔지만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실은 그와 다르다”면서 “당시 여행일정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또 영국까지 포함돼 있었고 나폴리 소렌토 로마 등등 세계적인 관광지 위주로 짜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임대 전세기. 사진=김진태 의원실 제공
그는 더 나아가 “초호화 요트, 골프관광에다 유럽왕복 항공권 1등석도 회사(대우조선해양)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초호화 요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접대 받았다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주장하는 호화요트. 김진태 의원실 제공
그는 “초호화요트를 빌려서 나폴리에서 카프리를 거쳐서 소렌토까지 운행했는데 유럽의 부호들이나 사용하는 이 초호화판 요트를 하루 빌리는 돈이 2만2000유로, 당시 환율 기준 한화 3천340만원”이라며 “일반 시민들의 연봉 수준의 돈을 단 하루 요트 빌리는 데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당시 여행 일정을 보면 런던 모 골프장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다”며 “그리스 국가부도에 관한 취재를 초호화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과연 해야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와 함께 “인천에서 파리를 거쳐 베니스로 갔고 돌아올 때는 런던에서 인천으로 왔는데 항공권 1등석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았다”면서 “비용이 무려 1천250만원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8박9일 동안 유럽여행 호텔비 식비 관광경비 전부 합치면 2억원대에 이른다"며 "주인없는 회사에서 방만 경영으로 나중에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형편인데 언론인으로 이를 꾸짖지는 못할망정 호화판 향응에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힐난했다.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임대한 초호화 전세기를 이용한 유력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회견에서 "지난번(26일) 박수환 게이트에 유력 언론인이 연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면서 "해당 언론인이 반론을 제기했기 때문에 더는 실명을 언급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김 의원이 공개한 송 주필의 유럽 방문 당시 묶었던 이탈리아 로마의 호텔(오른쪽 위 아래), 현지에서 이용했던 초호화 요트(가운데 위 아래)와 송 주필의 부인이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선박 명명식에 행사에서 참석한 모습.
그는 “어렵게 구한 대우조선해양 행사일정표 보면 참석인원을 방문인사를 'VVIP 2분'이라고 기재돼있다”면서 “그 VVIP 2사람 누군지는 여러분들이 이미 다 아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밖에 “2009년 8월17일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독일에서 발주한 배 노던제스퍼호 노던주빌리호 쌍둥이호 명명식이 있었는데 명명식 밧줄을 끊은 사람은 송희영 당시 논설주간의 배우자였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엄정수사를 촉구했다.

'친박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이처럼 송 주필의 실명을 공개하며 추가 향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도 본격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과 조선일보간 갈등은 이제 전면전으로 돌입한 양상이다는 분석이다.

■ 정의당 “김진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건 폭로, 우병우 지키기 꼼수”

정의당은 29일 대우조선해양이 2억 원대 향응을 제공한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폭로한 것에 대해 ‘청와대와 친박의 우병우 지키기 꼼수’라고 비판했다.정의당은 이날 한창민 대변인의 현안 브리핑을 통해 “친박의 우병우 ‘사수전’이 점입가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에게 2억 원 상당의 초호화 유럽 여행을 제공하고, 송 주필은 그 대가로 남상태 사장의 연임과 대우조선해양을 위해 호의적인 기사를 써주었다”고 김 의원의 주장을 인용한 후 “김 의원의 이번 주장을 순수한 비리 의혹 폭로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병우 수석의 로비 의혹 보도를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한 청와대와 친박의 치졸한 대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조선일보와 송희영 주필은 명확히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언론과 언론인의 책임 있는 모습이며 불필요한 오해를 막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청와대와 친박 또한 이런 꼼수로 우병우 지키기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오히려 이런 `성동격서`는 국민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이토록 우병우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더욱 궁금하게 할뿐이고, 무슨 꼬투리라도 잡혀서 그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언론과 검찰을 통제하려는 유혹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우를 지키려다가 ‘우’(愚)를 범하는 우스운 꼴을 더 이상 보이지 말기 바란다”고 우병우 해임을 청와대에 촉구했다. 

■ 국민의당 “새누리, 묻지마식 문제제기...언론 재갈물리기”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29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이 제기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을 거론한 것과 관련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하기 위해 청와대가 권력으로 언론을 제압하려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청와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손 대변인은 "새누리당 의원이 고위 언론인의 실명을 거론하고 묻지마식 문제제기로 청와대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경우 최근 우병우 수석의 비리혐의에 대한 의혹제기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다"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언론인에게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의뢰해 응당한 처분을 받게 하면 그만이지 이번처럼 꽁꽁 숨겨두다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손 대변인은 다만 "물론 송희영 주필이 기업에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면 이는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이와 관련해서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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