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경실련 "동의안 부결시켜야"…지역관광업계 "도의회, 대승적 차원서 통과시켜야"

'장목관광단지' 재추진은 장목 북부권 관광인프라 확충과 관광산업‧지역경제 활성화에 ‘호기(好氣)’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난데없이 '거제 밖 세력'이 장목관광단지 조성 사업 추진 반대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에 거제 정치권, 거제시민이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지역구 도의원의 안이한 대응도 구설에 올랐다.

경남개발공사는 지난달 24일 경남도의회에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 사업 관련 '신규 사업 투자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 안건은 22일부터 열리는 제339회 경남도의회 임시회에 제출됐다.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 황포마을 일원 124만9,100㎡에 올해부터 2021년까지 1,255억 원을 투자해 장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대중제 18홀 규모 골프장(84만7,495㎡), 패밀리힐링타운, 야영장, 해변공원, 생태공원 등 휴양문화시설(9만8,737㎡), 관광호텔(370실)·펜션 등 숙박시설(8만5,489㎡), 상가 시설은 2만3,732㎡(1.9%) 규모다. 19만3,647㎡는 녹지 등 공공시설이 들어선다.

▲ 장목관광단지 조감도
경남개발공사는 전체 사업비 중 790억원은 공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435억원은 분양 수입 등으로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이들 전체 사업비 1255억 200만 원 중 642억 9300만 원을 보상비 등 각종 부대비용에 쏟아붓는다. 투자사업비 1,255억원 중 보상비는 643억원, 조성비는 475억원, 기타 137억원이다.

경남개발공사는 사업지 위치가 거가대교와 인접하고 해양과 산지로 이뤄져 있어 체류형 관광객 유치 조건에 들어맞는다는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업 불황에 따른 거제 지역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예상되는 생산유발 1065억 원, 고용유발 479명 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18홀 대중제 골프장 조성 놓고 ‘갑론을박’

창원 경실련은 20일 “사업성이 없어 민간투자자가 포기한 사업을 공기업인 경남개발공사가 맡아 시행하는 것이 맞지 않다. 토지이용계획안을 보면 골프장 면적이 사업 면적의 67.8%를 차지한다. 장목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관광단지가 아니라 경제성 없는 골프장 조성사업으로 도의회는 (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창원 경실련은 ‘골프장 과잉 공급’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 “장목관광단지 인근에 18홀 드비치 골프장이 있고, 진해 웅동지구에 대중제 골프장 36홀을 조성하고 있다”며 “골프장 공급 과잉이 불러올 재앙은 경남도에 두고 두고 짐이 될 것이다”고 했다.

창원 경실련은 “골프장 조성 사업이 경남개발공사의 어떤 설립 목적에 부합하며, 공공성을 지니고 있는 지 밝혀야 할 것이다”고 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이에 대해 장목관광단지 골프장은 대중제여서 오히려 입장객이 증가해 경영상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남개발공사는 “경제성이 없는 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이다”며 “최근 5년간 도대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은 연평균 19%씩 증가하는 추세여서 골프장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개발공사는 덧붙여 “골프장 내 산지관리법에 따라 원형존치해야 하는 28만857㎡ 면적이 포함됐기 때문에 골프장 면적이 많은 것처럼 보이나, 공공시설, 숙박시설도 포함됐기 때문에 골프장을 위한 관광단지는 아니다”고 했다.

또 “사업시행방식도 경남개발공사는 부지 조성만 하고 그 부지를 분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골프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창원 경실련은 이밖에 “2015년 결산기준으로 경남개발공사 부채가 5,68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18% 늘어났다”며 “790억원을 차입해 골프단지를 짓는 것은 공기업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남개발공사는 “경남개발공사 부채 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행정자치부에서 권고한 230% 이내를 충족하는 160%여서 부채비율은 충분히 여력이 있다”며 “보상예상 시점인 2018년은 부채 비율이 더 낮아져 149%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 황포 마을 주민, “관광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지역구 도의원의 ‘무관심’에 지역 주민 ‘실망’

한편 김지수 황포마을 이장은 장목관광단지 조성과 관련해 당초 ‘강한 반발’ 의견을 나타냈으나, 한발 물러선 느낌이다. 김 이장은 22일 “마을 주민들은 장목관광단지 추진을 마치 반대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으나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단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보상 협상 등이 원만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했다.

장목면에 살고 있는 B 씨(50)는 “그 동안 낙후된 거제 북부권 장목면 중에서 동쪽인 농소, 궁농은 한화리조트 건설 때문에 지역 경기가 많이 살아나고 있다”며 “하지만 북쪽지역인 황포‧구영‧송진포는 수십년 동안 표류한 장목관광단지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이 낙후됐다. 이번 기회를 잘 살려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했다.

진선도 거제관광협의회 회장은 “그 동안 거제 조선산업이 경남을 먹여 살렸다. 지금은 조선산업 불황으로 거제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가 투자한 경남개발공사가 공사채 790억원을 포함해 1255억원을 투자해 짐체된 거제시를 살리기 위해 장목관광단지 조성에 나선 것은 매우 반길 일이다. 경남도의회도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고 했다.

한편 장목관광단지 조성 사업 동의안은 지난 8월 24일 경남개발공사가 경남도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2일 339회 임시회까지는 거의 1개월이 흘렸다.

동의안 안건을 다루는 소관 상임위는 건설소방위원회다. 김창규 도의원은 장목관광단지가 조성될 장목면 지역은 지역구에 속한다. 그리고 김의원은 건설소방위원회 소속이다.

22일 경남도민일보는 “해당 사업지는 김창규(새누리당·거제2) 도의원 지역구다. 김 의원은 해당 상임위인 건설소방위원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이 안을 두고 ‘예전부터 거제시가 이 사업을 학수고대 해왔고, 파악해 본 바 주민 반발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 안의 정확한 내용을 보지 못한 만큼 상임위 심의 자리에서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남개발공사가 안건을 의회에 회부한 지가 1개월이 지났는데도 김창규 도의원은 “이 안의 정확한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역구 현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비춰진다. 이에 대해 장목면에 살고 있는 A 씨(62)는 “지역 현안 때문에 도의원한테 전화를 해도 전화도 안 받는다. 도대체 지역을 대표하는 도의원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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