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옹벽 패널 떨어져 나가…8일에도 큰비, 입주민 불안

제18호 태풍 차바 영향으로 사곡 경남아너스빌 단지에서 경사면에 시설한 콘크리트 옹벽 일부가 붕괴돼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올해 4월 30일 비에도 수천t의 토사가 단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7일 밤부터 8일 오전 사이 많은 비까지 예보돼 추가 붕괴 등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경남아너스빌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108동 뒤편에서 '쾅'하는 소리과 함께 옹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굉음에 놀란 주민 수십명이 곧장 밖으로 뛰쳐나왔다. 한 주민은 "자다가 벌떡 일어났을 정도다. 처음엔 옹벽 전체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난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는 4월 산사태가 발생한 비탈면의 연장선에서 발생했다. 직사각형 패널 형태의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 비탈면을 보강한 곳이다. 전날 내린 많은 비로 비탈면 토사가 육중한 콘크리트 블럭을 밀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옹벽 중간 부분 콘크리트 패널 10여 개가 반원 형태로 뜯겨지면서 상당량의 토사가 옹벽 밖으로 유출된 상태다. 일부 콘크리트 블록은 아예 아랫단 옹벽 난간으로 굴러 떨어졌다.

▲ ▲ 7일 오전 6시께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남아너스빌 단지 옹벽. 직사각형 모양의 대형 콘크리트 패널이 떨어져 나가 토사가 유출됐다.<사진 제공 : 부산일보>
▲ 붕괴되기 전 모습
▲ 사고 현장
▲ 사고가 나기 전 옹벽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많은 비가 예보된 터라 추가 붕괴 위험 걱정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거제시와 시공사는 '별 문제 없다'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지난번 산사태도 그렇고 오늘 밤에도 비가 많이 온다고 해 걱정이 태산인데 시청이나 시공사는 아무런 보완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붕괴 지점이 옹벽 중간이라 자칫 옹벽 전체가 무너질수도 있는데 아침에 현장에 나온 공무원들은 괜찮다는 공사업자 말만 믿고 곧장 철수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고 현장을 찾은 거제시의회 전기풍 의원은 옹벽 공법 변경 등 근본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최근까지 발생한 토사 유출 사고만 3건이다. 당초 비탈이 암벽일 것으로 보고 적용한 공법이라 토사가 밀고 들어오면 버틸 수 없는 형태의 옹벽이다. 시의회에서도 수차례 토사면에 적합한 공법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지만 주택조합이 공사비 아끼려 거부하고 있다"며 "돌이키지 못할 인명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항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현장은 거제시 최초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1천30세대 규모다. 지난 2012년 착공했지만 시공사 부도 등으로 최근까지 공사를 마치지 못했다.당초 계획보다 2년 이상 입주가 지연되자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거제시는 아파트 시설물은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임시사용승인을 내줬다.

이를 근거로 지난 1월, 사실상 입주가 시작됐고 현재 전 세대가 입주를 완료한 상태지만 안전과 직결되는 비탈면 옹벽 시공은 여전히 진행단계다. 지난 4월 산사태가 발생한 비탈면도 역시, 아직까지 응급복구만 해 놓은 상태라 비만 오면 검붉은 토사물이 단지로 유입되는 등 추가 붕괴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올해 4월 30일에도 옹벽 붕괴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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