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자회견, "121척 수주 잔량인데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 후 누가 배 만들 것인가"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홍성태)과 4명의 거제시의원, 거제경실련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 홍성태 대우조선 노조 위원장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희망퇴직, 분사‧아웃소싱 등 채권단과 경영진의 인위적인 일방적 구조 조정은 인적 축소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며 “자구계획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우수한 기술력과 숙련된 노동력을 잃어 조선산업 경쟁력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했다.

회사는 경영 환경의 지속적인 악화라는 이유로 채권단에 제출한 인적‧물적 자구계획 시기를 앞당겨 지난 7일 생산직을 포함한 1,000명의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또 “조만간 분사‧아웃소싱을 통해 회사는 2,000명을 줄일 것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정년퇴직자 자연 감소분 1,600명과 특수선 분할로 줄어드는 1,200명을 합치면 구조조정 대상이 5,8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우조선은 다른 회사보다 더 많은 121척의 선박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18년까지 안정적인 물량이다”고 밝히면서 “(인적 축소의) 일방적 구조조정 추진은 현장에 일할 사람이 없어 배를 만들지 못하는 사례를 초래할 것이다. 이는 조선업 경쟁력과 국가 경제에 도움은 되기는커녕 악영향만 주게 될 것이다”고 했다.

노동조합은 이와 함께 채권단‧정부‧회사측에 여섯 가지를 제안했다. 노조‧회자‧채권단‧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이 선행돼야 하며, 조선 산업 지원 육성 정책과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의 신속한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배체 및 자율 경영 보장, 경영 부실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인적 구조조정 중심으로 한 동종업종 간 합병 반대, 특수선 분할 및 해외매각 반대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다수 기자들은 “사무직‧생산직을 포함해 대우조선해양 정규직이 12,000명인데, 절반인 5,800명을 줄이는 것은 거제시를 반토막 내는 구조조정 수순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비정규직도 1만여명 감축설이 공공연하게 흘려나오고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치면 2만5,800명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몇 만명의 거제시 인구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대해 거제지역 96개 각종 사회 단체가 참여해, 올해 6월 30일 기자회견을 한 ‘거제 조선업 살리기 범시민대책위원회’, 거제시의회, 거제시 행정, 대우조선 노동조합 등과 힘을 합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고 했다.

노동조합은 ‘조선업 빅2’ 재편이 거론된 ‘맥킨지 보고서’에 대해 “대우조선을 죽이기 위한 엉터리 보고서는 절대 인정할 수 없으며, 빅2 체제로 조선업이 재편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막아낼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성태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과 집행부, 한기수 거제시의회 부의장, 박명옥‧송미량‧최양희 시의원, 허철수 거제경실련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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