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9일 물고기 산소부족으로 죽거나 떠올라…자체 정화능력 상실했기 때문(?)

수월동 침수 방지 대책 일환으로 중곡동 덕산3차아파트 뒤에 건설한 유수지(遊水池)에 살고 있는 붕어‧잉어 등이 집단적으로 폐사하는 일이 생겨 폐사 원인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만8,000톤 저수 용량인 유수지는 지난해 완공돼 1년 남짓 지났다. 유수지는 수월동에 집중 호우가 발생하고, 이와 더불어 만조 시간과 겹쳐 연초천이 역류할 경우 일시적으로 우수‧오수를 가둬두는 시설이다.
유수지에는 붕어‧잉어 등 각종 어류가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8일 오후부터 시작해 9일에도 유수지에 서식하고 있는 각종 어류가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죽은 물고기는 유수지를 둥둥 떠다닌다. 산소 부족을 느낀 어류는 움직임이 느리고,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뜰채나 낚시를 통해 붕어 등을 잡고 있다. 뜰채를 이용할 경우 붕어 등을 쉽게 건질 수 있으며, 수십마리 잡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중곡동에 사는 시민 A씨(65)는 “갈대가 자라는 습지로 있을 때나 준설을 한 이후에도 지금까지 한번도 고기가 집단적으로 폐사하는 일이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다”며 “상류에서는 내려오는 오수가 유수지 물을 오염시켜 물고기가 죽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다른 중곡동 시민 B씨(44)는 “호흡 곤란을 느끼는 붕어 수십마리를 건져가서 산소가 공급되는 어항에 넣어보았다. 일부 어류는 죽고, 산 어류는 다시 연초천 상류지역에 방류했다. 붕어 등 어류는 하나같이 앞을 잘 못보는 것 같아 어항벽에 자꾸 부닥쳤다”고 했다.

시민 C씨(55)는 “유수지 준설을 하기 전에는 갈대가 서식하면서 수질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갈대가 없어지고 유수지를 만든지 1년 정도 지나 바닥에 퇴적물이 많이 쌓여 산소 공급이 잘 안되기 때문에, 갈수기를 맞아 어류가 산소부족으로 폐사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거제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유수지 수문이 항상 열려 있는 상태서 바닷물이 역류할 때 연초천에 서식하던 물고기가 유수지 안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천 수질과 유수지 수질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물고기가 폐사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거제시는 어류가 폐사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수지에 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번 기회에 유수지 역할을 새롭게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유수지를 중심으로 산책로 등 주민 편익시설이 갖춰져 있다. 유수지 역할 외 시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주민 편익시설 역할을 톡톡히 하는 편이다.

유수지는 우수(雨水)와 수월동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오수(汚水)를 일시적으로 가둬두는 시설이다.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오수(汚水)는 정화된 오수다. 그렇다면 유수지에 고인 물은 수질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물이어야 맞다. 그런데 생활오수가 제대로 정화가 되지 않아 유수지는 오염이 심한 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유수지 인접 수월천 물을 유수지로 끌어들여 수질을 정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거제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당초 유수지 역할만 하기 위해 만든 유수지가 주민산책로 등으로 시민에게 크게 호응을 받고 있다. 유수지 수질을 더 좋게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수월천 물을 유수지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 유수지 수질 정화를 위해 수월천 물을 유수지로 끌어들이는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 유수지 전체 전경
▲ 수월천 쪽에서 바라본 유수지
▲ 유수지가 한가롭다
▲ 수월 GS자이아파트, 이편한세상, 엘리유리안 등에서 배출되는 오수가 유수지로 유입된다. '정화된 오수'인데 수질상태가 썩 좋지 않다.
▲ 유수지 오염정도를 모르는 듯 오리가 한가롭다
▲ 태풍 차바 때 유수지에 들어온 각종 쓰레기를 9일 오전에 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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