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무원 "중앙하수처리장 증설비용 중 230억원 내기로 약속했다"

거제시는 지난달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초면 오비 중앙하수처리장, 장승포하수처리장 증설·설치 사업 등으로 국비 574억 6900만 원을 확보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지난달 보도자료에서 연초면 오비 중앙하수처리장은 일일 하수처리량이 3만톤에서 4만5000톤으로 1만5,000톤 증설한다고 했다. 국비 192억6600만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는 411억3200만원이다. 설계 등을 거쳐 내년 9월 착공해 오는 2021년 9월 준공할 예정이다고 했다.

거제시는 보충자료에서 중앙하수처리장 증설비용 411억3,200만원 중에 국비‧도비‧거제시비 분담비율은 50%, 25%, 25%라고 덧붙였다. 분담비율대로 할 경우 국비 192억6,600만원이고 경남도비 96억3300만원, 거제시비 96억3,300만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여기에 거제시비 분담금액 96억3300만원 중에 원인자 부담이 28억원이다고 했다. 시설 사용자 원인자가 28억원을 부담하고 거제시비는 68억3,300만원만 부담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4일 거제시의회 제187회 임시회 때 고현항 항만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거제시 전략사업과 업무보고가 있었다. 여러 업무보고 내용 중에 앞으로 1만5,000톤이 증설되는 중앙하수처리장 오수 중에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에서 발생하는 8,500톤이 포함돼 있다고 거제시 공무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이형철 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고현항에서 발생하는 8,500톤의 오수는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에 자체 오수처리시설을 만들어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거제시 김현규 국가산단추진단장, 허대영 전략사업과장, 김천식 담당계장은 답변에서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에서 발생하는 오수 8,500톤은 차집관로를 통해 연초 중앙하수처리장으로 이송해 처리한다. 이번에 증설하는 1만5,000톤 중에 고현항 재개발 구역에서 발생하는 8,500톤도 포함돼 있다”는 논지의 답변을 했다.

▲ 중앙하수처리장 1만5,000톤 증설 처리구역에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이 포함돼 있다.
이형철 시의원은 “이번에 증설하는 1만5,000톤은 시정질문 등을 통해서 지적했듯이 자체 처리시설을 갖춘 상문동 등 대단위 아파트 오수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획된 것이다”며 고현항 재개발용 증설이 아님을 지적했다.

지난 4일 전략사업과 업무보고 때 거제시 담당공무원들은 중앙하수처리장 1만5,000톤 증설에 들어가는 예산 중 거제시 부담 예산 96억3,300만원 중에 고현항 재개발 사업자측에서 ‘원인자 부담’으로 얼마를 부담하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원인자 부담 28억원’은 장차 1만5,000톤 증설 구역에 있는 공동주택 단지 등에서 부담하는 금액이다. 증설 하수처리구역에 포함되는 지역은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을 제외하면 연초면 송정, 죽토, 다공, 한내리 등 지역이다.

한편 지난해 6월 16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거제시 전략사업과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했다.

윤부원 시의원은 이때 “기존 시가지 하수처리용량도 많은데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에서 발생하는 오수까지 중앙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는 것은 맞지 않다. 자체적으로 하수처리장을 만들어서 처리하도록 해라”고 지적했다.

그 당시 옥주원 전략사업과장(현재는 행정과장)은 답변에서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자가) 증설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제시를 했다. 이 부분을 산정을 해 보니까 우리 시에서 산정을 했다. 230억 정도 비용 산정이 나왔다. 사업자에게 ‘부담을 해라’ 이렇게 했더니 사업자가 ‘부담을 하겠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윤부원 의원이 “(부담한다고) 했어요?”라고 재차 묻자, 옥주원 전략산업과장은 “예”라고 다시 한번 명확히 답변했다.

▲ 지난해 6월 16일 의회 속기록
옥주원 전략사업담당관은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 안에) 원래 하수처리 자체시설을 해야 되는데 자체 시설 안 하고 하수처리장으로 보낼 때는 그 부담금을 내겠다는 거다. 230억이라는 가외 부담이 생겨버리니까. 사업자도 부담금뿐만 아니라 자체 처리하는 안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하수처리장에 1만5,000톤이 2021년까지 증설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때까지 고현항 항만재개발 구역 안에 건물이 과연 얼마나 들어설 것인지 궁금하다. 이에 비해 상문동 수양동 등에 이미 지었거나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자체 오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체 오수처리시설을 갖추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아파트 분양금에 포함돼 있다. 결국 입주민들이 부담한다. 아파트 분양가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자가 중앙하수처리장 증설비용 중 23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거제시 공무원이 2015년 6월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1년 남짓 지나 민간사업자가 부담키로 한 230억원은 흐지부지 되는 느낌이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을 담당하는 거제시 전략사업과 공무원들은 지난 4일 시의회 업무보고 때 230억원을 부담키로 했다는 사실을 시의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480억원을 들여 독봉산에 짓기로 한 5만톤 저류조는 고현항 항만재개발을 핑계로 받은 국비까지 반납했다. 저류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정부에서는 고현천 치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300억원이 들어간다. 적어도 거제시 예산이 100억원 넘게 들어가야 한다.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자가 23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으면, 다시 한번 거제시민에게 '약속을 분명히 지키겠다'고 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시민이 고현항 재개발 사업자를 신뢰할 것이다. 고현항 재개발 사업자가 중앙하수처리장 증설 비용 중 23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거제시 공무원이 그러한 말을 했다면 거제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권민호 거제시장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고현항 재개발 단계별 매립구역
▲ 1단계 매립이 한창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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