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선사에 1억 입도보증금… 매년 2500만 원 입도비 요구

■ 홍보·상수도 수리비 떠넘겨…선사·주민 진정서 제출 반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에서 도민준이 천송이에게 프러포즈한 남도의 아름다운 섬. '별그대' 엔딩 촬영지로 이름이 나면서 경남의 대표 관광지가 된 통영 장사도가 '갑질 섬'으로 전락할 처지가 됐다. 섬 운영사가 입도권을 볼모로 각종 홍보비용을 유람선사에 분담시키는 등 횡포를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장사도는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한다. 총면적 39만여㎡, 누에 형상을 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인 장사도해상공원㈜이 2003년부터 166억원(국비·지방비 43억 포함)을 투자해 관광섬으로 개발, 2012년 1월 개장했다. 혈세 지원에 따른 특혜 논란에다 애초 약속했던 수익금 배분을 거부해 통영시와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별그대' 특수를 계기로 지금은 한 해 40만여 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현재 통영과 거제에서 18척의 유람선이 뱃길을 잇고 있고, 저구마을은 거제지역 출항지 3곳 중 하나다. 장사도까지 1시간 남짓 걸리는 통영에 비해 거제도 저구에선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한 해 8만여 명의 인파가 저구마을에 몰린다.

그러다 지난 1일부터 섬 소유주이자 운영사인 해상공원과 선사 간 갈등으로 저구 유람선 운행이 중단됐다. 민박, 펜션, 식당, 매점 영업 등으로 생계를 잇던 마을 주민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졌다. 운항 재개가 요원한 상황에서 해상공원 측이 출항지 이전을 언급하자 참다못한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 남부면 저구마을 맹상호 이장이 주민을 대표해 22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장사도해상공원 측이 부당 요구를 했다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저구마을 주민과 남부유람선㈜은 22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사도해상공원에 대한 당국의 진상조사와 행정적, 사법적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상공원이 1년 단위로 갱신하는 입도 계약을 빌미로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상공원 측은 2012년 1월 개장 당시, 거제지역 3개 선사에 1억 원의 입도보증금과 매년 2500만 원의 추가 입도비 납부도 요구했다. 이는 통영지역 유람선사에는 부과하지 않은 비용으로 공정거래 위반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섬 홍보비용까지 선사 측에 떠 넘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4년 '별그대' 촬영 시 선사당 3700만여 원을 걷은 이후, 매년 각종 TV프로그램 제작 지원 명목으로 수천만 원씩을 강제 분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해저 관로 파손으로 보름여 동안 식수와 전기 공급이 중단됐을 때에도 대체 식수 수송을 이유로 유람선 척당 300만 원 상당을 사실상 갈취했다고도 했다. 선사 관계자는 "해상공원이 입도를 거부하면 운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싫어도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주민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탄원서와 진정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해상공원은 합법적인 요구라고 항변했다. 해상공원 관계자는 "섬 개발 과정에서 통영시가 30억 원 상당을 투자한 것을 감안해 통영 유람선에는 별도의 입도비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거제 유람선에 대한 입도비 요구도 합당하다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면서 "제작비 부분은 홍보 이익을 모두가 누리는 만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용객 비율에 근거해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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