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신현읍 지역 중 중곡동 매립지만 침수 방지 대책 안 세워…태풍 '차바' 때 전 지역 침수

▲ 10월 5일 태풍 차바 내습 때 침수된 중곡동 해안도로
▲ 태풍 차바 때 침수된 중곡동 매립지
▲ 태풍 차바 때 침수된 중곡동 고려2차 아파트 앞 도로
이번달 4일에 거제시 전략사업과는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 ‘2016년 업무실적 및 2017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형철 시의원과 허대영 시 전략사업과장, 김현규 국가산단추진단장 간에 지난 10월 5일 태풍 ‘차바’ 내습 때 중곡동 침수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허대영 과장과 김현규 단장은 ‘중곡동 침수 원인은 높아진 만조 수위와 너울성 파도가 넘쳐서 침수가 됐다. 자연재해다. 고현항 매립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형철 시의원은 이에 반해 ‘2003년 태풍 매미 내습 때는 이번 태풍 차바 때보다 비가 많이 왔다. 태풍 매미 때는 중곡동 지하주차장만 침수됐는데, 이번에는 그 때보다 비가 적게 왔는데 중곡동이 광범위하게 침수된 것은 고현항 매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거제시 공무원들은 ‘현재 매립하고 있는 고현항 1차 매립이 이번 태풍 차바 때 오히려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중곡동 침수는 자연재해로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형철 시의원은 덧붙여 ‘만조와 파도가 밀려들어오고, 또 고현천보다 넓은 연초천이 고현천 물이 빠지는 것을 막아버린다. 고현항 매립이 안되었을 경우는 고현항이 고현천 물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결국 매립으로 고현천 물이 분산이 안돼 중곡동으로 넘쳤다. 고현항 매립이 문제다’고 했다.

거제시 공무원들이 중곡동 침수는 ‘자연재해’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형철 시의원과 조호현 산업건위원장은 “시민을 위해서 중곡동 침수 방지 대책을 빨리 세우라”고 지적했다.

허대영 전략사업과장은 “연안방제학회에서 시뮬레이션을 해가지고 고현항 매립계획서에 이미 침수 방지 대책을 세웠다”고 답변했다.

이에 조호현 위원장이 “앞으로 계속해서 이런 일(중곡동이 침수되는)이 발생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대책을 세워야지”라고 추궁했다. 허대영 전략사업과장은 ‘배수펌프장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허대영 과장이 언급한 배수펌프장은 고현동‧장평동 지역에 내리는 우수를 고현항 매립지 밖으로 빼내기 위해 건설중인 ‘배수펌프장’으로 중곡동 침수 방지 대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이형철 시의원은 “고현항 매립 지역은 기존 시가지 보다 1.5m 높게 매립하기 때문에 침수가 안될 것이다. 낮은 지역인 중곡동은 침수 대책 세워야 될 것 아니냐. 강변 쪽을 높인다든지 물이 안 넘어 오도록 해야 될 것 아니냐. 그런 대책을 세워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허대영 과장은 마지못해 “지반고가 낮은 곳은 물을 막을 수 있는 별도 옹벽설치라든지 추가로 검토를 하겠다”고 답변을 끝냈다.

고현항 매립으로 고현동‧장평동에 비가 많이 올 경우 빗물이 바다로 빠지지 못한다. 그래서 이 지역 빗물을 모아 1분에 최대 1,920톤을 고현항 매립지 밖으로 빗물을 빼내는 배수펌프장을 고현항 1차 매립지에 만들고 있다.

수월동 저지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수월습지(옛 다나까농장)에 2만8,000톤 저수용량의 ‘유수지’와 배수펌프를 설치했다.

▲ 연초천이 만조 시간과 겹쳐 범람할 경우 일시적으로 빗물 등을 가둬두는 2만8,000톤 용량 중곡동 유수지
▲ 중곡동 유수지서 연초천으로 물을 퍼내는 펌프
집중호우 때 고현천 범람 등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서 300억원이 들어가는 고현천 치수 대책 방안 용역을 하고 있다. 구 신현읍 지역 중 바닷물이나 빗물 침수대책을 전혀 세우고 있지 않은 곳은 중곡동 매립지다.

중곡동 치수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집중호우, 만조시간, 해일이 겹쳐 내습할 경우 바닷물이나 고현천‧연초천 우수가 중곡동으로 범람하는 것을 1차적으로 막는 것이다. 이번 태풍 차바 때 중곡동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만조시간, 해일이 덥쳐 거의 전 중곡동 지역이 침수됐다.

중곡동 해안도로 옹벽을 높이거나, 우수관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수문 시설 등을 갖추는 것이다.

두 번째 치수대책은 ‘1차 치수 대책’ 외 중곡동에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빗물처리대책이다.

이해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문제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중곡동 매립지역 면적은 약 52만㎡(15만7,300평)이다.

▲ 중곡동 매립지역 면적은 약 52만㎡
중곡동 매립지역 약 52만㎡에 1시간 100㎜ 비가 내릴 경우 빗물양은 5만2,000㎥, 즉 5만2,000톤(52만㎡x0.1m)이다. 이같은 비가 만조시간과 겹쳐 해일이 밀려오는 ‘만조시간 전후 20분’ 빗물양은 1만7,333톤이 된다. 1분으로 환산하면 867톤이다.

또 1시간에 200㎜의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중곡동 매립지역에 내리는 빗물양은 10만4,000톤이다. 만조시간 전후 20분 동안 빗물양은 산술적으로 3만4,666톤이다. 1분 기준 빗물양은 1733톤이다.

▲ 비교표
간단히 말해 중곡동 지역에 내리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가둬놓는 수만톤 규모의 ‘저류조(貯流槽)’를 만들거나, 빗물을 바다로 퍼내는 배수펌프장을 만들고 배수펌프를 설치하는 것이다. 고현동‧장평동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배수펌프는 1분당 320톤을 퍼내는 여섯 대를 설치한다. 1분당 최대 1920톤을 퍼낼 수 있다.

100㎜ 집중호우를 가정할 경우는 1분당 320톤을 펌핑하는 배수펌프 3대, 200㎜ 집중호우를 가정할 경우는 6대의 펌프를 설치하면 된다. 일시적으로 수천톤의 빗물을 저장하는 ‘저류조(貯流槽)’는 중곡동 지역 어느 곳에 만들어도 된다.

옛 미남크루즈 주차장 지하, 중곡동 해안도로(중곡1로) 지하, 국도 14호선변 완충녹지 지하, 고려2차 아파트 앞 공원 지하, 중곡초‧중앙초 등 학교 운동장 지하, 연초천변 도로 지하, 양정교에서 한미비치빌아파트까지 이어지는 완충녹지 지하, 중곡동 교차로서 신오교까지 중곡로 지하, 농협 신현중곡지점 뒤 공원 지하 등 여러 곳에 저류조와 배수펌프장을 만들 수 있는 후보지다.

한편 거제시 안전총괄과에서는 전략사업과는 별도로 중곡동 매립지역의 치수대책 필요성을 느끼고 용역 발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정수 시 안전총괄과장은 최근 “중곡동 치수 대책이 필요한지, 만약 치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면 어떤 시설이 필요한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내년에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형철 시의원은 “이번 태풍 차바 때 보았듯이 고현항 매립과 맞물려 예전에 없었던 중곡동 침수가 발생했다. 중곡동 치수 대책은 시급하다. 고현항 매립이 끝나기 전에 중곡동 치수 대책을 마무리지어, 시민들이 안전하게 마음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행정의 의무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예산을 편성해 하루라도 빨리 용역을 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아래 사진은 태풍 '차바' 내습 때 중곡동 지역 침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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