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8,126㎡ 매립…대림산업 주거지 6만1,277㎡ '매입 확약'…4일 시의회 업무보고 때 보고 빠져

고현항 항만재개발 2단계 사업이 2개월 전인 9월 26일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이미 착공계를 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고현항 항만재개발 1단계, 2단계 공사가 착착 진행 중인 가운데 1만평 주차장 건립 등 권민호 거제시장이 거제시민에게 한 약속이 '큰 부메랑'이 돼 쟁점화될 조짐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건설과 관계자는 24일 본사와 통화에서 “9월 26일 고현항 재개발 2단계 착공계를 내고, 이미 착공했다. 시공사도 1단계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그대로 한다”고 했다.

고현항 재개발 2단계 매립면적은 25만8,126㎡다. 총 사업비는 2,395억원이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45개월이다. 대우건설과의 공사 도급금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 2단계 사업구간(붉은 선 안)
지난해 9월 공사를 시작한 1단계 고현항 재개발 매립면적은 16만7474㎡(5만660평)다. 도급금액은 1,315억원이다. 사업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33개월이다. 약 40%의 공사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한편 거제시 전략사업과는 지난 4일 거제시의회에 올해 주요업무 성과와 내년도 업무계획 보고를 하면서, 2개월 전에 고현항 재개발 2단계 착공계를 낸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단지 허대영 전략사업과장은 업무보고 때 “(고현항 재개발) 2단계 공사 약정까지 됐다”는 사실만 보고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4일 '거제시가 사업시행자가 아니냐.'고 되물으면서 "거제시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고, 착공계를 낸 사실을 거제시가 모르지 않았을텐데 이같은 일을 시민의 대표인 시의회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허대영 과장은 ‘2단계 공사 시작했다는 사실을 거제시의회에 왜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시의회에 업무보고를 할 때 2단계 공사 약정까지 했다고 보고를 했는데, 거제시의원들이 추가로 묻지 않아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한 시의원은 "업무보고를 받을 때 고현항 재개발의 중요 진행 사항을 챙기지 못한 것은 1차적으로 시의원들에게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에게 시행정의 주요 업무보고를 누락시켰다는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2단계 매립면적 25만8,126㎡의 주요 토지이용계획은 크게 유치시설 14만5,245㎡와 공공시설용지 11만2,881㎡로 나뉜다. 유치시설은 또 주거용지(공동주택) 6만1,277㎡, 상업용지 4만7,860㎡, 관광용지 1만4,054㎡, 기타(공익)시설용지 2만2,054㎡로 나뉜다.

공공시설용지 11만2,881㎡는 공원 4만1,636㎡, 녹지 1만428㎡, 공공공지 2,928㎡, 보행자 도로 2,394, 도로 5만5,495㎡로 나뉜다.

▲ 사업단계별 토지이용계획(사정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음)
인터넷언론 ‘더벨’은 지난 9월 6일 “대림산업이 거제도 고현항 매립지 조성용 공사대금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서 매립지의 절반을 매입하기로 하는 확약을 제공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고현항 매립지 조성용 공사대금 PF 2000억원에 대한 주관을 맡은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8월) 말 투자자 모집을 모두 마무리했다며 자금조달 과정에서 대림산업이 매립지의 절반을 매입하기로 확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고현항 매립지 조성이 완료되면 해당 택지를 구매한 뒤 2,10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해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2단계 공사대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대림산업이 2단계 사업구간 중 ‘주거용지(공동주택) 6만1,277㎡’를 매입하기로 확약한 것으로 보인다. 1단계 매립 구간에 있는 주거용지(공동주택) 5만5,473㎡도 대림산업이 매입했다는 이야기가 지역에 파다했다.

대림산업은 자본금이 200억원인 거제빅아이랜드PFV(주) 특수목적법인(SPC)에 10%의 지분으로,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2단계 사업구간에 고현항 재개발 구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는 ‘제1호 문화공원’ 3만4,598㎡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는 배진구 고현항 매립 반대대책위 위원장과 권민호 거제시장은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주요 내용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 서명 후 반대대책위는 “합의 내용 이행을 전제로 반대대책위는 더 이상 사업추진에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 중에는 “거제시는 사업시행자와 협의해 문화공원 면적(약 1만평, 실제 3만4,598㎡)에 상응하는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49층 건물(유림노르웨이 숲) 앞 상업용지 일부에 주차장을 확보한다”며 “거제시는 이 부지를 향후 도시관리계획 상 주차장 용도의 도시계획 기반 시설로 결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시작한 1단계 사업 사업구간에는 약 1만평 주차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 착공계를 낸 2단계 사업 구간에도 1만평 규모 주차장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거제시 공무원들이 이번달 4일 시의회 업무보고 때 밝혔다. 시 공무원들은 '1만평 주차장이 필요한지 필요없는지를 알아보는 용역이 우선이다'는 논지 답변을 했다. 시 공무원들의 이번 4일 답변 시점은 지난 9월 2단계 착공계를 낸 시점보다 1개월이 훨씬 지난 시점이다. 

이번달 4일 업무보고 때 이형철 시의원은 "1만평 주차장 건립이 명확하죠"라고 묻자, 김현규 국가산단추진단장은 "만 평 만들 겁니다. 주차장. 시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 않습니까?"라고 답변을 했다. 설사 1만평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1·2단계 구간에 설계변경, 사업비 변경, 인허가 변경을 거쳐 주차장을 넣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1·2단계는 이미 착공을 했다. 남은 것은 3단계다. 한 전문가는 "3단계는 항만 등 공공시설에 비해 사업자가 분양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3단계 공사의 사업비 조달과 사업 시행여부가 제일 큰 관건이다"고 했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이 1·2단계에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이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시민에게 한 약속을 어떻게 관철시켜 나갈 지 시민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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