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고현동·중곡동 침수 관련 보도 문제삼아 11월 중재위 제소

■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와 거제

2017년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밝았다. 거제 지명 중에 닭과 관련된 지명이 여러 곳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난 대계(大鷄)마을이 먼저 떠오른다. 소계(小鷄)마을도 있다.

옥포동 팔랑포(八浪浦)는 지형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이어서 '포란포(抱卵浦)'라 불렸다가 팔랑포로 변했다고 한다. 사등면 가조도에 있는 계도(鷄島)는 섬 모양이 닭 모양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는 설과 옛날 섬사람들이 닭을 많이 길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거제 주봉인 계룡산(鷄龍山)만 떠올려도 닭과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계룡산 지형은 ‘닭이 알을 낳는 형국’으로 해석한다. 이유인즉 대우조선해양이 자리한 옥포만은 닭의 입(口)에 비유된다. 먹이가 넉넉해야 닭이 살찐다.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곳은 계란(다갈)이 나오는 곳에 해당된다. 삼성중공업 인근 피솔지역에 ‘다갈바위’ 지명이 있었다.

닭의 항문에 해당하는 곳에 현재 분뇨처리장이 있다. 우연의 일치일까? 또 삼성중공업이 제작한 선박‧해양플랜트는 닭이 놓는 ‘계란’에 비유된다. 닭이 낳은 알(선박‧해양플랜트)을 팔아 거제시민은 먹고 산다.

거제에는 닭의 알과 병아리들을 노리는 천적(天敵) 관계 지명도 있다. 뱀부리끝과 쥐부리끝 지명이다. 뱀부리끝 즉 사이말(蛇咡末)은 장목면 황포리 북쪽 끝지점 지명을 말한다. 쥐부리끝 즉 서이말(鼠咡末)은 서이말 등대가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권민호 거제시장, 태풍 차바 때 고현동 저지대 침수관련 본사 보도 언론중재위 제소

세모(歲暮) 때는 송구(送舊)하고 영신(迎新)해야 한다. 그런데 거제인터넷신문은 묵은 숙제를 안고 새해를 맞아야 한다. ‘묵은 숙제’는 거제시, 아니 권민호 거제시장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본사는 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가 내습했을 때 고현동, 장평동, 중곡동이 광범위하게 침수된 현장을 직접 취재 기사화시킨 적이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6일에는 ‘고현항 매립지 5만톤 유수지 건설 왜 빼먹었을까(?)’라는 제목을 기사를 썼다. 이어서 지난해 10월 10일에는 ‘유수지 건설될 때까지 고현항 매립 중단해야’라는 제목을 기사도 썼다.

▲ 권민호 거제시장
권민호 거제시장은 “본사가 보도한 기사와 논평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사실과 다르게 기사화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하였고,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바 이를 바로 잡고자 이 사건에 대하여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구하는 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히며, 지난해 11월 23일 언론중재위원회 경남중재부에 조정을 신청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사에 게재를 요청한 정정보도문의 제목은 ‘5만톤 규모의 유수지 계획은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이고, 부제목은 ‘고현항 배수펌프장 준공 시 기존 시가지 침수 개선 기대’를 요구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요청한 정정보도문의 본문은 “사실 확인 결과 고현항 항만 재개발사업에서는 당초 고현지구 우수저류시설 사업계획을 포함한 배수펌프장 및 우수저류시설을 사업계획에 반영하여 현재 공사 추진 중에 있음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을 게재토록 했다.

이어서 권민호 거제시장은 “고현항 항만재개발상의 배수펌프장 및 우수저류시설은 고현지구 우수저류시설보다 넓은 지역의 홍수량을 처리토록 계획되어 일명 독봉산 우수저류시설보다 몇 배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계획되어 있고 국비 및 지방비가 투입되어야 할 우수저류사업을 재정사업에서 민자 사업으로 변경함으로 국가 및 지방재정 절감에도 기여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 잡는다.(총 사업비 480억원 중 시비 144억원 절감)”는 사실을 정정보도문 본문에 넣어 본사가 게재토록 요구했다.

그 동안 12월 13일, 20일, 27일 세 차례 조정회의가 있었다. 조정심리 결과 ‘당사자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로 결론이 났다. 언론중재위는 직권으로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결정서’는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본사는 결정서를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에 자동으로 소송이 제기된다. 언론중재위 관련 사항은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는다. 혹 또 권민호 거제시장은 괜한 트집과 빌미를 잡아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 언론중재위 ‘권고 사항’도 무시하는 권민호 거제시장

언론중재위 제소 사항은 별개로 하고 잠시 몇 가지를 내용을 살펴보자. 거제시는 지금까지 언론중재위 제소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 언론중재위서 조정 결과 정정보도 또는 반론보도 결론이 났을 경우 ‘행정재량 행위’라는 명목으로 거제시 광고를 해당언론사에 지금까지 배정하지 않았다. 거제시는 정정보도 결정의 경우는 6개월 거제시 광고 배정 제제, 반론보도의 경우는 3개월의 광고 배정 제제 등으로 ‘간접적 언론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언론중재위는 구랍(舊臘) 27일 이날 ‘직권 조정’ 결정을 내리면서, 거제시에 ‘권고 사항’을 결정해 통지했다. 이날 언론중재위는 “거제시는 언론중재위의 정정보도 또는 반론보도 조정 결론을 이유로 거제시가 언론사에 광고를 배정하지 않는 것을 온당치 못하다”고 밝혔다. 언론중재위에 출석한 거제시 공무원에게 거제시 문화공보과에 언론중재위의 ‘권고 사항’을 반드시 전달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언론중재법)에 벗어나는 행위로 거제시가 언론자유를 중대하고 침해하는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언론중재법 제3조 ‘언론의 자유와 독립’ 조항에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된다. 누구든지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관하여 어떠한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밝혀져 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구랍(舊臘) 27일 언론중재위 조정 회의 있은 후, 다음 날인 28일 어떤 연유인지 본사에 전화를 걸어왔다. 언론중재위 조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런데 권민호 거제시장은 공무원에게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전화 통화에서 “언론중재위 권고 사항은 언론중재위 자기들 입장이고, 거제시는 시장 재량 행위로 정정보도, 반론보도 결정이 났을 경우 거제시 광고 배정을 제외시키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언론중재법에 따라 언론중재위가 거제시에 ‘권고’를 했는데, 권민호 거제시정은 ‘안하무인(眼下無人)’격이다.

한편 권민호 거제시장은 유난히 거제인터넷신문을 ‘자주’ 언론중재위 제소를 한다. 본사는 2013년 10월 11일 한국해양대 거제캠퍼스 유치와 관련해 "MOU 좋아하다가 양치기 소년될 수 있다“고 논평 기사를 썼다.

이때도 권민호 거제시장은 언론중재위에 본사 기사를 제소했다. 이때 연이어 두 건 더, 합쳐서 3건을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했다. 권민호 시장 임기 동안 거제시가 거제인터넷신문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한 건수는 경남도내 전 언론사를 통틀어도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 한국연안방재학회 실험 결과 고현항 재개발 구역에 짓는 배수펌프장 최대 가동해도 고현동 저지대 침수 피해 피할 수 없어

한편 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 내습 후 그동안 본사의 계속적인 취재보도, 이형철 의원의 지난해 12월 14일 거제시의회서 시정질문 등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연안방재학회가 2003년 태풍 매미 때와 똑같은 조건으로 2015년 1월 모의실험을 한 결과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짓고 있는 배수펌프장을 최대한 가동하더라도 해일이 내습할 경우, 고현동 저지대는 2003년 태풍 매미 때와 똑같이 침수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한국연안방재학회가 모의실험한 결과. 태풍 매미급 해일이 내습할 경우 고현항 재개발이 끝난 후 배수펌프장을 최대로 가동하더라도(오른쪽 사진)에도 고현동 저지대는 침수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민호 시장은 본사를 언론중재위 제소하면서 “고현항 배수펌프장 준공 시 기존 시가지 침수 개선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5만톤 규모 유수지 계획은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주장을 했다.

그렇다면 거제시가 2014년 12월 용역을 의뢰해, 2015년 1월 실시한 한국연안방재학회의 연구보고서에 ‘고현동 저지대 침수’ 결과가 ‘왜’ 나왔을까? 이형철 거제시의원이 지난 12월 14일 거제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권민호 거제시장을 상대로 ‘배수펌프장 설치하는 것은 고현천 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죠’라고 묻자, 권민호 시장은 “그렇죠”라고 답변을 했다. 이어서 이형철 시의원이 ‘고현천이 만조 때 (고현동 저지대로) 범람했을 때는’이라고 묻자, 권민호 시장은 “그거는 어쩔 수 없는거죠”라고 답변을 했다.

▲ 2016년 12월 14일 시정질문 속기록
그러면 2011년에 계획한 ‘5만톤 규모 유수지 계획’에도 고현천이 범람할 경우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아무런 대책을 안 세웠을까? 고현천 범람 대책을 세웠다는 것이 거제시가 낸 2011년 10월 낸 ‘고현지구 우수저류시설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보고서’에 그대로 나와있다.

5만톤 규모 유수지의 ‘침수대책’ 방안을 읽어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고현동 저지대 침수가 생기는 원인으로 “고현만과 고현천 물이 고현동 저지대로 넘어와 저지대 상습침수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서 “고현만과 고현천의 외수위를 차단하기 위해 고현만과 고현천으로 유입되는 방류관을 차단하고 그 다음 우수저류시설 등의 저감방안을 강구해야 침수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 고현지구 우수저류시설 보고서 및 침수대책
‘고현만과 고현천 물이 고현동 저지대로 침습, 범람하는 것을 먼저 차단한 후 우수저류시설을 해라’는 주문이다. 한글을 읽을 줄만 알면 앞뒤 문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12월 14일 이형철 시정질문 때 권민호 시장은 지금까지 거제시공무원들이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던 사실을 꺼내 발언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300억원이 들어가는 고현천 정비사업이 국토교통부에 반영돼 있어, 실시설계 후 2018년이나 2019년에 사업에 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현천이 범람하는 것을 더 저감시키고 막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권민호 시장의 이날 발언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고현항 재개발 배수펌프장이 2011년에 만들기로 한 우수저류시설을 대체한 시설이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배수펌프장 기능이 우수저류시설보다 몇 배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왜 추가로 300억원을 더 들여 고현천 범람을 막고 저감시키는 시설을 또 해야 된단 말인가?

앞에서 권민호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거제시비 144억원을 포함해서 국가예산 480억원이 들어가는 우수저류시설을 고현항 재개발 사업자가 694억원을 부담해 짓는 민자사업 배수펌프장으로 전가‧전환시킴으로써 예산을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고현천 정비사업에 300억원이 또 들어간다. 배수펌프장 694억원과 고현천 정비사업 300억원을 합치면 994억원이다. 물론 고현천 정비사업은 고현천 범람 방지 대책만 포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점은 있다. 하지만 480억원과 994억원 두 배 이상의 사업비 차이를 보인다.

결국 종합하면 우수저류시설을 대체하는 배수펌프장이 고현천 범람 등으로 고현동 저지대 침수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300억원을 더 들여 고현천 정비를 해야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한가지 더 밝혀둘 사실은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만들고 있는 배수펌프장은 평상시는 가동을 하지 않는다. “‘바이-패스(By-pass)' 수로를 설치해 평상시 자연 방류가 되도록 계획하였다.”고 고현항 재개발 설계보고서에 언급돼 있다. 평상시 ’바이-패스(By-pass)관‘의 최종 배출구는 고현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교량 인근이다. 고현천 끝지점이다.

▲ 고현항 재개발 구역에 짓고 있는 배수펌프장은 평상시는 가동하지 않는다. 바이패스 관을 통해 고현천 끝지점으로 내보낸다. 정전 사태가 발생할 경우의 대비책이 없다면 해일 내습 후 고현동 저지대 침수가 크게 우려된다.
배수펌프장은 비상시에 1분에 1920톤의 물을 고현항 매립지 끝지점으로 퍼내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그런데 2003년 태풍 매미 때처럼 거제시 전체가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배수펌프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해일, 만조, 홍수가 내습할 경우 고현동 저지대가 어떻게 될지는 상상에 맡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철 거제시의원은 지난해 12월 14일 거제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고현항 재개발 후 만에 하나 기존 시가지 침수피해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권민호 거제시장을 비롯해 시의원들도 시민들로부터 돌팔매를 맞을 것이다. 서로 힘을 합쳐 대책 방안을 마련하자고 했다”고 했다. 이형철 의원의 발언이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 권민호 거제시장의 잦은 언론중재위 제소에 ‘감읍(感泣)’(?)

다른 한편으로 곰곰이 생각해보면 권민호 거제시장이 거제인터넷신문을 언론중재위에 자주 제소하는 것은, 거제인터넷신문을 배려하는 권 시장의 깊은 뜻(?)이 담겨 있으리라 생각한다. 권 시장의 잦은 제소는 신발 끈을 다시 동여 매고 ‘직필정론(直筆正論)해라’는 ‘채찍질’을 본사에 틈틈이 가해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권민호 거제시장의 깊은 뜻에 ‘감읍(感泣)’(?)할 따름이다. 한없이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 세모(歲暮)에 새 마음 새 뜻, 와신상담(臥薪嘗膽) 마음가짐으로 한번쯤 되새겨 봄직한 글귀를 반추(反芻)해본다. 이 글귀는 신문이나 책을 보면서 수첩에 ‘메모해놓은’ 글귀다.

이 글귀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특히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시민들에게도 마음을 다잡는 한줄기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 먼저 넬슨만델라는 2011년 1월 3일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 때 “ 상대의 비판과 의견을 듣지 않으면 결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신뢰 없이 조화로운 리더십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 동천년노향장곡(桐千年老恒藏曲)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월도천휴여본질(月到千虧餘本質) 유경백별우신지(柳經百別又新枝).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년이 지나도 그 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한고(寒苦) 속에 살아도 그 향기를 천박하게 팔지 않는다. 달이 뜨고 지기를 수없이 반복하지만 그 본질은 변함이 없고, 버드나무 가지가 수백번 꺾여도 다시 새순을 틔워 가지를 뻗는다.’

신흠(申欽·1566~1628) 선생의 ‘야언(野言)’이라는 책에 나오는 한시로 퇴계 이황 선생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글이다. 그리고 백범 김구 선생은 이 시의 3·4구를 마지막 유묵(遺墨)으로 남겼다.

◆  민들레는 아홉 가지 덕(德)을 지녔다 했다. 그래서 서당 부근에 주로 심었다고 한다. 나쁜 환경을 견뎌내는 인(忍), 뿌리가 잘려도 새싹이 돋는 강(剛), 꽃이 한 번에 피지 않고 차례로 피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예(禮), 여러 용도로 쓰이니 온몸을 다 바쳐 이바지한다고 하여 용(用), 꽃이 많아 벌을 불러들이는 덕(德), 줄기를 자르면 흰 액이 젖처럼 나오므로 자(慈), 약으로 이용하면 노인의 머리를 검게 하는 효(孝), 자신의 힘으로 바람을 타고 멀리 간 씨앗이 새로운 후대를 만드는 용(勇)이다.

◆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이 어느 언론 인터뷰서 “좋은 원목(原木)이 되는 나무는 추위와 모진 바람, 척박한 토양 같은 악조건 속에서 자란다. 그래야 목질이 단단해진다.”

◆ 정금백년출홍로(精金百鍊出紅盧) 매경한고발청향(梅經寒苦發淸香)한고청향간난현기(寒苦淸香艱難顯氣). ‘좋은 쇠는 대장장이의 백번 담금질 속에 만들어지고, 매화는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청아한 향기를 발산한다. 매화처럼 인간도 수없는 간난(艱難)을 겪은 후 기개를 드러낸다.’

◆ ‘옥수동 한식 연구가’ 심연순 씨는 “소금에 절이고 된장에 박고 물엿에 재우고 … 한식은 여러 과정을 거칠수록 깊은 맛이 나요. 인생도 똑같아요. 오랜 기다림과 숱한 시련을 겪어야 누구나 감탄하는 귀한 인생이 된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인생에 짊어진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고 했다.

◆ 인불경우환궁곤돈좌절굴(人不經憂患窮困頓挫折屈), 즉심불평(則心不平), 기불이(氣不易), 찰리부진(察理不盡), 처사다솔(處事多率), 고인수종저리과(故人須從這裏過).

‘사람이 우환과 곤궁,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지 않으면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고 기운이 고르지 않으며 이치를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일처리가 경솔하다. 그러므로 사람은 반드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송나라 보광(輔廣)이 한 말이다.

◆ 보검봉종마여출(寶劍鋒從磨礪出) 매화향자고한래(梅花香自苦寒來) ‘보검의 날카로움은 갈고 또 갈아서 얻어진 것이요. 매화의 향기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풍겨나온다.’

◆ 청전스님은 ‘인간은 고행을 할 때 의식이 깨어난다. 20여일 동안 먹을 것도, 잘 곳도 없는 극한 상황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 그 고생을 하면서 어떤 험난한 어려움도 이겨 나갈 용기를 얻었다. 수행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고 느끼는 것임을 알았다. 순례를 통해 몸과 마음이 변했다.'

◆ 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노기근골(勞其筋骨) 아기체부(餓其體膚) 공핍기신(空乏其身) 행불란기소위(行拂亂其所爲) 소이동심인성(所以動心忍性) 증익기소불능(曾益其所不能).

‘하늘이 장차 한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한다.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여 궁핍하게 만든다. 하고자 하는 일을 흔들고 어지럽게 한다. 그것은 타고난 작고 못난 성품을 인내로써 담금질하여,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할 만하도록 그 기국과 역량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맹자(孟子)’의 고자편(告子篇)에 나오는 글귀다.

◆ 청나라 때 석성금이 ‘전가보’에 남긴 말이 있다. “지금 사람들은 뜻에 통쾌한 말을 하고, 마음에 시원한 일을 하느라 온통 정신을 다 쏟아붓는다. 정을 있는 대로 다하여 조금도 남겨두지 않고 터럭만큼도 남에게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성에 차야만 하고 자기 뜻대로 되어야만 한다. 옛사람은 말했다. ‘말은 다해야 맛이 아니고(화불가설진‧話不可說盡) 일은 끝장을 봐서는 안된다(사불가주진‧事不可做盡). 봉창에 가득한 바람을 편 가르지 말고(막차만봉풍‧莫撦滿篷風), 언제나 몸 돌릴 여지는 남겨 두어야 한다(상유전신지‧常留轉身地). 활을 너무 당기면 부러지고(궁태만즉절‧弓太滿則折) 달도 가득차면 기운다(월태만즉휴‧月太滿則虧).’ 새겨둘 일이다.”

◆ 백천학해(百川學海). ‘모든 시내가 바다를 배운다는 것은 모든 시내가 바다를 향하여 나아간다는 뜻이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 태산불양토양(太山不讓土壤) 고능성기대(故能成其大)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 고능취기심(故能就其深) 왕자불각중서(王者不却衆庶) 고능명기덕(故能明其德).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양보하지 않았으므로 그 높음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으므로 그 깊음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왕들은 뭇 백성을 물리치지 않았으므로 그 덕망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 이사열전에 나오는 ‘이사(李斯)’가 말이다. 이사는 진(秦) 시(始) 황제(皇帝)를 도와, 시 황제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온갖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다 누렸다. 하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 이사는 끝내 ‘요참(腰斬)’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요참형은 허리를 잘라 죽이는 형벌이다. 요참형벌은 너무나 고통이 잔인하고 참혹해, 형벌을 당한 이가 흘린 피로 참혹할 ‘참(慘)’자를 아홉 번 적은 후 목숨이 끊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 인세간경우하상(人世間境遇何常) 진일보상(進一步想) 종무진시(終無盡時) 퇴일보상(退一步想) 자유여락(自有餘樂).

‘사람 사는 세상의 온갖 경우가 어찌 일정 하겠는가? 한 걸음 앞서 생각하면 끝날 때가 없고,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하면 절로 남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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