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젠 골프장 물 공급 계획 변경 과정 '의혹 투성이'
골프장 물 사용량, 장목면민 하루 쓰는 물의 양과 맞먹어
상수도 끌어오도록 허가 해놓고, 지하수 뚫도록 방조

상수도로 거제시민 191,975명에게 하루 공급하는 물의 양은 62,267톤이다. 장목 로이젠 골프장이 하루 필요한 1,700톤의 물은 거제시민 5,241명이 소비하는 물의 양이다. 1,700톤의 물은 장목면민 5,325명이 하루 소비하는 물의 양과 거의 일치할 정도로 많은 양이다.

골프장에서 물은 매우 중요하다. 로이젠골프장의 물 사용 계획에 의하면 음용수로 하루에 174톤, 잔디용수로 1,417톤의 소비가 예상돼 음용수 200톤, 잔디용수 1,500톤 시설을 갖추겠다는 허가를 받았다.

▲ 로이젠측이 실시계획인가 신청서류에 밝혀놓은 음용수 공급계획. 음용수 200톤은 광역상수도를 정수해서 쓰겠다고 해놓았다.
로이젠측은 골프장 허가 신청 서류에 남강광역상수도 1,200톤을 끌여와 식수와 잔디용수로 사용하고, 나머지 부족한 것은 연못이나 배수지에 고이는 빗물 등을 재활용하겠다고 했다.

▲ 실시계획인가 신청 서류에 잔디용수 1,417톤도 남강광역상수도 1,000톤을 끌여와 쓰고, 부족한 것은 우수 등을 연못에 모아 쓰겠다고 밝혀놓았다.
로이젠측은 또 허가서류에 비상시를 대비해 지하수를 개발하되 하루에 178톤 이내로 해 지하수 사용량을 최소화하여 효율적인 운영과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지하수를 개발하되 178톤 이내로 개발해서 지하수 사용과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혀놓았다.
로이젠 측은 장목 관포까지 공급되고 있는 광역상수도는 연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난해 12월 2일 거제시에 지하수 굴착 신고를 내고, 그동안 깊이 350m, 넓이 200㎜ 다섯 공을 뚫어 15일 굴착종료신고와 지하수개발이용허가서를 거제시에 접수시켰다.

로이젠 측 관계자는 "허가를 신청한 다섯 공의 지하수는 골프장에 필요한 음용수와 잔디용수 용으로 뚫은 것이다"고 16일 밝혔다.

▲ 골프장 곳곳에 파놓은 지하수 관정. 로이젠측 관계자는 "이번에 뚫은 지하수는 골프장에 필요한 음용수와 잔디용수로 쓰기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거제시 건설과 건설행정계는 지난해 12월 로이젠측이 지하수를 뚫겠다고 신고가 들어왔으면, 거제시 도시과에 보관하고 있는 골프장 허가 신청 서류를 먼저 보아야 할 것이며 당연히 보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거제시 건설과 건설행정계는 '허가 신청 서류에 남강광역상수도를 끌여와 쓰겠다고 해놓고, 지하수를 파 골프장에 필요한 물을 쓰겠다는 것은 말이 되느냐'고 지하수 굴착 신고를 반려시켜야 할 것이다.

거제시 건설과 건설행정계는 또 로이젠 측이 골프장에 필요한 물의 전부를 지하수로 쓰겠다고 하면서 15일 거제시 낸 '지하수개발이용허가' 신청서류를 받아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거제시는 '지하수 굴착신고', '굴착종료신고', '지하수개발이용허가서'도 다 받아주었다.

▲ 로이젠측이 뚫은 지하수 중 한 곳은 허가도 받지 않고 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거제시 건설과 건설행정계장은 "(하루 178톤 이내의) 지하수를 파겠다고 허가신청 서류에 돼 있지 않느냐"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장목면에는 지하수를 퍼올려 사용하는 간이상수도가 11곳이며 전체 사용량이 1,100톤으로 한 곳당 평균 용량이 100톤에 불과하다.

지하 350m 깊이에서 하루 최대 1,700톤의 물을 끌어올리면 지하수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는 장목면 인근 지역에 얼마만한 영향을 미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16일 거제시 건설행정계를 찾아 지하수개발이용허가 신청서류에 반드시 첨부토록 돼있는 '지하수영향조사서' 열람을 요청했지만 내놓지 않았다. 장목면을 넘어 골프장 지역과 가까운 바다건너 칠천도까지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로이젠측이 지난해 12월 2일 거제시에 낸 '굴착행위신고서'에 표시된 다섯 곳의 지하수 뚫을 위치와 15일 거제시에 접수시킨 '지하수개발이용허가서'에 첨부돼 있는 지하수를 뚫은 곳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 로이젠 측이 지난해 12월 2일 거제시에 낸 착정 위치도
PW-3 공의 경우는 지난해 12월 2일 낸 굴착행위신고서에는 굴착지점이 바닷가쪽인데, 허가신청 서류에 첨부돼 있는 실제 굴착지점은 송진포 마을 쪽이다. PW-5 공의 경우도 신고할 때는 골프장 부지 내에 뚫겠다고 해놓고, 실제 뚫은 지점은 골프장 북쪽 부지 경계지점이다.

▲ PW-3공의 경우는 위의 착정위치도에 나타나 있는 지점과는 다른 곳에 뚫었음을 육안으로 쉽게 분별할 수 있다.
로이젠 측이 당초 신고한 지점에 뚫지 않았다는 것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어찌된 영문인 지 굴착행위신고서에 표시한 굴착지점의 경도·위도와 15일 거제시에 접수시킨 '굴착종료신고서'에 있는 경도·위도는 정확히 일치한다. 현장 확인도 없이 업자가 낸 서류를 그대로 접수시켜 주었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 PW-3공의 경우 굴착행위신고서에 표시돼 있는 굴착신고 시점과 실제 뚫은 지점은 틀림에도 굴착행위신고서(위)와 굴착행위종료신고서(아래)에 표시돼 있는 굴착지점의 경도·위도는 똑같다. 신고지점과 실제 뚫은 지점이 같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으나, PW-3공의 경우 위치가 틀림에도 "폐공하지 않고 허가시설로 전환하겠다"고 밝혀놓았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
한편 PW-5 공의 경우 15일 현장 취재에서는 직접 확인하지 못한 지점에 있는 것으로 보여 직접 기자가 확인한 다섯 곳 외에도 더 많은 지하수 공을 뚫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을주민들과 함께 골프장 부지 전체를 정밀 조사해볼 필요가 대두된다.

▲ PW-5의 경우, 굴착행위신고서 상의 착정위치도(위 사진)에는 부지 안에 있지만, 실제 뚫은 위치는 부지 북쪽 경계지점이다. 16일 현장 확인을 통해 다섯 곳은 확인했지만, PW-5공은 확인하지 못했다. 직접 확인한 다섯 곳 외에도 더 많은 지하수 굴착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아무튼 로이젠 업자측과 거제시 행정이 벌인 '지하수 개발' 행위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물 문제가 드러나자 인근 마을 주민의 분노가 예사롭지 않다. 황포마을 주민들은 16일 골프장 공사장 입구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고 1주일간 집회신고를 냈다.

황포마을 주민인 김현수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19일 통화에서 "마을 지하수 깊이는 150m 밖에 되지 않는데, 이보다 훨씬 깊은 350m 깊이에서 하루 1,700톤을 퍼올리면 인근 마을의 지하수는 말할 것도 없고, 나아가 장목면 전체 물이 모두 고갈될 우려가 있다"며, "무지 행정을 펼친 거제시와 로이젠 측에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덧붙여 "거제시 행정이 로이젠 측과 짜지 않고는 이러한 일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며 거제시와 로이젠측의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

▲ 김현수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16일 집회현장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
지금도 늦지 않았다. 거제시는 지하수 허가 신청서류를 반려시키고 로이젠 측이 남강광역상수도를 끌어오도록 행정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남강광역상수도가 장목면 관포까지 이미 들어가 있다. 관로를 묻는데 1㎞에 4~5억원이 든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장목 농협에서 골프장까지 몇 키로 되지 않는다. 20~30억원의 공사비로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