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로이젠측 머리 맞대 상수도 연결 대책 하루빨리 세워야

장목 로이젠 골프장에 하루에 필요한 물은 생활용수 174톤, 잔디용수 1,417톤 등 1,591톤이다. 남강광역상수도 1,200톤을 끌여와 생활용수와 잔디용수로 사용하고, 부족한 물은 호수(lake)에 고이는 물을 재활용하겠다고 골프장 허가를 받았다.

또 비상시를 대비해 심정 지하수를 개발하되 하루에 178톤 이내로 지하수 사용량을 최소화해야 하겠다고 허가를 받았다.

로이젠측은 장목 농협 앞까지 와있는 상수도를 송진포 골프장까지 연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난해 12월 2일 지하수굴착신고를 거제시에 내고 골프장 안에 깊이 350m, 넓이 200㎜의 지하수 다섯 공을 뚫었다.

굴착을 완료하고 9월 15일 거제시에 낸 '지하수 개발 이용허가 신청서'에 다섯 공의 하루 취수계획량은 각각 600톤, 400톤, 250톤, 200톤, 50톤으로 합쳐서 1,500톤이다. 지하수로 퍼올리는 물의 양은 골프장에서 하루 사용하는 물의 양과 거의 맞아 떨어진다.

▲ 로이젠 골프장 공사현장

거제시 건설과는 "한국농어촌공사에 검토를 의뢰해 지하수에 문제가 없으면 허가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로이젠측 관계자도 "골프장 내 지하수 개발은 광역상수도 대용으로 쓰기 위한 것이다"며, "허가가 나면 용수 공급계획 변경을 거제시와 협의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거제시와 로이젠측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빨이 척척 맞아 들어가고 있다.

이번에 뚫은 지하수 공이 있는 곳에는 장목 송진포 마을과 붙어있고, 황포마을은 지척이다. 골프장에서 지하수를 퍼올릴 경우 송진포와 황포마을은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고갈은 차치하더라도 물 한방울 나지 않는 '사막화'가 진행될 것이다.

▲ 로이젠측이 지하수를 뚫은 곳은 송진포 마을과 지척이다.

장목 로이젠골프장 물 공급 변경 과정은 '토착민의 생존은 안 중에도 없고 나 혼자면 살면 되지'하는 로이젠 측의 비도덕성과 '업자측의 술수에 맞장구를 친' 거제시 행정이 빗은 결과이고 진행형이다.

송진포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지하수 관정을 뚫어 그 물로 골프장 잔디용수로 쓰겠다는 발상을 한 로이젠 골프장 측의 사고방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로이젠측 관계자는 "음용수와 잔디용수로 쓰기 위해 지하수를 뚫었다. 물 공급 계획을 변경할 것이다"고 로이젠 측 관계자의 태연한 발언에 혀를 내두른다.

지하수를 개발했지만,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고 용수 공급계획이 변경되기 전에 지하수 관정을 판 사실이 발각된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변경협의를 끝내놓고, 오리발을 내밀면 속수무책이다.

▲ 황포해수욕장에서 골프장 공사장 안 지하수 관정이 보인다.
이번 사태는 거제시 건설과 단독으로 로이젠측과 물 공급 변경을 추진했을 것이라고 믿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 골프장 측 고위층과 거제시 행정 결정권자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황포마을 주민 대표는 21일 거제시를 방문하여 "원래 계획대로 하지 않고, 지하수를 허가해준다면 거제시를 상대로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도 골프장 측의 비도덕성과 거제시의 암묵적 동조 행정에 '전투모드'로 전환할 태세이다.

골프장 개장은 내년 연말로 잡고 있다. 장목면 북부 지역에는 2012년 상수도 공급계획이 잡혀있다. 400㎜ 상수도관은 하청 삼거리까지, 200㎜ 상수도관은 장목면 소재지를 지나 관포까지 깔려있다.

거제시와 로이젠 측이 머리를 맞대 상수도시설을 연결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12년까지 장목면 북부 지역까지 공급키로 한 시기를 앞당기면 된다. '시민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물 문제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로이젠골프장 측은 골프장 개장을 통해 돈 벌이가 아무리 중요해도 '바늘 허리에 실을 매 바느질을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서민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배를 엎기도 한다."(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 올 여름 집중 호우 때 골프장 공사장에서 인근바다로 흘려들어온 토사가 층을 이루고 있다.

▲ 여름에는 벼, 겨울에는 양파 농사로 유명한 송진포 마을이 지하수 고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 골프장 공사장 곳곳에 벌목은 이루어졌으나 파쇄가 되지 않고 있는 나무

▲ 올여름 집중 호우 때 골프장 토사가 흘려내려 황포해수욕장에 서식하는 잘피를 덮고 있다.

▲ 올 여름 집중호우 때 골프장 공사장 인근 바다로 흘려내린 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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