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노조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항의서한 "노조전임자 명예훼손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딴소리 말고 지역경제 살릴 궁리부터 하라.”

위 인용 문장은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홍성태)이 지난 1월 26일 발행한 ‘투쟁속보’에 “노동조합은 권민호 거제시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노동조합과 노조전임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밝힌, 기사제목이다. 노동조합은 지난달 20일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냈다.

▲ 투쟁속보에 실린 내용
▲ 1월 26일자 대우조선노동조합 투쟁속보
노동조합은 ‘투쟁속보’에서 “서한을 통해 공식적인 해명과 정정보도를 권 시장에게 요구했다. 답변이 없을 경우, 법정소송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적극 대응할 것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권민호 거제시장이 어떠한 내용으로 노동조합과 대립각을 세울까? ‘중앙일보’는 지난해 12월 권민호 거제시장을 인터뷰해, 올해 1월 6일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인터뷰 기사 내용 중에 권민호 거제시장은 “대한민국 조선 기술이 세계 1위인데도 경쟁에서 밀리는 이유는 고비용 생산 구조 때문이라고 본다”며 “실패 원인 중에 임금을 받던 사람들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 권민호 거제시장의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
권 시장은 이어서 “회사가 살아야 그분들의 일터가 유지될 것 아닌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노조 전임자들도 현장 일터에서 용접봉을 들어야 한다. 회사가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한 치 앞이 안 보이는데 노조 전임자라고 일을 안 하고 있다면 그 회사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거제와 거제시민이 살고 죽는 중대한 기로에서 노조도 뼈를 깎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 중 권시장의 발언
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권민호 거제시장이) 악의적으로 노동조합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며 “지난 6월에도 비슷한 언론인터뷰를 실시한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16일 ‘문화일보’가 권민호 거제시장을 인터뷰해 기사를 게재했는데, 기사 제목이 “권민호 거제시장 ‘노조 전임자들도 생산현장 뛰어가 용접봉 들어야’”였다. 우연의 일치(?)인지 올해 1월 6일 중앙일보 권민호 거제시장 인터뷰 기사 제목도 지난해 6월 문화일보 기사 제목과 거의 같다. 중앙일보는 권민호 시장의 발언을 직접 인용해 제목을 뽑았는데, “노조 전임자들도 현장 일터에 가 용접봉 들어야”이다.

▲ 홍성태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
노동조합은 “회사의 천문학적 영업손실이 발생한 원인은 경영진의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 채권단의 관리감독 소홀, 분식회계 등이다”며 “노동조합은 생존기로에 서 있는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거제사랑 상품권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고, 지역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노동3권이 헌법으로 보장됨은 물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 등에 의해 조합활동을 인정하고 법적으로도 보장받고 있다”며 “이를 무시하고 마치 (노동조합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노동조합과 노조 전임자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고 끝맺었다.

중앙일보는 인터뷰 기사 제목을 권민호 시장의 발언을 인용해 마치 노동조합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기사에는 노조전임자와 노동조합을 비난한 댓글이 여러 개 달려있다.    

권민호 시장은 노동조합이나 민중 등의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배병철 거제공무원노동조합 지부장이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막기 위해 시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때 권민호 거제시장은 출근하면서 배 지부장이 들고 있는 피켓에 ‘민중과 함께 성과퇴출제 폐지!’의 ‘민중’이라는 단어를 보며 “국가가 이렇게 힘들 때, 공무원이 어떻게 좌파들이 쓰는 용어를 쓰느냐?”라며 배 지부장과 ‘옥신각신’ 말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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