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 도지사 사퇴 시점 신중히 결정…거제시장 보궐선거 실시여부도 관심

▲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와 권민호 거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대선 출마로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실시여부가 핫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 홍준표 지사 페이스북 게재 내용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7일 "경남도정을 안정시킨 후 제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해 (도지사) 사퇴 시점을 정하려고 한다"고 밝혀, 발언 진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금년에는 4·12 재·보궐선거가 있고 연이어 5·9 대통령 보궐선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남도의 선거비용 과부담문제, 줄사퇴로 인한 줄 이은 보궐선거 혼란 방지, 우파단일화 일정촉박 등으로 만약 제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본 선거 후보등록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지사직을 당분간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어 "경남의 정치인들과 의논한 결과를 미리 공지해야 지역 정가의 혼란이 없을 것 같아 말씀드린다"면서도 구체적 사퇴 시점은 밝히지 않아 도지사 보궐선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홍 지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4월 9일 전에 도지사를 사퇴해도 보궐선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었다.

이 발언에 대해 경남도선관위는 “공직선거법 203조 ④항에 따라 홍 지사가 4월 9일 전에 사퇴하면 대선 날짜에 도지사 보궐선거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16일 밝혔다.

그런데 일요일인 내달 9일 홍 지사가 늦은 시간대에 사퇴하고 선관위에 지사 사임 통보를 다음 날 하게 되면 도지사 보선은 없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지사 사퇴 절차는 사임날짜를 적은 서면(사임통지서)을 도의회 의장에게 알리면 되고, 지사는 사임통지서에 적힌 사임날짜에 사임 된다고만 돼 있다.

공직선거법에는 휴일인 경우 사임통지서를 어떤 방법으로,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공직선거법에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는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는 관할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사유의 통지를 받은 날’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 공직선거법
경남도의회가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경남도지사 궐원(闕員) 여부를 통지하는 날을 기준으로 보궐선거 실시 여부를 판단한다는 의미다.

공직자 사퇴시한인 다음달 9일이 일요일이다. 경남도의회도 홍준표 도지사의 사임통지서를 접수한 후 처리절차와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아직까지 마련하지 있는 것으로 16일 전화통화서 확인됐다.

한편 경남 정치권에서는 홍 지사의 사퇴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홍 지사와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1년 동안 도정 공백이 생긴다”며 “여기서 잃는 행정력 손실과 도와 관련한 크고 굵직한 사업이 많은데 이 사업의 진행여부도 불확실 해지고 도민에게는 더 큰 손실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홍 지사가 주장하는 부분은 법의 맹점을 활용한 일종의 꼼수로 본다”며,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고 있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다음 주 월요일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 동안 경남도지사 도전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 온 권민호 거제시장은 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17일 새거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서 “(도지사) 보궐선거의 기회가 있으면 (후보자 선출) 경선에 도전해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권 시장의 발언은 도지사 선거에 앞서 있는 정당 후보자 선출 과정인 당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공직자 사퇴시한인 4월 9일 이후 정당 경선이 이루어질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고 참여하겠다는 확실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또 권 시장은 인터뷰서 도지사 보궐선거에 뛰어들기 위해 거제시장직을 사퇴할 경우, 거제시장 보궐선거 실시 여부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사퇴시한’ 조정을 통해 도지사 보궐선거 ‘유무’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는 홍준표 도지사처럼, 권민호 거제시장도 거제시장 보궐선거 실시 여부를 저울질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지방선거 투표율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때 경남 투표율은 77%였다. 그 때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투표율도 70%였다. 지방선거 경우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거제시장 선거 실시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의 소속당은 자유한국당이다. 지역언론은 “권민호 거제시장은 도지사 보궐선거 기회있으면 도전할 것이다”고만 보도했다. 기사 내용 중에 ‘경선’, ‘본선’ 등의 단어는 등장한다. 하지만 ‘소속당인 자유한국당 경선에만 참여할 것이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지역의 또 다른 정치인은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등 여권은 사분오열(四分五裂)돼 있다. 홍준표 지사가 도지사 보궐선거 실시 여부를 저울질하는 이유가 자유한국당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도지사로 당선될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 하기 때문이다. 권민호 시장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거제출신인 문재인 전 대표로 결정되고,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정치인의 발언은 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여러 경우의 수 중에 '권민호 거제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 도전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새거제신문 보도기사
“도지사 보궐선거, 기회 있으면 도전할 것” 권민호 거제시장, ‘포스트 홍준표’ 겨냥…출마 의사 밝혀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 행보를 본격화한 가운데 그 빈자리를 꿰차려는 ‘포스트 홍준표’ 후보군의 행보에도 눈길이 간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홍 지사 다음을 노리는 옛 여권(자유한국당) 주자로 꼽힌다. 권 시장의 결정에 따라서는 연쇄적인 도·시의원 보궐선거 가능성 등 정치적 파급이 상당한 까닭에 지역 정가 안팎의 관심이 그의 입으로 쏠린다.

권 시장은 지난 15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도지사 보궐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한 물음에 “솔직히 말하면 (도지사) 보궐선거의 기회가 있으면 일단은 (당) 경선에, 본선은 또 경선을 넘어야 되는 거니까 경선에 도전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좀 많이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 25년 정도 청춘을 다 바쳐 정치를 해왔는데, 아직 정치를 은퇴할 그런 너무 많은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거제인의 긍지를 살려서 한번 도전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 1년 전부터 솔직히 그런 작은, 작은 마음을 먹고 왔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 선거는 1년짜리 도지사를 뽑는 셈인데, 1년 된 도지사를 다시 갈고 이런 게 우리나라의 대체적인 선거 정서가 아니지 않느냐. 기회를 한번 (더) 주지 않느냐”면서 “그런 입장에서 보면 저는 기회가 없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다”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시정을 운영하면서 국민의 세금만 자꾸 쓰는 그런 수동적인 자세보다도 능력을 잘 발휘해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면 많은 유익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걸 경험으로, 바탕으로 한번 해보자. 또 큰 사이즈의 살림을 한번 살아보자. 이런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3선 불출마 의사도 재확인했다. 권 시장은 “어차피 3선은 안 한다고 늘 천명해왔고, 그건 제 성격상으로도 다시 돌아가고 말 바꾸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 기회를 주겠다는 뜻에서 좋은 마음, 편안한 마음에서 재선 1달여 만에 불출마 선언했고, 그래서 그것은 지켜지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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