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⑥]운영 맡을 거제수협, 조합장은 '직무 정지'…시 "수협에 운영계획서 제출 요구"

어민의 소득 증대와 관광객‧이용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혈세(血稅)’ 50억원을 들여 지은 건물이 9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운영 주체인 거제수협은 최종 결정권자인 조합장이 ‘직무정지’ 상태에 있다. 조합장 복귀 후 운영 계획서 확정, 내부 인테리어 등 절차를 거치면 빨라야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승포 수산물 종합유통센터는 장승포동 717-2번지 일원 부지 839㎡에 지어져 있는 연면적 2,530㎡인 지상 4층 건물이다.

   
   
   
▲ 장승포동 거제수협 본점 인근에 들어서 있는 수산물 종합 유통센터. 지난해 9월 20일 건물을 준공하고도 운영 주체 선정 등 난항으로 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발전특별회계 25억원, 경남도 예산 7억5,000만원, 거제시 예산 17억5,000만원을 합친 50억원의 예산으로 지난 2014년 9월에 공사를 시작해, 2년 만인 지난해 9월 20일 건물 공사를 끝냈다.

장승포 거제수협 본점 건물 남쪽 지점에 있는 이 건물은 부산자갈치 시장과 같은 수산물 종합 판매장이다. 1층에는 수산물 활어‧선어‧건어‧패류‧갑각류 등을 판매하는 판매시설, 2층에는 회센터‧샤브샤브식당 등이 들어서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 주를 이룬다. 3층에는 회의실, 작업실, 냉장창고, 창고 등의 용도로 쓰이며, 4층은 수산물 건조장이다.

이 문제가 지난 8일 열린 거제시 해양항만과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거론됐다. 최양희 시의원은 “50억원이 들어갔다. 건물 다 지어놓고 왜 이렇게 방치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무석 거제시 해양항만과장은 “거제수협과 운영 관리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에 있어 (개장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희 의원이 “그러면 거제수협에서 계획대로 운영하면 될 것이지, 왜 이렇게 운영이 안되고 있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박무석 과장은 “거제수협에서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모양이다. 현재 조합장도 (직무정지 상태로) 없다. 초기 인테리어 사업비도 투자가 돼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계속 협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양희 시의원은 “거제시가 충분히 검토해 장승포 지역에 수산물 유통센터가 꼭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건립되었다면 개장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것인데, 이런 사업을 어떤 (정치적) 입김이나 힘의 논리에 좌우되어서 한 것 아닌가”라는 지적했다.

박무석 과장은 “위판 시설과 연계해 활어를 통해서 관광으로 이어가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지역 경제 위축으로 생선회 소비가 위축되다보니까거제수협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운영계획서를 제출해 달라고 거제수협에 요구를 해놨다. 조만간에 협의를 완료해서 운영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거제수협 조합장은 올해 2월 부당대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3개월 직무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업무 복귀 시점은 8월 이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승포 한 시민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한 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할 판에 50억원을 들여 지은 시설을 놀리고 있으니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 지난 16일 취재 때 수산물 유통센터 일부 시설은 문이 열려 있어 시설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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