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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지역이 '부산항 거제항' 된다면
산단 지정·승인 단계서 찬반 논란으로 '주춤' 아쉬워…시민적 합의 과정 절실
2017년 08월 04일 (금) 16:17:42 김철문 기자 az6301@hanmail.net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지정‧승인의 마지막 단계인 중앙산업단지계획 심의회 심의를 앞두고 지역에서는 논란이 뜨겁다. 얼핏보면 국가산단 ‘찬성’ ‘반대’ 논쟁으로 비치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거제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 등은 지난달 3일 거제해양플랜트산업단지 지정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민원을 청와대와 국토부장관, 환경부장관, 해수부장관, 관련 국회 상임위 국회의원 등에게 발송했다.

‘국가산단 지정 전면 재검토’가 ‘국가산단을 반대한다. 전면 백지화해라’는 주장인지, 아니면 ‘국가산단은 추진하되 부족한 점을 보완한 다음 추진해라’는 것인지 명확치 않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사곡만 매립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견줄 때 국가산단 사업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것처럼 인식된다.

김성갑 거제시의회 총무사회원장의 입장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김성갑 시의원은 지난달 26일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사업 재검토 이유서’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기고를 했다. 김성갑 의원은 기고문 내용 중 “지난 2015년 7월 거제시의회 본회의 시정질의 때 원칙적으로 이 사업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였다”며 “다만 그 당시 실수요자 기업(28개사)들의 참여로는 사업이 불확실하니 중견기업 및 대기업 그리고 새로운 사업의 참여를 적극 유치 및 발굴을 주문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민관합동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건실한 실수요 기업 유치가 사업승패를 결정지울 것이다. 하지만 국가산업단지에 참여를 희망한 35개 업체 면면을 살펴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다른 업체는 신뢰성을 갖기 어려운 업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실한 실수요 기업 유치’가 되지 않은 상태서 국가산단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산단 조성 사업을 실패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산단 지정‧승인의 마지막 단계인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 심의는 ‘통합심의’다. 통합심의에는 7개 위원회 위원이 참여한다. 통합심의에 참여하는 위원회는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중앙(지방)도시계획위원회, 교통영향심의위원회, 재해영향평가위원회, 에너지사용계획심의위원회,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산지관리위원회 등이다.

거제시는 당초 7월 달에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 개최 후 8월 국가산단계획 승인‧고시를 목표로 했다. 8월인데도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 개최 일자가 잡혔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여름 휴가철을 감안하면 빨라야 9월 중으로 심의회가 열리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지난달 협의가 끝난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과정에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면적이 500만㎡서 28만㎡ 줄어든 472만㎡로 검토되고 있다. 이 면적 또한 확정된 면적은 아니다. 국가산단이 500만㎡일 경우 주요 토지이용계획은 크게 산업시설용지(198만4,393㎡), 복합용지(산업/지원‧12만1,342㎡), 주거시설용지(24만1,799㎡), 상업시설용지(14만8,570㎡), 지원시설용지(4만4,146㎡), 공공시설용지(245만9,802㎡)로 나뉘었다. 공공시설용지에는 ‘철도’ 부지가 27만2,525㎡(8만2,000평)다. 철도부지가 남부내륙철도 역사를 염두해둔 것이라면 철도 역사 면적이 다소 협소한 감이 없지 않다.

   
▲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조감도(실제 모습은 다를 수 있음)

여기서 잠시 지나온 과정을 되돌아보자.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가 거론되기 이전인 2010년부터 ‘차세대산업단지’가 거론됐다. 거제시는 2010년 12월 330만㎡ 규모의 ‘차세대 산업단지 입지 선정 및 기본계획 타당성 조사 용역’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4억원의 예산으로 조달청에 발주한 것이 첫 출발이다.

거제시는 2012년 2월 3일 차세대산업단지 입지가 하청면 덕곡리 일원이 최적지다고 발표했다. 차세대산업단지 전체 면적은 198만㎡였다.

그러다가 권민호 거제시장은 2013년 1월 11일 본사와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차세대산업단지 조성 입지를 하청면 덕곡만 일원에서 사곡만 등 다른 지역으로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시장은 “철도 물량의 종착지이기 때문에 해상 수송 기능도 있을 거고 (사곡만 등 바다에) 100만 평 이상을 만들어서 차세대 산업단지도 만들고, 철도 부지도 만들고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2013년 1월 28일 권민호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차세대산업단지 명칭을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로 변경해 추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거제에 해양플랜트 관련 기자재 생산단지 구축’ 공약, 홍준표 도지사의 ‘거제‧통영‧고성 조선기자재 해양플랜트 거점화 추진’ 공약과의 연계성을 명칭 변경 이유로 내세웠다.

“차세대 산업단지를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로 변경해 추진할 경우 경제성 외에도 기존 산업단지와 연계성, 기반시설 인프라 및 확장성 등이 중점 검토대상이므로 국가산업단지인 삼성중공업과 연계할 경우 ‘사곡’ 입지가 유리하다”고 했다.

또 사곡은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선 철도 및 물류 용지 확보 차원과 장래에 해양플랜트 수요가 증가할 경우 국가산단 확장‧배후 도시 개발이 쉬운 장점이 있다고 했다.

차세대산업단지는 박근혜 정부시절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라는 외피(外皮)를 잠깐 입었을 뿐이다. 본질은 거제의 미래 100년 성장 동력의 집적지인 ‘차세대산업단지’였다.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들어간 비용만 해도 차세대산업단지 용역 4억원,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인허가 용역비 135억원 중 40여억원 지출 등 만만찮다. 이와는 별도로 7년 동안 들어간 유무형의 사회적 비용은 수백억원이 넘을 것이다.

지금의 논란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논쟁과 괘를 같이 한다. 입주 업체가 100% 확정되어야만 국가산단을 승인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국가산단 승인을 먼저 받고 산업단지가 조성된 후 입주 업체가 들어오는 것인가. 지금까지 조성된 수많은 국가산업단지가 입주 업체를 사전에 100% 확정지은 후에야만 국가산업단지 승인을 받았는지도 한번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해양플랜트나 조선 기자재 생산업체가 입주하는데 사곡지역만큼 높은 경쟁력을 갖춘 곳은 아마 찾기 힘들 것이다. 사곡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철도, 호안 외에도 인근에 세계적 조선‧해양플랜트 생산기지가 있다. 국가산단에서 생산된 각종 생산품은 대형 해상 크레인 등을 통해 원가를 대폭 절감하면서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성동조선 등 생산지로 바로 옮길 수 있다.

지난달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해양플랜트 모듈산업 생태계 조성’과 ‘수리조선단지 구축’이 포함돼 있다.

해양플랜트 모듈산업 집적화단지는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입지시킬 것이다고 발표했다. 650억원(국비 400억원)을 들여 오는 2022년까지 해양플랜트 모듈 생산 스마트 시스템 및 설계 엔지니어링 기반을 구축하고, 나아가 모듈산업 집적화 단지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

또 ‘수리조선단지 구축’도 있다. 총사업비가 6,000억원(국비 1,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리조선단지도 사곡국가산단 지역만큼 인력 수급, 각종 인프라가 갖춰진 다른 지역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황종명 도의원은 지난달 26일 ‘조선‧해양을 모르면서 조선해양산업을 논하지 마라’는 기고문에서 “해양플랜트(드릴쉽,잭업,FPSO등)의 경우 유형당 주요 부품만 대략 470여개에 이른다”며 “이중 정부의 핵심 육성 기자재산업은 110개다. 기자재 1개당 개별기업의 특화 모듈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고 했다.

황 도의원은 이어 “해양풍력 등 해양 재생에너지장비, 해수 담수화 장비, 해양관측장비, 심해저광물자원 개발 장비는 다음 단계이다. 앞으로 중점 기자재 생산업체가 100개가 아니라 200개도 모자랄 지경이다”고 했다.

황 도의원의 지적은 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입주할 업체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는 것이다. 김한표 국회의원도 최근 본사와 전화 통화에서 “국가산단 지정‧승인을 받은 후에는 세계적인 해양플랜트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유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고 했다.

사곡국가산단의 산업시설용지는 약 198만4,393㎡, 약 60만평이다. 100개 업체가 입주한다고 하면, 1개 업체 당 평균 6,000평이다. 200개 업체가 입주할 경우, 1업체당 3,000평이다. 그렇게 크지 않다.

또 남부내륙철도 종착지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인근에 있다는 입지적 장점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특히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바다를 접하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 크루즈선, 각종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호안이 갖춰진다. 거기에다 철도 수송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철도역사가 인근에 있다.

부산항 신항과 북항을 견줘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산항 ‘북항’은 경부선 종착지였다. 원활한 철도 물류 수송으로 세계적 항만이 됐다. 부산항 ‘신항’도 가덕도까지 물류 수송을 위해 철도 노선이 놓여져 있다. 부산항은 ‘북항’, ‘신항’ 등으로 나눠져 있다. 장차 사곡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전면에 깊은 수심,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호안시설 등이 갖취질 경우 항만 경쟁력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부산항 확장 사업 일환으로 ‘부산항 거제항’이 되는 것도 불가능한 사항이 아니다. 한때는 부산항 신항을 확장하는 방안으로 부산항 신항 남쪽 지점인 장목면 지역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된 적이 있다.

남부내륙철도가 단순히 승객 수송에 거치는 것이 아니라 물류 수송이 중추적 역할을 할 경우 건설 사업 타당성도 월등히 높아질 것이다.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수면 매립,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가 다 끝난 상태서 마지막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 심의를 앞두고 국가산단 지정‧승인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거제의 관점에서는 큰 손실이다. 시민의 합의를 찾는 각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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