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갖춘 관광도시 되기 위해서는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

▲ 김철문 기자
'명문 교육도시 건설을 위한 거제교육 중장기 발전 전략 세미나', '거가대교 개통 대비 거제시민 대토론회', '바다가 미래다 오션비젼스포럼', '거제시 교육발전과 인재양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 '남해안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 '조선해양관광도시 거제시의 개발방향과 과제'.

'거제시'를 중심에 놓고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열린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 포럼(이하 세미나)의 제목이다.

세미나 주최자는 거제교육청,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 윤영 국회의원, 남해안 시대를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 거제미래정책연구소, 창조도시포럼 등 다양하다.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세미나를 열 경우 기본적으로 '정치적 목적'이 다분히 깔려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세미나가 정치적이기 때문에 세미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 또한 맞지 않다.

세미나는 항상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세미나를 갖는 목적은 주어진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찾기'일 것이다. 그리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세미나에 참석한 주제발표자 패널 청중이 공통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컨센서스(Consensus)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이다.

또한 세미나에서 도출된 결론은 정책 실천의 이론적 자양분이 될 것이며, 어떠한 정책이든 이론적뒷받침·실천·시행착오·개선 등의 나선형 발전 구조를 갖는다.

최소한이라도 일련의 세미나에서 제기된 문제가 거제시 정책에 반영돼 실천되기를 항상 기대해봤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미나에서 제기된 문제가 거제시 실천 전략으로 소화·승화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거제시는 조선산업과 해양관광산업이 양대 성장동력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선산업은 거제시의 중추적 성장동력이지만, 해양관광산업이 거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인정하는 시민은 거의 없는 지경이다.

왜냐면 관광산업으로 창출되는 한해 1~2천억원의 부가가치로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일부의 시민을 제외하고는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너무 미비하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에 한 몫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쉬운 이야기로 '파이(Pi)' 즉 관광산업의 규모를 키워야 할 것이다.

창조도시포럼이 개최한 최근 세미나에서 민창기 동서대 교수는 거제시가 해양관광도시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인근 통영 진해 부산 등의 관광개발계획과 차별화된 관광상품과 이미지를 구축해야만 관광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민 교수는 덧붙여 국내관광객 만이 아니라 외국관광객도 매력을 가질 수 있을 만큼 국제적 수준의 관광지가 되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민 교수는 '함평하면 나비축제가 떠오르듯' 거제하면 떠오르는 통합된 관광 이미지가 없다고 (관광도시 거제의 정체성이 담긴) 이미지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도시정체성(City identity)이란 어떤 도시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그 도시의 자기다움을 말한다.

김영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열린 거제교육청 주관 토론회에서 "도시정체성은 도시의 역사, 문화, 사회경제적 특성 등으로 형성되며 도시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고 했다.

김영 교수는 "자생적으로 축척된 도시정체성은 도시발전에 이르는 공통의 길이며 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초 조건이 된다"고 밝혔다.

관광 도시 거제로 가기 위한 결론은 매우 간단하다. 인근 도시와 차별화되는 창의적인 국제적 수준의 독창적인 해양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 거제만의 정체성이 담긴 통합관광이미지를 갖추어야 한다.

'창의적인 국제적 수준의 해양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하게 될 것이다. 거제 미래를 책임질 '사람', 즉 인재를 떠올리면 현재의 거제시 토대는 너무나 빈약하다. 현재의 거제시 관광 정책 입안자는 거제시 공무원과 시의원들이다. 물론 개별 공무원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적으로 매우 우수한 인재가 포진해있다.

거제시 공무원의 공직 속성은 거제시의 거시적 관광정책 입안자이기 보다는 미시적 관광 정책 실천자 성격이 짙다. 이렇다보니 거시적 안목에서 관광정책을 입안하고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기 보다는 부분적 파편적 관광인프라가 구축돼 다른 관광 인프라와의 연계성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방자치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시의원 또한 전문성을 갖춘 정책입안자이기 보다는 행정을 감시 감독하는 견제자의 역할이 더 강하다.

'창의적인' 거시적 관광정책을 입안하고 실천로드맵을 작성할 '정책 브레인'이 절실하다.

이태재 시의원은 최근 지역신문에 기고를 통해 "거제의 장기발전 전략과 관광산업발전 등 부문별 실천전략을 연구하는 '거제발전연구원'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이 주장하는 요지는 결국 인재다. 품격있는 거제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창조도시포럼 주최의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신기방 뉴스앤거제 대표 또한 "거제시 조례를 바꾸어서라도 우수한 인재를 특채 형식으로 채용해야만 관광산업 경쟁력 및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인재가 절실하다'는 지적은 행정의 최고 결정권자를 비롯하여 현재의 '공무원 집합체'가 사물을 보는 인식 수준에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나 하는 결론에 도달한다.

여러가지로 답답하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거제시의 거대한 관광인프라가 바다 속에서 드러나는 웅장한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관광 상품이 여기서 불쑥, 조금 있으면 저기서 불쑥' 생기고 있다. 이같은 일은 거제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자연 자산을 온전하게 물러준 거제 선조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며, '미래 거제'를 또 다시 깨끗하게 새롭게 꾸며야 할 후손에게도 큰 짐을 안겨주는 것이다.

진정 거제를 위한다면 깊이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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