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권력 교체 절호 기회'…한국당, '지역 내 여당 지위 사수'…진보 진영 '선거 구도 명확화'

■ 각 정파,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신발끈 조여매

내년 6월 경남도지사, 거제시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도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 화두는 ‘지방권력 교체’ 실현성 여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제1당, 대통령 소속 정당으로 ‘여당(與黨)’이다. 하지만 거제지역에서는 ‘거제시의원 3명’에 머무르고 있다. 지역 내 여당으로써 거제지역위원회와 거제시가 '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예산확보,  지역 발전 등에 책임을 지는 '여당적 체질'에는 익숙치 않은 것 같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야당(野黨)으로 전락한 자유한국당은 한때는 거제시장, 3명 경남도의원, 10명 거제시의원이 소속된 명실상부한 지역 내 여당(與黨)이었다.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권민호 거제시장, 진양민 거제시의원의 탈당으로 '지역여당' 지위에 다소 손상을 입었다.

국민의당은 중앙당 차원의 당대표 선출선거와 맞물려 지역에서는 조용한 상태다. 바른정당도 거제지역 안에서는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

이에 반해 노동당, 정의당, 새민중정당(중앙당 창당 준비 중) 등 지역의 진보 세력은 각 당별로 전열정비가 한창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 때 ‘반한나라당, 비더불어민주당, 진보정당’의 ‘삼각’ 대결 선거 프레임을 짜기 위해 진보진영끼리 물밑대화가 벌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중도, 진보진영에 나타나고 특이한 현상은 기존 정당과는 별개로 ‘지원 조직’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거제보수연합,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는 ‘문사모’ 등이 기존 정당을 지원하는 ‘원군(援軍)’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지역에 있는 각 정당별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노동당, 정의당, 새민중정당 등의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각 정당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지방권력 교체 절호 기회 

더불어민주당(위원장 변광용)은 대통령 고향, 집권 여당, 민주당 입당 러시 등에 한껏 고조돼 있는 분위기다. 내년 지방선거 때 지방정치권력 교체를 통해 ‘거제 지역에서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대통령 고향의 상징성 등으로 거제시민들이 계속 민주당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민주당 입당이 이어지고 있다. 당원은 1만명 내외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한마디로 인재가 넘치고 있다”며 “지방권력 교체 절호의 찬스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거제 발전을 책임지는 지역 수권 정당이 되는 것이 목표다”고 했다.

민주당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때 대통령 고향이라는 상징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년 선거에서 거제시장, 경남도의원 2명 이상, 거제시의원 과반 이상을 당선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27일 당원 단합대회를 갖는다. 이번 토요일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초청해 특강을 듣고, 이어 기본 소양 교육을 할 예정이다. 거제민주당 운영은 15명인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민주당 지원 세력으로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큰 우군이 될 전망이다. 문사모 관계자는 “문사모의 최종 목적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노무현재단으로 발전한 것처럼, 문사모를 노무현 재단보다 더 앞서는 문재인재단을 만들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며 “거제에서 시작한 문사모가 거제서는 거제대로 회원을 늘려가고 있다. 또 김해 문사모 등 전국 조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문사모 관계자는 덧붙여 “문사모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 납부로 문사모 운영이 가능할 단계까지 이르렀고, 각 분과위원회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 자유한국당, 지역 내 여당 지위 내년 지방선거서도 계속 유지한다

자유한국당 거제당원협의회(위원장 김한표)도 내년 선거에 대비한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으로 취임한 김한표 국회의원은 경남도 전체도 중요하지만, 안방인 거제지역 조직 정비가 우선이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거제당협 핵심 관계자는 “지역 조직 정비 순서는 각성, 혁신, 인재영입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거제지역 여당으로써의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새로운 변신과 혁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선 지난주 며칠 동안은 당협 운영위원, 중앙위원, 부위원장, 홍보위원회 등에 소속된 당원들을 소집해 김한표 당협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협 핵심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새롭게 출발하자는 각오를 다졌다. 조직을 점검한 결과 권민호 시장의 탈당에 따르는 조직 동요는 권 시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몇몇 당원들이 탈당을 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원협의회 조직변화도 꽤했다. 당협 조직부장 경험이 있는 김확만 전 거제새마을지부 사무국장을 조직국장으로 임명했다. 그 아래 조직팀장은 채종신 거제태권도협회장이 맡기로 했다. 후원회 사무국장은 김옥태 전 거제시 공무원이 맡고 있다. 강희종 전 후원회 사무국장은 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당협 관계자는 “구태를 벗어나서 청년 여성 노인들과 많이 접촉하고 밀착형 생활정치를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꿀 것이다”고 했다.

김한표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공천 경쟁자들을 긴장시키는 발언이 최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대폭 물갈이 전략공천을 할 것이다’는 표현은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에 김 의원은 우회적으로 ‘개혁 공천은 하되, 시민이 공감하는 공천을 할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협 한 관계자는 김 의원 발언 의미에 대해 “2014년 지방선거 때는 당협위원장이 공천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고 공천을 했더니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오히려 당협의 조직 장악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권민호 거제시장 탈당,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 탈당 번복 발언 등을 염두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지방선거 공천에서는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전략공천’도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 진보진영, 내년 지방선거 '반자유한국당 비더불어민주당' 3자 대결 구도 선거 프레임 짜기 

진보진영 움직임도 발빠르다. 먼저 진보진영은 기존 정의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한은진) 노동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나양주) 외에 지난 13일 경남도당 창당대회를 가진 ‘새민중정당’과 삼각편대다. 새민중정당은 옛 통합진보당 세력이 주축 세력으로 가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새민중정당 거제지역위원회 위원장은 성만호 전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이 맡았다.

진보진영은 우선 각 진보정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나서고자 하는 후보들을 먼저 발굴한 후 이어서 각 선거구별로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해 대표 주자를 내세워 당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당선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과도 협상을 벌여 후보 단일화 협상 여지는 남겨놓겠지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장, 도의원, 시의원 전 선거구에 진보진영 후보를 낸다는 복안이다.

새민중정당 경남도당(위원장 석영철)은 23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24일 기자회견도 했다. 석영철 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진보정당은 도지사와 창원·진주·김해·거제시장을 비롯해서 후보를 낸다"며 "지금은 야권연대 자체가 없고, 민주당과 연대 협상 제안도 없다. 정면 돌파다"고 강조했다.

석영철 위원장은 "우리는 정의당, 노동당, 민중연합당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를 돌파하자는 데 이견이 없다"며 "진보정치를 선도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은 ‘반자유한국당, 비더불어민주당’ 전선을 형성하고 지방선거에 임한다는 자세다. 큰 틀 차원의 '3자 대결' 프레임이 거론된 것은 한기수 거제시의회 부의장이 최근 지역언론과 가진 인터뷰서다. 한 부의장은 “진보진영 단일화를 통해 반자유한국당, 비더불어민주당 전선을 명확히 하면서 진보진영 표를 결집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모든 선거에 3파전이 예상된다”고 했다.

거제지역에서 각 선거에 나설 후보도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진보진영 한 핵심 관계자는 “거제시장 후보도 낼 것이다. 경남도의원 후보로는 이길종 전 도의원, 성만호 전 대우조선노조위원장, 한기수 시의원 등이 진보진영 내서 거론되고 있다. 시의원 후보는 각 선거구별로 노동당, 정의당, 새민중정당 소속 전‧현직 시의원 또는 유능한 후보를 단일화해 당선 가능성을 높이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진보 진영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진영 내에 직접적인 대화는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전선은 명확해져 있다. 민주당과도 사안별로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지만, 후보 양보 등의 협상 진전이 없으면 모든 선거에 진보진영 후보를 내 ‘3자 대결’ 구도를 만들어 정면 승부를 벌일 것이다”고 말했다.

■ 지역정치권 변수, 권민호 거제시장 민주당 입당 움직임

지역 정가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사건(?)’이 권민호 거제시장의 민주당 입당이다. 권 시장은 최근 지역 인사들에게 “10월 중으로 민주당에 입당할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시장은 민주당 입당 추진과 함께 거제시민, 경남도민들을 상대로 ‘동반 입당 원서’를 많이 받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주당 동반 입당 원서는 많이 받아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당 원서를 써준 시민들이 오히려 민주당에 ‘왜 입당 처리가 안됐느냐’고 문의가 온다. 입당 원서를 받아놓고 보관하고 있으면서 아직 당에 입당원서를 내지 않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 당규에 도지사 후보 경선 등에 ‘권리당원’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당비를 최소 6회 이상 내야 한다. 내년 6월 선거일을 기준으로 해서 ‘도지사 경선’ 일정을 역산해보면 ‘권리당원’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입당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권민호 시장 주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권 시장은 경남도지사 도전보다는 3선 거제시장, 2년 뒤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정치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편 옥영문 경남도의원의 자유한국당 탈당 소문이 지역 정치권 화두(話頭)로 자주 회자(膾炙)되고 있다. 옥영문 도의원은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탈당에 대해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탈당을 결행한다면 인간적 도리차원에서도 김한표 당협위원장과 대화 시간을 먼저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기회도 아직 갖지 못했다. 당사자는 미동(微動)도 없이 가만히 있는데, '탈당을 결심했다. 민주당에 입당해서 도의원 후보로 나갈 것이다' 등의 이야기를 괜히 주변에서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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