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모씨 지세포 유람선 인허가 이권에 깊숙히 개입 정황…사법기관서 진위 여부 판가름날 듯

▲ 장 씨는 30일 거제시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장 모(63) 시민이 30일 오전 거제시청 정문에서 한 ‘피켓시위’를 놓고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장 씨가 작성한 A4용지 9장 분량의 ‘자필 상황 일지’ 숙지와 상황일지에 실명으로 거명된 인사를 중심으로 취재를 했다. 상황일지에 나타난 핵심 단어는 ‘지심도 운행 지세포 유람선 인허가’와 ‘권민호 시장 민주당 입당과 관련된 3명의 지역 정치인’이다.

▲ 장 씨가 30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필 진술서(상황일지)

‘상황 일지’에 거론된 인물은 장 모씨 자신을 비롯해 권민호 거제시장, 4대 거제시의원을 한 김모씨(KJ), 5‧6대 거제시의원을 한 김 모(KD)씨,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김 모 상임이사, 김 모 전 도의원, 변 모 거제민주당 위원장, 한 모 거제시의원을 포함해 8명이다.

상황일지에 밝힌 장 씨 주장을 먼저 보자. 그는 “권민호 거제시장이 조폭(인 자신)을 사주하여 (권민호 시장 자신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하고, 그 댓가로 (자신에게) 지세포에서 지심도 가는 유람선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모(KJ) 전 시의원이 지세포 유람선 허가를 거제시장에게 부탁해서 받아주면 그 댓가로 (자신에게 유람선) 지분 20%를 준다”고 약속했다.

“2017년 5월 22일 능포동 모 주점에서 권민호 시장을 만났다. 지세포서 지심도 가는 유람선 허가를 내주기로 약속 받았다. 그 댓가로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핵심세력(김 모 전 도의원, 변 모 위원장, 한 모 시의원)을 기획적으로 향응을 제공하고 돈을 주어서 댓가성이 있게 만들어서 정치판에서 매장시키라고 사주하였다.”

“시장의 지시대로 김 모(KJ) 전 시의원과 함께 핵심세력에게 향응과 돈을 주어 댓가성이 있게 만들어 시장의 지시대로 했다. 모든 경비는 김 모(KJ) 전 시의원이 지불했다.”

그런데 장 씨는 상황일지 마지막에 “김 모(KJ) 전 시의원은 유람선에 투자를 하지 않은 브로커였기 때문에 유람선 허가를 내주어도 지분 20%를 줄 수 없는 사기행각을 자신에게 했다. 거제시장, 김모(KJ) 전 시의원, 또 다른 김 모(KD) 전 시의원이 결국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매도할려고 했다. 이용만 당하고 배신당했다. 그래서 피켓시위와 기자회견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김 모(KJ) 전 시의원과 장 씨가 어떻게 연결됐으며, 연결 고리는 무엇이었느냐는 의문이 첫번째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몇몇 정치인에게 기획적으로 향응을 제공하고 돈을 주어 댓가성이 있게 만들어서 정치판에서 매장시키라는 사주를 했는지의 진위 여부도 의문이다.

‘모든 경비는 김 모(KJ) 전 시의원이 지불하고’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그렇다면 김 모 전 시의원과 장 씨 사이에 얼마의 돈이 오고 갔느냐.

장 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한 모 거제시의원을 통해 김 모 전 도의원, 변 모 위원장을 만난 것은 사실인가, 이 중 두 정치인에게 1천만원씩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진위 여부도 궁금하다.

유람선 허가를 내주면 지분 20%를 주기로 했다는 장모씨의 주장 진위 여부, 김 모(KJ) 전 시의원은 지세포 유람선 투자자를 모으는 브로커였는지 여부, 자기는 이용만 당하고 배신당했느냐는 등의 의문점이 남는다.

김 모(KJ) 전 시의원은 30일 본사와 통화에서 “지세포 유람선인허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 씨를 소개로 만났다. 장 씨는 ‘유람선 허가를 자신이 받아주겠다’고 했다. 돈이 필요하다고해서 지금까지 장 씨에게 5,500만원을 줬다. 이 돈은 유람선 투자자와 자신의 돈이었다”고 말했다.

김 모(KJ)씨는 “결국 유람선 인허가와 관련돼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다. 지분 20%를 준다고 한 적도 없다. 장 씨를 조만간 사기죄로 고소 고발을 할 것이다”고 했다.

‘권 시장 민주당 입당 반대 핵심세력 정치판 매장’ 운운은 어디서 나온 말인가? 장 씨는 5월 22일 권민호 시장을 만났을 때 권 시장이 지시를 했다며 관련 내용은 녹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녹음기를 30일 보여줬다. ‘한번 들어보자’고 하니 “다음에 법정에서 판사에게 증거로 제출할 것이다”며 끝내 들려주지 않았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31일 전화 통화에서 “5월 22일 김 모(KD) 전 시의원의 간곡한 부탁으로 장 씨를 한 5분 동안 잠시 만났다. 그 자리서 장 씨가 유람선 인허가 이야기를 꺼냈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간단히 말하고 헤어진 것이 전부다. 민주당 핵심세력 제거 운운 지시를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장 씨가 꾸며낸 말이고 자작극이다”고 했다.

여기서 권민호 거제시장과 장 씨 사이에 김 모(KD) 전 시의원이 등장한다. 김 모 전 시의원은 30일 본사와 통화에서 “장 씨가 내보고 거제시장을 만나서 (유람선 허가를) 해달라고 자꾸 요청했다. 그래서 너무 귀찮아서 마치 시장을 만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지금까지 장 씨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김 모 전 시의원은 “장 씨하고 나하고 있다보면 선거나 정치 이야기도 많이 한다. ‘(권민호 시장 민주당 입당) 반대 시위를 안 했나. 그 바람에 시장도 골치 아픈 모양이더라. 그런 거 좀 (해결하는) 방법이 없나’하고 (내가 장 씨에게)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자기가 의협심으로 정치인들을 만나서 그렇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장 씨의 9페이지 분량 상황일지에는 6월 7일부터 21일까지 3명의 정치인과 김모(KJ) 전 시의원, 김모(KD) 전 시의원과 가진 식사, 술집, 선물, 금품제공 등을 합쳐 21번 관련 사항이 언급돼 있다. 장 씨의 일방적 주장이다. 전체 금액은 3,500만원 정도 된다. 식사비, 룸싸롱, 대리운전비, 옷선물, 현물 선물 제공, 시계 선물 등이다. 김 모(KJ) 전 시의원이 5,500만원을 줬다고 주장하는 것과 상황일지에 언급된 약 3,500만원과는 약 2,000만원 차이가 난다. 

여기에 장 씨는 김 모 전 도의원과 한 모 거제시의원에게 언제 어디서 “1,000만원씩을 줬다”고 기록돼 있다. 김 모 전 도의원은 “한 모 시의원이 여러번 부탁해 장 씨를 만났다. 그 자리서 장 씨가 ‘권민호 시장과 사이좋게 지내라. 앞으로 잘 해라’는 등의 말을 해 기분이 언잖았다. 그런 상황에서 1,000만원을 줬다고 주장하는 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다. 받지 않았다. 빠른 시일 안에 거제경찰서에 장 씨를 무고죄와 허위사실유포죄로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다”고 말했다.(확인 결과 김 모 전 도의원은 거제경찰서에 31일 오후 2시경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 모 시의원은 30일 본사와 통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장 씨를 몇 번 만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 모 위원장은 “한 모 시의원 소개로 만나 한번 식사를 한 것이 전부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31일 “사실 관계 및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다. 진술서(상황일지)에 거론된 인물의 고소장이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장 씨도 상황일지 마지막에 "내가 죄가 있다면 달게 받겠다"고 했다. 

‘장 씨는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부탁해서 지세포 유람선 허가를 받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지세포 유람선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는 김 모(KJ) 전 시의원을 만났다. 김 모씨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았다. 유람선 인허가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갔다. 권민호 시장이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면 유람선 허가가 더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장 씨는 정치인들에게 접근해 금품‧향응을 제공하는 일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인들이 사건에 연루돼 곤혹을 치르게 됐다. 사법기관 조사서 진위 여부가 밝혀지겠죠.’ 취재 과정에서 동료 기자들과 나눈 대화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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